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병훈 노요빈 기자 = 가상자산 2단계 입법인 디지털자산기본법이 국회에서 표류하는 가운데, 해당 법안은 스타트업도 참여할 수 있는 '시장 친화적' 구조로 설계돼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단순한 투자자 보호를 넘어 커스터디(수탁)·리스크 관리·공시 평가 등 인프라와 금융·블록체인 융합형 인재 양성이 동반돼야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디지털자산기본법이 미뤄지면서 상반기 입법이 무산된 가운데, 6·3 지방선거와 정무위 재편 등을 고려하면 재논의는 9월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제도권 편입이 지연되면서 가상자산 사업자들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기관 투자 허용, 토큰증권(STO) 발행, 스테이블코인 사업 등 새로운 수익원이 입법 공백에 막혀 있어, 사업자들은 여전히 개인 투자자 거래 수수료에만 수익을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한국 디지털 자산 생태계의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확보하기 위해 무엇보다 정부의 시각 변화와 시장 친화적인 제도 설계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조정희 법무법인 디코드 대표변호사는 아시아에셋매니지먼트(AAM)가 지난 20일 개최한 행사에서 "향후 마련될 가상자산기본법은 라이선스 비용 등에서 작은 플레이어들도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도록 명확하게 시장 친화적으로 설계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기존 자본과 스타트업의 혁신이 함께 작동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인센티브를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변호사는 한국은행이 진행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연계 예금 토큰 파일럿 사업을 규제 장벽에 혁신이 가로막힌 대표 사례로 들었다. 그는 "실질적으로 프로그래밍 가능한 디지털 바우처나 스마트 컨트랙트 설계는 블록체인 스타트업들이 가장 잘함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규제 요건이 진입 장벽으로 작용해 이들이 배제됐다"고 지적했다.
제도 못지않게 '사람'의 문제도 시급한 과제로 거론됐다.
김홍곤 한국인공지능퀀트전문가협회장은 "현장에서 일해보면 금융을 아는 사람은 블록체인을 모르고, 개발자들은 금융 메커니즘을 모른다"라며 융합형 인재 부족이 시장 발전을 더디게 만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용재 미래에셋증권 디지털자산산업본부장도 "두 영역을 모두 아는 인재는 보기 드물어 현장에서 인재 발굴에 어려움이 많다"며 "금융회사가 우수한 핀테크 스타트업과 협업하고, 필요하다면 투자나 인수합병(M&A)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져야 인재 양성과 산업 발전이 동시에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용자 보호를 가상자산 규제의 핵심 초점으로 삼고 있지만, 정교한 보호 장치를 설계하기 위해선 블록체인과 금융을 두루 아는 전문가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사진: 연합인포맥스]
bhjeon@yna.co.kr
ybnoh@yna.co.kr
전병훈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