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한화생명이 국내외 영토 확장을 통해 새로운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제조와 판매를 분리하는 '제판분리' 이후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을 대형화하는 한편, 해외에서는 금융 영토를 넓히며 전통적인 보험을 넘어 '연결기준' 중심의 질적·양적 성장을 도모하는 모습이다.
[촬영 안 철 수] 2024.10.6, 여의도 63빌딩
◇ 제판분리 승부수…GA 대형화 전략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지배주주 순이익이 3천244억원으로 43.5% 증가했다.
연결 실적에는 GA 자회사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한화피플라이프·한화라이프랩·IFC그룹 순이익 233억원과 손해보험·자산운용·증권 등 주요 국내 금융 종속법인 순이익 1천457억원, 해외 주요 종속법인 순이익은 453억원이 포함됐다.
한화생명은 지난 2021년 대형 생보사 최초로 제판분리를 단행하며 자회사형 GA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출범시켰다. 초기 시장의 우려와 달리, 한화생명은 강력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외부 GA 인수에 나서 피플라이프 등을 편입하며 판매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 같은 GA 자회사 대형화 전략은 한화생명의 수익 구조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속 설계사 조직에만 의존하던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보험 상품을 비교·판매할 수 있는 자회사를 통해 거대한 판매 플랫폼을 선점한 것이다.
다각화된 상품 포트폴리오와 공격적인 영업망 확장은 고스란히 연결 실적의 호조로 반영되며 한화생명의 핵심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출범 첫해 3천280억원이던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매출은 지난해 2조4천397억원으로 7.4배 확대됐으며 당기순이익은 1천158억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1천억원대를 달성했다. 전체 설계사 규모는 약 3만5천명으로 올해 안에 4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 글로벌 영토 확장…증권·은행 아우르는 종합금융그룹 도약
한화생명의 시선은 국내 보험 시장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한화생명은 해외 시장에서 보험 본업의 외연 확장뿐만 아니라 증권, 은행 등 이종 금융업으로의 진출을 과감하게 추진하고 있다.
해외 현지 금융회사를 직접 인수하거나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을 통해, 국내 인구 감소와 보험 시장 포화로 인한 성장 한계를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단순히 보험 상품을 파는 현지 법인을 넘어, 해외에서 증권과 은행을 아우르는 글로벌 종합금융그룹 체제로의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한화생명의 본체(별도 기준) 규모보다 자회사를 포함한 '연결 기준'의 덩치와 이익 체력이 커지고 있다.
한화생명은 작년 6월 인도네시아 재계 6위 리포그룹이 보유한 노부은행 지분 40% 인수를 완료했다. 한 달 후에는 미국 증권사 벨로시티의 지분 75%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는 등 해외법인 확장을 통해 연결 순이익이 증가하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
한화손보도 작년 말 한화생명 인도네시아법인이 보유한 리포손해보험 지분율을 확대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규선 한화생명 해외사업관리팀장은 지난 12일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베트남·인도네시아 법인의 성장에 더해 지난해 해외 비보험 자회사들이 새롭게 편입되면서 전년 대비 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노부은행을 중심으로 현지 생명보험 법인과의 연계 시너지를, 미국 시장에서는 밸로시티를 활용해 한화투자증권·자산운용과의 협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애큐온캐피탈·애큐온저축은행 인수전에 참여했다. 손보, 증권, 자산운용, 저축은행 등을 보유한 한화생명이 인수에 성공할 경우 캐피탈로 영토를 넓히면서 저축은행업계 순위도 단번에 뛰어오를 수 있다. 한화생명은 2024년 한화솔루션 산하에 있던 한화저축은행을 품에 안은 바 있다.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해 성장 정체에 직면한 보험 의존도를 낮추는 것으로 해석된다.
◇ 삼성화재·DB손보도 해외로…'연결 자회사 키우기'
이처럼 자회사를 키워 연결 기준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전략에는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도 합류했다.
삼성화재는 작년 10월 영국 로이즈 캐노피우스사에 5억8천만달러 규모의 추가 지분 인수를 완료하면서 총 40%의 지분을 보유한 2대 주주 자리에 올랐다.
이에 올해 1분기 삼성화재의 해외법인 수익은 7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8.2% 늘었고, 로이즈의 지분 투자손익은 582억원으로 127.6% 급증했다.
삼성화재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지배주주 지분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늘어난 6천347억원을 기록했다.
DB손보 역시 미국 특화보험사 포테그라를 인수하는 등 해외 연결 자회사 역량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DB손보는 지난해 9월 포테그라 발행주식 100%를 16억5천만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이후 국내외 규제당국의 승인 절차를 순차적으로 진행해 왔다.
DB손보는 미국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공고히 하고, 자회사의 이익 기여도를 높여 본업과의 시너지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포테그라 인수를 마무리 지으면 DB손보의 해외사업 비중은 20~25% 수준으로 확대되며 올해 1천억원, 내년에는 2천억원가량의 연결 이익 증가도 예상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새 국제회계제도(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들의 수익성 지표가 다변화된 상황에서, 국내 보험 영업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하기 어렵다"라며 "해외 연결 자회사 확장이 성장의 벽에 부딪힌 국내 보험사에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yglee2@yna.co.kr
이윤구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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