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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파업, 초기업노조의 급부상과 총파업 현실화까지

26.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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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노조

협상장 떠나는 여명구 사측 대표교섭위원

(세종=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삼성전자 사측 대표교섭위원인 여명구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이 20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노사협상 결렬에 따른 입장을 밝힌 뒤 협상장을 떠나고 있다. 2026.5.20 utzza@yna.co.kr

(서울·세종=연합인포맥스) 서영태 한종화 기자 = 오는 21일 삼성전자[005930] 노동조합의 총파업 전 실질적으로 마지막 협상이었던 중앙노동위원회의 사후조정이 결렬됐다.

마지막 사후조정마저 무위로 돌아가면서 노조는 예정대로 18일간의 총파업을 진행한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해 대규모 손실을 일으킬 총파업을 막아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이하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은 20일 세종시 중노위의 조정회의실을 퇴장하면서 "사측이 오늘 11시에 의사 결정이 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반복하며 끝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며 "저희 노동조합은 예정대로 적법하게 총파업 쟁의 행위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교섭 종료를 선언하면서 결렬의 책임이 사측에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공동교섭단은 중노위가 제시한 조정안에 대해 동의했다"며 "양보했는데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해 국민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사측은 조정 절차 종료 이후 입장문을 내고 "마지막 순간까지 대화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노동조합의 과도한 요구를 그대로 수용할 경우 회사 경영의 기본 원칙이 흔들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조정 실무를 맡은 박수근 중노위원장은 "노동조합은 (조정안을) 수락했고 사용자는 유보라고 하면서 사인을 거부했다"며 "노사가 합의를 해서 (조정을) 신청하면 중노위는 밤이든 휴일이든 언제든지 응하겠다"고 전했다.

◇초기업노조, 강경 노선으로 삼성전자 첫 과반노조 달성…총파업 돌입까지

삼성전자의 임금교섭은 지난해 12월부터 이어졌다. 양측은 올해 2월 집중교섭에 돌입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하고 사흘만에 임금 교섭을 중단했다.

당시 공동교섭단은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삼성전자노조동행(동행노조)으로 구성됐다.

3월 들어 노조는 더욱 강경한 입장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공동투쟁본부가 모든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 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했고, 93.1% 찬성으로 쟁의권을 확보하고 다시 한번 임금 교섭에 들어갔다.

그러나 성과급 상한 폐지 제도화 등에 대한 견해차로 교섭이 다시 중단됐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것을 제도화할 것과 연봉의 50%인 성과급 상한 폐지를 요구했다. 사측은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를 유지하면서 특별 포상을 통해 경쟁사 이상의 보상을 주겠다는 입장이었다.

3월 30일 사측이 보상안을 공개했다. 그러나 성과급 상한 폐지와 영업이익과 연계한 성과급의 제도화 등에 대해서는 노사가 평행선을 달려 합의에 실패했다.

4월 들어 노조의 투쟁이 본격화 하면서 초기업노조가 본격적으로 두각을 드러냈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000660]의 성과급을 보며 불만을 가진 삼성전자 직원들이 초기업노조에 대거 가입한 결과였다.

지난해 9월 초 6천500명에 불과했던 초기업노조의 조합원은 과반 기준인 6만4천명을 넘은 7만5천명까지 늘었고, 초기업노조는 삼성전자의 첫 공식 과반 노조 지위를 선언했다.

근로기준법상 과반 노조는 교섭 대표 노조 지위를 얻어 단체교섭권을 단독으로 갖고, 사측은 노조의 교섭 요구에 반드시 응해야 한다.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는 기세를 몰아 23일 평택캠퍼스 앞 투쟁 결의대회 개최하며 세를 과시했다.

다만 5월 4일 디바이스경험(DX) 조합원의 DS 부문에 대한 불만이 커지면서 동행노조가 공동투쟁본부를 탈퇴하는 등 이른바 '노노갈등'이 불거지기도 했다.

다만 동행노조의 인원은 2천300여명으로, 조합원 이탈에 따른 타격은 있었지만 초기업노조가 대표성을 잃을 정도는 아니었다.

노노갈등 속에 5월 11~13일 진행된 중노위 주관의 사후조정은 다시 결렬됐다. 관건은 여전히 영업이익과 연계한 성과급의 제도화와 성과급 상한의 폐지였다.

협상 결렬로 21일로 예고한 노조의 파업 개시 일정이 눈앞으로 다가오자, 17일 김민석 국무총리가 나서서 '긴급조정권'을 사용할 수 있음을 언급했다.

파업만은 막아야 한다는 정부와 여론의 강력한 압박에 노사는 18~19일 다시 한번 사후조정 절차에 임했다.

협상은 예정을 하루 넘긴 20일까지 이어졌지만 결국 사측이 조정안에 동의하지 않으면서 최종 결렬됐고,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이 파업 돌입을 선언한 상황까지 이르렀다.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박수근 중노위원장

(세종=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박수근 중앙노동위원장이 19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삼성전자 2차 사후조정 2일차 회의에 들어가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5.19 [공동취재] utzza@yna.co.kr

◇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 주목…노동부 "언급하기는 성급"

전문가들은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이 파업으로 인한 막대한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고용노동부 장관이 긴급조정권을 발동하면 노조는 30일간 쟁의행위를 중단해야 한다. 또 정부는 중재안을 마련해 노사에 이행을 강제할 수 있다.

A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긴급조정권 발동은 파국을 막고, 최악은 모면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B 글로벌 금융기관 연구원은 "정부가 삼성전자 건에 긴급조정권을 적용한다면 반도체를 항공·철도급의 국가경제 핵심 인프라로 본다는 선언"이라고 했다.

다만 고용노동부는 사후조정 종료 이후 브리핑에서 "파업까지 시간이 남았다"며 "대화를 통한 해결이라는 대원칙 하에 자율교섭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형식을 구애받지 않고 정부에서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긴급조정권 검토 여부에 대해서는 "노사간 대화시간이 남았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언급하기엔 성급한 단계"라고 선을 그었다.

ytseo@yna.co.kr

jhhan@yna.co.kr

한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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