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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ELS 과징금 대폭 감경될듯…이러나 저러나 은행권은 고민

26.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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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조→2조→1.4조, 추가로 줄어들 가능성

5천~6천억 수준서 검토, 셈법 더 복잡한 은행권

금융감독원 표지석

[사진: 연합인포맥스]

(서울=연합인포맥스) 신민경 기자 = 금융당국이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관련 금융회사에 대한 과징금을 대폭 감경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업계와 당국 등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원회는 금융감독원 측에 "은행들에 대한 홍콩 ELS 과징금을 총 5천억 원 안팎의 수준으로 감경하라"는 취지로 권고했다.

과징금 수위를 1조4천억원 대비 약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트리는 셈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권의 불복 소송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금융당국이 내부적으로 과징금을 큰 폭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당초 금감원이 최초로 산정한 은행권 과징금은 총 4조원가량이었다. 이후 논의를 거쳐 절반인 약 2조원으로 감경해 지난해 11월 은행권에 사전 통보했다.

올해 2월에는 추가로 감경해 과징금 1조4천억원의 제재안을 마련한 뒤 금융위로 공을 넘겼다. 하지만 지난 13일 열린 정례회의에서 금융위가 금감원 반려를 결정하면서 공은 다시 금감원으로 넘어온 상황이다.

금융당국이 불완전판매의 책임을 물어 과징금을 부과한 은행권은 총 5개사로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이다. 증권사의 경우에도 이들 은행과 같은 '설명의무 위반'으로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에 각각 과징금 수백억 원이 통보된 상태다.

금융위가 최종심인 정례회의 단계에서 금감원에 제재조치안 보완을 요구한 건 이례적이다. 금융위가 재량권을 발휘해서 대폭 감경 의결할 경우 금감원과의 시각 차를 인정하는 셈이어서,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위는 금감원에 은행과 증권사 간 법리 적용의 형평성을 맞추라고 주문했다.

또 제재 근거가 되는 상품 판매 기간이 다르게 적용된 점도 지적했다. 은행검사국과 금융투자검사국 간의 정교한 조율이 필요한 지점들이다.

금감원도 대외적으로 금융위의 보완 요구를 수용하는 분위기다.

지난 13일 정례회의 당시 이찬진 원장의 불참에 따라 대참한 이세훈 수석부원장은 "(내부 조율을 하는 데 있어) 애로사항이 있었다"며 "금융위 위원들의 의견을 존중하며 가급적 시간을 끌지 않고 빠른 시일 내 다시 (제재안을) 올리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과징금이 대폭 줄더라도 은행권의 법적 대응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기업이 당국의 과징금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하려면 통지받은 날로부터 60일 안에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한 군데라도 소송에 나서면 다른 은행들도 함께 움직일 가능성이 큰데, 소 제기 시한이 있어서 타행 움직임만 지켜보다가 결정하기엔 어렵다"며 "지주 회장과 은행장, 은행 사외이사들의 컨센서스를 모아 실익을 따져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과징금이 크게 줄어들어도 은행권 고민은 깊어진다. 과징금 규모가 크면 법적 대응에 나설 명분이 뚜렷하지만, 금액이 수용 가능한 수준으로 내려오면 셈법이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소송을 포기하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최근 홍콩 ELS 관련 민사소송에서 은행이 설명의무를 위반하지 않았다는 법원 판단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과징금 처분 자체를 다투지 않는 게 경영상 적절한 판단이냐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의 사외이사는 "홍콩 ELS 관련해 법원에서 불완전판매로 보기 어렵단 판단이 누적되고 있는데, 이를 전제로 한 과징금 처분을 수용하는 게 모순적일 수 있다"며 "최근 이사 충실의무가 강화된 만큼 부담이 상당히 크다"고 했다.

mkshin@yna.co.kr

신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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