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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이모저모] '공동의 적' 앞서 뭉친 고려아연 노사

26.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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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겸 국민의힘 울산시장 후보와 고려아연 노동조합

[출처: 고려아연 노동조합]

(서울=연합인포맥스) ○…"고려아연[010130] 수호를 '제1호 경제 공약'으로 선언해 주십시오. 고려아연이 무너지면 한·미 산업 동맹의 한 축뿐만 아니라 노동자의 삶도 무너지는 것입니다."

한 기업의 노동조합이 정치권을 향해 '우리 회사를 지켜달라'는 내용의 건의서를 냈다. 노동자의 권익을 지켜달라거나 회사를 향해 압박을 가하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회사를 도와달라는 내용이다. MBK파트너스와의 오랜 경영권 분쟁을 펼치고 있는 고려아연 노사의 이야기다.

고려아연 노조는 해당 건의서를 6·3 지방선거에서 울산시장 후보로 나선 김두겸 국민의힘, 김상욱 더불어민주당, 김종훈 진보당 후보에게 전달했다. 울산은 고려아연의 핵심 생산 거점인 온산 제련소가 위치한 지역이다.

고려아연 노조는 고려아연을 '약탈적 사모펀드'로부터 보호해달라면서, 고려아연 수호를 제1호 경제 공약으로 내세우고 명확한 반대 입장을 낼 것을 요구했다. 당을 초월해 '약탈적 사모펀드 방지법'을 국회에서 통과시켜달라고도 했다.

특히 고려아연 노조는 지난달 일본 정부가 MBK의 마키노 인수를 중단하라는 권고를 내린 것을 사례로 들었다. 마키노는 정밀 공작기계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일본은 마키노가 국가안보 관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MBK파트너스라는 공공의 적(?)을 두고 고려아연 노사가 뭉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분쟁 초기부터 노조는 MBK파트너스에 인수 시도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는 등 여러 차례 행동으로 나섰다. 지난해와 올해 주주총회 현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최근의 행보는 노사 간 대결적 구도만 부각되던 요즘이라 더욱 눈에 띈다. 노란 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국회 통과, 삼성전자[005930]의 노사 갈등 등으로 '노사 관계 리스크'가 산업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회사 입장에서도 노조는 든든한 우군이다. 경영권 분쟁이 단순한 주주 간 알력 다툼이 아니라, 국가 기간 산업이라는 제련업의 특성과 지역경제와 고용의 측면을 부각하는 데 노조만큼 상징성이 큰 주체도 없기 때문이다.

물론 고려아연 노사의 이해가 늘 일치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임금, 복지, 비용 등을 두고 언제든 다른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는 관계다. 더구나 최근 고려아연이 미국에 대형 제련소 건설을 진행 중인 점은 노조 입장에서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경영권 분쟁 발발 이후 2년째 회사에 힘을 모아주고 있는 것은 MBK파트너스라는 외부 변수를 그만큼 위협적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일 터다. 창업자 중심의 지배구조 안정이 곧 고용 안정과도 맞닿아 있다는 판단 아래에 노사가 공동 전선을 형성한 셈이다.

고려아연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전선은 지역 경제, 정치권 등으로 번져가는 모양새다. '공동의 적'에 맞선 노사의 일시적 동맹이 향후 흐름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산업부 윤은별 기자)

ebyun@yna.co.kr

윤은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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