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후생 개선…온라인 유통 확산에 실효성도 약화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세종=연합인포맥스) 박준형 기자 =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주말에서 평일로 전환해도 전통시장 등 다른 오프라인 업태의 매출 감소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온라인 유통 확산으로 소비 행태가 달라진 만큼, 현행 의무휴업 제도를 유지하기보다 지역 여건에 따라 평일 전환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제언이 뒤따랐다.
이진국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21일 발간한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이 시사하는 유통정책의 전환 방향'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제도는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보호, 건전한 유통질서 확립 등을 목적으로 지난 2012년 도입됐다.
대형마트와 준대규모점포(SSM)에 대해 매월 이틀의 의무휴업일을 공휴일 중에서 지정하도록 한 것이 골자다.
KDI는 제도 도입 이후 10년 이상이 지나면서 온라인 소비 확산과 플랫폼 중심의 유통구조 재편으로 소비자 구매 행태가 구조적으로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오프라인 점포 간 대체관계를 전제로 설계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제도의 적합성과 효과성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구는 지난 2023년 2월 관내 전 구·군의 의무휴업일을 월요일로 일괄 변경했다.
이후 청주, 서울, 부산, 경기 등의 일부 지역에서도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하거나 자율휴무 방식으로 조정하는 사례가 확산했다.
KDI에 따르면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한 시군구 수는 2023년 2월 8개에서 지난해 2월 30개로 늘었다.
같은 기간 전환 대상 대형마트 수는 18개에서 67개로, SSM 수는 47개에서 245개로 증가했다.
KDI가 지난 2015년 1월부터 2024년 12월까지의 월별 신한카드 가맹점 결제금액 자료 등을 통해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의 효과를 분석한 결과, 평일 전환 이후 대형마트 매출은 주요 지역에서 일관되게 증가했다.
대구의 대형마트 매출은 평일 전환 이후 4.7% 늘었고, 서울 서초·동대문은 2.8%, 부산 지역은 6.2%~7.9%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KDI는 주말 영업 제한이 완화되면서 그동안 제약됐던 소비가 일부 회복된 결과로 풀이했다.
예컨대 맞벌이 가구나 자녀가 있는 가구는 평일보다 주말에 장보기 수요가 집중되는 경향이 큰데, 평일 전환 이후 소비자가 선호하는 시점에 장보기가 가능해지면서 선택권과 편의성이 확대된 것이다.
반면 전통시장 등 다른 오프라인 업태의 매출이 줄었다고 볼 만한 뚜렷한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대형마트 매출 증가가 전통시장 매출 잠식으로 이어지지 않은 셈이다.
오히려 일부 업태에서는 대형마트 집객 효과에 따른 매출 증가도 관찰됐다.
입점형 기타유통업의 경우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 이후 대구에서는 매출이 17.9% 늘었고, 부산에서는 15~25%대 증가율을 보였다.
대형마트 방문객이 늘면서 동일 시설이나 인접 상권으로 소비가 이어지는 파급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연구위원은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이 동일한 소비자를 두고 직접 경쟁하기보다 소비 목적과 편의성, 접근성, 연령 등의 측면에서 소비자층이 분화돼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온라인 소비 비중이 높은 환경에서는 의무휴업일 제도나 평일 전환의 효과가 오프라인 내부 경쟁이 아니라 온라인과 오프라인 간 소비 전환을 통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실제로 대형마트 매출 증가의 일부는 온라인 소비에서 오프라인 소비로 이동한 영향에 따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연구위원은 오프라인 점포 간 대체관계를 전제로 운영돼 온 주말 중심의 의무휴업일 제도는 최근 유통환경에 맞게 재검토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지방자치단체는 변화된 유통환경을 반영해 의무휴업일의 평일 전환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평일 전환은 주말 장보기 수요에 대한 제약을 완화해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하고, 대형마트의 집객 효과를 통해 동일 상권 내 다양한 업태로의 파급을 유도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지역별 유통 접근성과 온라인 배송 서비스 보급 수준 등 유통 생태계의 차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차별화된 방식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KDI는 유통 규제를 운영할 때 소비자 영향평가 제도 도입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오프라인 영업 규제가 소비자 편익을 제한하는 동시에 소비를 온라인 채널로 이동시키는 효과를 낼 수 있는 만큼, 접근성·가격·선택권·시간 비용·채널 간 대체 효과·취약계층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jhpark6@yna.co.kr
박준형
jhpark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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