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국고채 금리 변동성이 지속되면서 'AAA' 공기업들의 채권 발행이 녹록지 않아지고 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주택저당증권(MBS) 발행이 잇달아 미매각을 기록한 것은 물론 한국전력공사는 당초 발행 예정액의 절반도 찍어내지 못했다.
경기도 지방채와 'AAA' 한국중부발전은 발행액을 모두 채웠으나 서울 채권시장 전반의 투자심리 위축과 지방채·공사채 조달세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쉽지 않은 환경이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전채 발행 출렁, MBS도 미매각 지속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전일 한전은 4천억원 안팎의 채권 발행을 위한 입찰에 나섰으나 1천100억원어치만 찍기로 했다.
당초 한전은 2년과 3년, 5년물을 각각 1천억원, 2천억원, 1천억원 수준으로 조달할 예정이었으나 입찰 후 5년물은 찍지 않기로 했다.
2년물과 3년물은 각각 400억원, 700억원만을 발행키로 해 계획보다 물량을 절반 이상 줄였다.
2년물에는 1천200억원, 3년물에는 1천100억원의 주문이 유입된 결과다.
발행 금리는 2년물 3.915%, 3년물 4.100%다. 입찰 전일 한전 민평 대비 2년은 8bp, 3년은 6.9bp 높은 수준이다.
한전채 3년물 발행금리는 4%를 넘어섰다. 이달 5년물 발행금리가 4%를 넘어간 데 이어 3년물도 국고채 금리 급등세와 맞물려 조달금리가 튀어 오른 모습이다.
한전이 3년물을 4%대 금리로 찍는 건 2023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올 초까지만 해도 해당 만기물을 3% 초반대 금리로 조달했으나 발행 비용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
주금공은 전일 입찰에서 MBS 미매각을 피하지 못했다.
2년물과 3년물, 5년물의 경우 발행액을 웃도는 수요를 확인했으나 1년과 7년, 10년, 20년, 30년물은 일부 물량이 미매각 됐다.
다만 7년물과 10년, 30년물 미매각 물량은 낙찰 후 이내 시장에서 소화된 것으로 전해진다.
미매각으로 MBS 발행 스프레드가 실링 수준으로 형성되면서 20년과 30년물은 각각 동일 만기 국고채 금리 대비 100bp 높은 금리로 조달을 마치게 됐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MBS 발행물이 국고채 대비 세 자릿수 스프레드를 보이던 건 종종 있던 일이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터라 이달 금융통화위원회 이후를 다시 살펴봐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반면 같은 날 입찰에 나선 경기도 지방채는 5년물 1천989억원 규모의 조달에서 완판에 성공했다. 응찰 규모는 3천700억원이다.
가산금리(스프레드)는 동일 만기 국고채 금리 대비 29bp 높은 수준이다.
유사 만기물의 서울시 채권이 국고 대비 21bp 높은 수준을 형성했다는 점에서 시장 가치 대비 다소 높은 스프레드를 형성하긴 했으나 녹록지 않은 환경 속에서도 무사히 조달을 마쳤다.
'AAA' 한국중부발전 또한 입찰을 통해 2천500억원 규모의 조달을 마쳤다.
발행 규모는 2년물과 3년물, 5년물 각각 1천800억원,
600억원, 100억원 규모다. 응찰액은 2년물 7천200억원, 3년물 2천900억원, 5년물 400억원이다.
스프레드는 2년과 3년, 5년물 각각 동일 만기 국고채 최종호가수익률 대비 39bp, 45bp, 40bp 높은 수준이다.
입찰 전일 기준 2년물과 3년물 중부발전 민평은 국고채 민평 대비 46.5bp, 46.9bp 높았던 터라 언더 발행에 성공했다.
반면 5년물은 36.7bp 수준이었다는 점에서 오버 금리를 보였다. 스프레드 및 응찰 규모 등을 살펴볼 때 5년물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매수 여력이 없다"…차별화 현상 속 잿빛 전망
문제는 국고채 금리 변동성이 이어지면서 공사채 등 크레디트 시장을 둘러싼 매수 여력이 제한되고 있다는 점이다.
공사채 입찰이 진행된 전일 오전에는 국고채 3년 지표물이 장내에서 3.8%를 상회하는 등 두드러진 약세를 보였다.
이후 오후 들어 낙폭이 주춤해지긴 했으나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 위축세는 이어지고 있다.
증권사의 채권 관계자는 "금리 레벨과 더불어 매수 세력이 없다 보니 당분간 공사채 조달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며 "당장 국고채 금리가 좋다 보니 공사채와 같은 크레디트물에 대한 매력이 떨어지는 가운데 회사채 발행이 적어 그나마 버티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실제로 전일 3년물 기준 'AAA' 공사채와 국고채 금리 차는 26.4bp 수준이었다.
해당 지표는 지난달 초에도 35bp대까지 상승했으나 차츰 축소해 현 레벨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국고채 레벨 상승으로 크레디트물의 절대금리 매력이 부각되는 터라 종목별로 차별화 현상이 드러날 것이라 의견도 나온다.
앞서 삼성전자 퇴직연금 추정 자금으로 보이는 물량이 서울 채권시장의 10년 구간 국고채를 매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으나 공사채 조달 시장까지의 훈풍 기대감은 아직 크지 않은 분위기다.
앞선 채권시장 관계자는 "해당 이슈는 커브 플래트닝 재료긴 하지만 지금은 크레디트물의 장기물 수요가 없는 상태"라며 "큰 영향은 제한적일 듯하다"고 짚었다.
phl@yna.co.kr
피혜림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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