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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 담합' 제분사들, 공정위 역대 최대 과징금 '6천710억' 때렸다

26.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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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분·CJ제일제당·사조동아원·삼양사 등 7개 제분사 제재

과징금 및 독자적 가격재결정 명령 등 내려

서울 한 대형마트 밀가루 판매대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수인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6년간 밀가루 공급가격과 물량을 담합한 제분사 7곳에 담합 사건 사상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7개 밀가루 제조·판매 사업자들이 2019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제면업체, 제과업체 등에 판매하는 밀가루 공급가격 및 공급 물량을 합의·실행하는 등 담합한 행위에 대해 독자적 가격재결정 명령 등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6천710억4천500만 원을 부과했다고 20일 밝혔다.

제재 대상인 제분사 7곳은 대한제분[001130], CJ제일제당[097950], 사조동아원[008040], 삼양사[145990], 대선제분, 삼화제분, 한탑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국내 B2B 밀가루 판매시장에서 87.7%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 중 대한제분, CJ제일제당, 사조동아원 등 상위 3개사의 점유율은 62%다.

제분사별 과징금은 사조동아원이 1천831억 원, 대한제분 1천793억 원, CJ제일제당 1천317억 원, 삼양사 948억 원 순으로 부과됐다.

공정위 조사 결과, 제분사 7곳은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담합 기간 총 24차례에 걸쳐 가격 인상·인하 폭 및 시기 등을 합의하거나 거래처에 공급하는 밀가루 물량 및 공급순위 등을 합의하고 실행했다.

공정위는 이들이 2006년 담합으로 이미 공정위로부터 한 차례 제재를 받았지만 재차 담합을 벌였고, 정부가 물가 안정 차원에서 보조금을 지원했던 기간에도 담합을 지속하는 등 법 위반 정도가 중대하다고 평가했다. 이에 공정위는 담합 사건 사상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출처: 공정거래위원회]

◇24차례 걸쳐 담합…밀가루 판매가 최대 74% 상승

제분사 7곳은 담합 기간 농심, 팔도, 풀무원 등 대형 수요처 대상 밀가루 공급가격 및 물량 담합 19차례, 중소형 수요처 및 대리점 등 전 거래처 대상 밀가루 공급가격 담합 5차례 등 총 24차례에 걸쳐 담합했다고 조사됐다.

이 기간 대표자급·실무자급 회합은 총 55회 이뤄졌다. 각 제분사 영업본부장 이상의 대표자급 회합에서 큰 틀을 합의한 뒤, 영업팀장 등 실무자급 회합에서 합의 내용을 구체화했다.

공정위는 상위 제분사들이 회합을 갖고 하위 제분사들에게 유선으로 합의 내용을 전달하거나 하위사들이 직접 상위사들에 그 내용을 요청하는 등 이들 모두 담합에 가담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2019년 11월 대한제분, CJ제일제당, 사조동아원 등 상위 3개사가 대형수요처인 농심을 대상으로 공급가격과 물량 담합을 시작했고, 다음 달 삼양사가 3사와 함께 팔도를 대상으로 가격 담합을 벌였다.

2020년 1월부터는 삼화제분, 대선제분, 한탑 등 하위사들도 가담해 전 거래처를 대상으로 일부 밀가루 제품 공급가격을 합의했다.

2021년 4월부터는 7개 제분사 모두 전체 거래처를 대상으로 밀가루 전 제품 가격을 합의하고 실행했다.

우리나라는 밀가루 생산에 필요한 원맥의 99%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밀가루 가격은 국제 원맥 시세 및 환율에 크게 좌우된다.

제분사들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수입 원맥 상승기에는 전 거래처에 대한 가격 인상 폭과 시기 등을 합의했고, 2023년 이후 수입 원맥 시세 하락기에는 농심 등 대형 수요처에 대한 가격 인하 폭과 시기 등을 합의했다.

정부는 국제 원맥 시세 상승 기간 물가안정 차원에서 이들 제분사들에 총 471억 원의 가격안정 지원사업 보조금을 지급했지만 제분사들은 담합을 중단하지 않았다.

담합 기간 중인 2022년 9월경 밀가루 판매 가격은 담합 시작 당시(2019년 12월)에 비해 제분사별로 최소 약 38%에서 최대 74%까지 상승했다고 분석됐다.

원가 상승기에는 밀가루 판매가격이 최대 수준으로 신속히 인상됐고, 원가 하락기에는 최소 수준으로 느리게 인하됐다. 공정위는 이에 따라 담합에 가담한 제분사들이 공동행위 이전에 비해 영업이익률이 크게 개선됐다고도 확인했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밀가루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식료품의 가격 등을 놓고 이뤄지는 담합에 대한 감시를 보다 강화하고 법 위반이 확인되면 엄중히 제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sijung@yna.co.kr

정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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