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선임기자 = 일본계 증권사인 노무라가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각각 59만원과 400만원으로 대폭 상향 조정하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는 기존에 제시했던 34만원과 234만원에서 각각 70% 이상, 현 주가 대비 110% 이상 추가로 오를 수 있다는 전망으로,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예측하는 목표가와 비교해도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노무라는 반도체 시장의 구조적 변화 속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더 이상 경기 민감주가 아닌 구조적 성장주로써 재평가돼야 한다면서 목표가를 대폭 상향 조정했다.
노무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6배 수준으로, 20배 안팎인 TSMC 수준을 적용받아야 한다고도 했다.
경기 민감주로서의 전통적 밸류에이션을 더 이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게 노무라의 판단이다.
실적 지속성과 안정성 측면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심각할 정도로 과소 평가받고 있고, 그간 주가 판단의 근거로 삼았던 경기순환 종목으로서의 높은 할인율을 유지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노무라가 이처럼 도발적인 분석을 내놓은 것은 추론형 인공지능(AI) 시대의 물결에 편승한 '슈퍼 사이클'이 반도체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추동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생성형 AI에서 빠르게 추론형 AI시대로 변화하고 피지컬AI와 에이전틱AI 확산 등으로 메모리 반도체의 공급 부족 상황은 심각한 상황이다.
노무라는 향후 5년간 메모리 수요가 수천 배 증가할 수 있는 반면에 현재 반도체 제조사들의 공급 증가율은 5~6배에 그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노무라가 근거로 제시한 것은 'KV(Key Value) 캐시'다.
AI를 통해 막대한 크기의 데이터를 소화하기 위해선 최소 단위로 쪼갠 정보인 토큰을 기반으로 추론을 통해 결괏값을 도출해 내야 한다.
일종의 디지털 연료인 토큰이 주입되면서 생성 또는 추론되는 결괏값들은 한번 소비되고 없어지는 게 아니라 임시 저장돼야 한다.
그래야만 새로운 정보가 주입됐을 때 빠르게 새로운 결괏값을 찾아낼 수 있다.
매번 결괏값을 도출하기 위해 반복적으로 연산을 할 경우 속도가 느려지는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데, GPU 내 고대역폭 메모리(HBM)에 이미 연산을 마친 값들을 저장해 둬야 지체와 병목 현상을 막을 수 있다.
노무라가 지적한 대목이 바로 이 부분이다. 연산 결과의 중요성 못지않게 속도가 성패를 가를 수 있다는 것이다.
추론 과정에서의 병목 현상을 차단하기 위해선 연산 결괏값을 저장해 두는 메모리의 수요가 기하급수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노무라는 KV 캐시 메모리 수요는 사용자 수, 사용 시간, 작업 복잡도, 추론 토큰의 소비량 등에 비례해서 확장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결국 메모리 공급은 수년간 구조적으로 부족 상황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추론형 AI뿐 아니라 검색증강생성(RAG)과 에이전틱 AI 보급이 확대되고 있는 것 역시 동일한 이유로 메모리 수요를 확대할 것으로 예측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구글은 터보퀀트(Turboquant), 엔비디아는 트라이어텐션(Tri-Attention), 딥시크는 하이브리드 어텐션 등을 통해 메모리 기반 의존도를 낮추려고 애쓰고 있을 정도다.
구글의 터보퀀트는 일종의 압축 기술로 더 많은 데이터를 한 번에 집어넣을 수 있도록 한 것인데 메모리 사용량을 6분의 1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게 목표다.
엔비디아의 트라이어텐션은 KV 캐시에 쓸 데이터들만 남기고 필요 없는 것들은 삭제하겠다는 것인데, 압축을 통해 메모리 사용량을 줄이는 대신에 연산 속도는 더 빠르게 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메모리 부족에 따른 KV 캐시 병목 현상을 구조적으로 막아줄 기술적 대안이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쟁거리다.
pisces738@yna.co.kr
고유권
pisces738@yna.co.kr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