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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부동산 침체 예고한 홈디포의 실적

26.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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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장원 선임기자 = 미국 최대 주택 개선(DIY) 용품 소매업체인 홈디포(NYS:HD)의 실적 둔화가 장기화하면서 미국 주택 시장의 심각한 '거래 절벽' 현상을 경고하는 거시경제 신호등이 켜졌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0일(미국 현지 시각) 영국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홈디포는 미국 주택시장의 바로미터다. 홈디포의 실적은 지난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코로나19 팬데믹 직후의 부동산 호황을 미리 예고했다. 그랬던 '풍향계' 홈디포가 이번에는 미국 부동산 시장이 완전히 고장 났다는 시그널을 보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주택 가격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주택 매수 열풍은 완전히 멈춰 섰다.

미국 전역의 연간 주택 거래량은 지난 2022년 18% 급감한 데 이어 2023년에도 19% 추가로 감소했다.

전미중개인협회(NAR)는 최근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정점 대비 다소 하락했음에도 지난 2년간의 기존 주택 판매량이 3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주택 거래가 얼어붙으면서 이사와 리모델링에 필수적인 DIY 프로젝트 수요도 직격탄을 맞았다.

홈디포가 지난 19일 발표한 최신 분기 실적을 보면 환율 효과 덕분에 표면적인 매출은 늘어난 것처럼 보였지만 착시 효과를 걷어내면 미국 내 연간 매출은 4년 연속 정체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홈디포를 찾은 고객 거래 건수는 호황기였던 2021년 정점 대비 9%나 감소했다.

더 큰 문제는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홈디포는 올해 동일점포매출 성장률이 작년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최선의 시나리오를 가정해도 고작 2%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적 둔화 우려에 홈디포의 주가는 지난해 정점 대비 약 3분의 1 폭락한 상태다.

소비자들이 정원 관리 도구나 페인트 같은 소액 상품은 여전히 사 가고 있지만 주택 시장이 마비되면서 돈이 많이 드는 부엌이나 욕실 전면 개조 같은 대형 리모델링 공사는 아예 시작조차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동산 마비의 주범은 역시 가파르게 오른 모기지 금리다. 주택담보 대출 금리가 오르면 구매자들의 구매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미국의 주택 시장은 올해 초만 해도 낮은 실업률과 역대 최고 수준으로 쌓인 집주인들의 자산 가치(에쿼티), 소득 증가에 힘입어 완만한 회복세를 탈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하지만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사태가 국제 유가를 폭등시키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하고, 이는 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과 모기지 금리 추가 상승 압박으로 이어지면서 미 주택 시장은 다시 한번 얼음창고에 갇히게 됐다.

홈디포는 결국 생존을 위해 대변신을 시도 중이다.

일반 취미용 DIY 고객 대신 돈을 더 많이 쓰는 전문 건설업자와 계약자(Builders)들을 집중 공략하기 시작했다.

홈디포는 지난 몇 년간 건축업자 전문 도매 유통업체들을 인수하는 데만 300억 달러(약 42조 원)가 넘는 거금을 쏟아부었으며, 현재 매출의 절반을 이들 전문가 영역에서 거두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홈디포의 계산대 상당수는 여전히 비어 있다"며 "이는 미국의 주택 시장 메커니즘이 망가졌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진단했다.

jang73@yna.co.kr

이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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