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대금 1년새 60% 급감…"생태계 전체가 쪼그라든 상황"
두나무 빼면 가상자산사업자 27곳 사실상 모두 적자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비트코인 가격이 2만달러 선을 회복하면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관련주가 급등하고 있는 16일 서울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 전광판에 가상화폐 가격이 표시돼 있다. 2023.1.16 jin90@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전병훈 기자 = 지난해 업비트와 함께 가상자산 업계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냈던 빗썸마저 올해 1분기 적자로 돌아섰다.
국내 증시 활황 등으로 가상자산 거래대금이 급감하면서 매출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거래 수수료 수익이 줄어든 결과다. 가상자산 생태계가 거래소를 중심으로 굴러가는 만큼, 거래 위축이 시장 전반의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816억원으로 전년 동기(3천949억원)보다 79% 줄었다. 당기순이익도 75% 줄어 753억원에 그쳤지만 흑자 기조는 지켜냈다.
반면 빗썸은 같은 기간 869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위반 등에 따른 금융당국 행정처분 관련 비용이 손실 폭을 키운 영향이 컸지만, 해당 비용 약 300억원을 제외하더라도 적자를 면치 못했다.
코인원·코빗·고팍스 등 나머지 거래소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세 곳 모두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다. 분기 실적을 공시하지는 않지만, 매출 대부분을 거래·출금 수수료에 의존하기 때문에 거래대금이 반토막 난 상황에서 적자를 벗어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한국은행이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월 말 121조8천억원에 달했던 국내 투자자의 가상자산 보유액은 올해 2월 말 60조6천억원으로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거래대금은 같은 기간 11조8천억원에서 4조5천억원으로 60% 이상 쪼그라들었다.
문제는 거래소 부진이 거래소 자체의 실적 악화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김규진 타이거리서치 대표는 "거래소가 흔들리면 생태계도 망가진다"며 "국내 거래소의 거래량이 있었기에 한국 가상자산 생태계가 발전할 수 있었는데, 거래량이 줄면 사람들의 관심이 줄고 외국 회사들도 한국에 관심을 잃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 중소기업현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금융당국에 신고 수리를 마친 28개 가상자산사업자(VASP) 가운데 5대 거래소를 제외하고 지난해 실적을 공시한 곳은 15곳이었다. 이 중 14곳이 적자였고, 누적 손실로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완전자본잠식 기업은 9곳에 달했다. 실적을 공시하지 않은 나머지 8곳 역시 직전 공시 실적은 모두 적자였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사이 도산한 가상자산 업체가 정말 많다"며 "경쟁력을 인정받던 업체들도 제도적 문턱에 걸리거나 자금력 있는 후발 주자들이 들어오면서 결국 고사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버티지 못한 기업들이 해외로 거점을 옮기고 관련 인력도 함께 빠져나가면서, 국내에 역량있는 인력이 남은 곳은 사실상 가상자산 거래소 정도뿐"이라며 "최근 논의가 활발한 스테이블코인만 봐도 제대로 이를 개발할 전문 인력조차 찾기 어려울 정도로 생태계 전체가 쪼그라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bhjeon@yna.co.kr
전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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