가격 접근성 좋은 토지임대부…이주 수요는 순환정비로
"공급 현실 고려해 정비사업 필요" 의견도
[출처: 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필중 기자 = 전문가들은 정비사업이 집값 상승과 전월세 수요 자극 등 부작용을 안고 있다며, 토지임대부나 순환개발 방식으로 그 한계를 보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3기 신도시 공급이 본격화되기 전까지는 정비사업을 병행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 한계도 짚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정부가 주택공급에 있어 주거 불안정을 야기하는 정비사업에 매몰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앞서 기자회견을 통해 2012~2025년 서울시 정비사업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순 공급량이 전체 건립 세대수의 17.1%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실제 공급 효과가 크지 않은 데다, 재개발 이후 아파트값이 급등해 자산 양극화를 심화하는 주범으로 지목했다. 대규모 이주 수요로 주변 전월세 가격까지 끌어올리고 있다고도 부연했다.
정비사업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나,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서울시장 후보들이 정비사업 활성화만 강조하면서 이 같은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게 경실련의 주장이다.
◇ "토지임대부·순환개발로 정비사업 부작용 보완해야"
정비사업의 부작용을 줄일 대안 중 하나로는 '토지임대부'가 꼽혔다.
토지임대부는 공공 소유 토지에 아파트를 지어 건축물만 개인에게 분양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아파트 분양원가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토지 가격이 제외돼, 초기 분양가를 민간의 30~60%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단 장점을 지니고 있다. 입주자는 공공에 토지 임대료를 납부해야 하며, 10년 후부터는 개인 간 거래도 허용된다.
토지 임대료를 내야 해 시세 차익의 여지가 크지 않음에도, 실제 시장의 호응을 이끈 적이 있었다.
강동구 고덕강일지구3단지의 경우 당시 사전청약에서 4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주현 경실련 경제정책팀 간사는 "토지임대부 주택을 공급할 경우 시민들이 합리적인 가격에 주택을 마련할 수 있다"면서 "건물 가격이 아니라 토지의 희귀성 때문에 집값이 오르고 있는데, 토지는 공공이 소유하고 건물은 민간에 매각하는 방식이 좀 더 공공성에 부합한 정책"이라고 말했다.
신도시 등 재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주 수요를 흡수할 순환정비 방식도 대안 중 하나로 거론됐다.
순환정비는 이주용 주택을 사업구역 인근에 마련해 사업기간 동안 이주시킨 뒤, 정비사업이 끝나면 다시 사업구역으로 이주하는 방식을 뜻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진행하는 신흥3·태평3 순환정비 재개발사업이 그 예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1기 신도시 등 노후 계획 신도시들을 재개발해야 한다고 하면 정비 사업 과정에서 멸실이 많이 일어날 것"이라면서 "성남에서 LH가 했던 순차 재개발 같은 개발 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소규모 정비사업 역할론·정비사업 가속화 카드 제안도
현 공급 규모 등을 고려하면 정비사업이 병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수도권의 경우 주거 수요는 그대로 유지되는 반면, 공급은 수요만큼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이다.
3기 신도시의 경우 올해 준공 예정인 인천 계양을 제외하면 대부분 2028년부터 공급되기 시작한다. 이전까지 일부나마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수단이 정비사업인 셈이다.
고하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소규모 정비사업을 하지 않으면 공급이 나올 수 있는 곳이 수도권 내엔 현재로선 없다"면서 "오는 2028년쯤에는 신도시가 나오니 이전까지 가교를 담당하는 게 정비사업"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기부채납 등 정비사업 내 공공기여를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교수는 "기부채납 등을 요구하니 수익성이 악화해 정비사업을 하지 못하는 측면도 없잖아 있다"면서 "공급을 촉진하려면 우선 공공기여를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 사진]
joongjp@yna.co.kr
정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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