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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전 사실상 마지막 대화…삼성전자 노·사 2차 사후조정 개시(종합)

26.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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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긴급조정권 발동 시사

사후조정 회의장 들어가는 최승호 노조 위원장

(세종=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삼성전자 노사가 2차 사후조정에 돌입했다. 오는 21일 총파업 개시를 앞두고 사실상 마지막 대화에 들어간 삼성전자 경영진과 노동조합은 지난 1차 사후조정에 이어 2차 사후조정에서도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갈 전망이다.

사측에서 기존 성과급 제도에 유연한 특별포상을 더한 방안을 제시하는 가운데, 노측은 성과급 산식 투명화와 고정적 제도화를 요구하고 있다. 양측의 첨예한 입장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은 가운데,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국가 경제가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부는 노동권만큼 기업경영권도 존중되어야 한다는 메시지와 긴급조정권 발동도 열어두겠다는 입장을 내면서 파업을 막으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 2차 사후조정 쟁점은 성과급 제도화

삼성전자 노사가 18일 오전 10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 조정회의실1에서 2차 사후조정에 돌입했다. 지난 11~13일 새벽까지 중노위 중재로 1차 사후조정을 진행하며 벌인 마라톤협상이 결렬된 지 닷새 만이다. 노사갈등이 파국으로 치닫는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호소와 정부의 중재 등 삼성전자 안팎에서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한 결과 극적으로 2차 사후조정이 개시됐다.

삼성전자 과반 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이하 초기업노조)의 최승호 위원장은 조정회의실에 들어가기 전 취재진과 만나 "크게 말씀드릴 건 없다. 어쨌든 사후조정에 온 만큼 2차 사후조정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 사측 대표 교섭위원인 여명구 반도체(DS) 부문 피플팀장(부사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하며 회의실에 입장했다. 조정을 참관하기로 한 박수근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도 말을 아꼈다.

노사 양측은 1차 사후조정 때 성과급 지급 기준을 둘러싼 첨예한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중심 노조인 초기업노조는 성과급 투명화와 제도화를 요구 중이다.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산정기준을 투명화하고, 이를 매년 고정적으로 적용하는 제도를 주장하는 것이다.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치인 300조원을 적용한다면 45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한해 성과급으로 쓰라는 요구다. 이는 반도체 임직원 평균 5억8천만원 수준이다. 노조는 최근 1차 사후조정에서 영업이익 중 성과급 비율을 13~14%로 낮추고, OPI(초과이익성과급) 일부를 주식으로 받는 제도로서 OPI주식보상제도를 확대하자는 방안도 제시했다.

하지만 사측은 연봉 대비 50%가 상한인 기존 OPI 제도의 틀을 유지하고,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200조원 이상인 경우 OPI와 별로도 영업이익의 9~10%를 추가 배분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리고 이 안을 3년간 지속한 뒤 재논의하는 식의 유연한 제도화는 가능하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올해 영업이익 300조원의 10%는 반도체 임직원 평균 약 3억8천만원으로, 여기에 지난해 반도체 평균 OPI 5천만원을 더하면 4억3천만원 수준이다.

중노위는 1차 회의 때 검토안을 통해 기존 OPI에 추가로 매출액과 영업이익 1위 달성 시 영업이익의 12%를 특별포상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내놨다. 올해 영업이익의 12%는 반도체 임직원당 4억6천만원 수준이고, 여기에 지난해 반도체 평균 OPI를 더하면 약 5억1천만원이다. 중노위 방안도 일정 조건을 달성할 경우 OPI에 특별포상을 추가 지급하고, 이후로도 비슷한 경영 성과를 유지할 경우에만 지속 적용하자는 것으로, 노조가 요구하는 고정적 제도화는 아니다.

중노위가 절대금액 기준으로는 노사 양측이 원하는 액수의 중간 수준을 제시한 가운데, 2차 사후조정의 최대 쟁점은 '제도화'로 보인다. 사측은 '영업이익 200조원 이상 달성 시 일정 비율을 3년간 특별포상으로 지급한 뒤 재논의'를 주장하고, 노측은 '영업이익 규모와 무관하게 15%를 매년 지급'하는 안건을 고수하고 있다. 양측이 각각 '유연성'과 '고정성'을 고집하는 가운데, 중노위가 적극적으로 중재해야 하는 상황이다.

◇ "국민경제 보호 위해 긴급조정 가능"

정부는 국가 경제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 차질을 줄 역사상 초유의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엑스(X)에 "기업만큼 노동도 존중되어야 하고, 노동권만큼 기업경영권도 존중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와 자본주의적 시장 경제질서를 채택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노동자는 노무 제공에 대해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을 수 있어야 하고, 위험과 손실을 부담하며 투자한 주주들은 기업이윤에 몫을 가진다"고 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현행 헌법상 모든 국민의 기본권은 보장되지만,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공공복리 등을 위해 '제한'될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제한" 발언은 삼성전자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긴급조정권' 발동을 검토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전날 긴급 대국민담화를 통해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정부는 국민경제 보호를 위해 긴급조정을 포함한 모든 방법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고 긴급조정권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긴급조정권은 파업 등의 쟁의행위가 국가 경제나 국민 생활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할 때 고용노동부 장관이 발동한다. 발동 즉시 파업이 30일간 중지되고, 중노위가 조정 절차에 들어간다. 노사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할 경우 중노위가 중재안을 강제할 수 있다.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하고 강제 중재에 나선다면 삼성전자 노측이 수긍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노조 측 법률대리인은 "긴급조정권이 발동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도 "정부 결정에 대해서는 반발하거나 하진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ytseo@yna.co.kr

서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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