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한상민 기자 = 농협이 조합원이 중앙회장을 직접 뽑는 직선제 도입을 수용하기로 하면서 400억원가량으로 추산되는 막대한 비용을 어떻게 감당할지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강호동 회장이 정부 지원을 공식적으로 요청했지만, 비용 일부 분담과 선거공영제 도입 여부 등이 아직 미지수인 만큼 후속 논의에도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전일 조합원 직선제 도입을 포함한 개혁안을 수용하기로 했다.
조합원 직선제가 도입되면 중앙회장 선거의 규모는 지금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진다. 현재 중앙회장 선거는 전국 농·축협 조합장 1천100여명을 대상으로 치러진다. 반면 조합원 직선제에서는 투표 대상이 200만명 안팎으로 단숨에 불어난다. 광역지방자치단체장을 뽑는 것과 유사한 규모다.
유권자가 대폭 늘어나는 만큼 선거 공보 발송과 투표 안내, 투·개표 관리, 시스템 구축 등에 필요한 비용도 큰 폭 증가할 수밖에 없다.
농협 측은 조합원 직선제 도입 시 선거 비용이 최대 400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행 조합장 직선제 선거 비용이 약 4천800만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비용 부담이 800배 넘게 불어나는 셈이다.
반면 정부는 170억~190억원 정도로 비용을 추산한다. 당정은 선거 비용을 줄이기 위해 전국 단위의 조합장 선거와 중앙회장 선거를 동시에 진행하자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농협의 동시조합장 선거 비용은 지난 2023년 기준 272억원 수준이다.
막대한 비용이 예상되는 만큼, 농협 측은 벌써 비용 분담을 호소하고 나섰다. 농협이 당정의 조합원 직선제를 수용한 만큼, 선거 비용을 중앙회에서 전적으로 부담하기보다는 정부가 일정 부분을 지원하는 방안이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 회장은 지난 21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과도한 선거비용 부담은 조합원 지원 재원의 감소로 이어지는 만큼 선거공영제 도입과 같은 제도적 뒷받침이 절실하다"고 언급했다.
선거공영제는 헌법에 명시된 원칙이다. 크게 관리공영제와 비용공영제로 구분되는데, 관리공영제는 후보자의 선거운동을 각급의 선거관리위원회가 관리하도록 하는 게 골자다.
핵심이 되는 건 비용공영제다. 경제력의 차이로 인한 불균등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로, 선거비용의 보전 방식에 대해서는 공직선거법에서 규정하고 있다. 현행법에 따르면, 선거 결과 유효투표 총수의 일정 부분 이상을 득표한 경우에는 지출한 선거비용의 전액 또는 절반을 국가의 예산으로 보전한다.
이러한 비용 보전 제도는 그간 공직 선거에만 활용되어 왔다. 현재 농협 조합장 선거도 위탁선거법에 따라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관리되고 있지만, 이 법에서는 비용 분담 문제를 명시하고 있지 않다. 비용 보전 문제를 다루는 건 공직선거법이다. 농협중앙회장의 선거 비용을 분담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논의가 필요한 셈이다.
기존의 공직선거법상 비용 논리를 그대로 차용하기도 어렵다. 만약 유효투표총수의 15% 이상을 확보하면 국가가 선거 비용을 전액 부담해야한다. 수백억의 예산 투입 규모에 대한 논란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아직 선거 비용 보전과 같은 세부 사안을 논의하기에는 이른 단계"라면서도 "농협이 자체 유보금 등으로 충당할 수도 있고, 필요하다면 일부 보조를 요청하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농협이 조합원 직선제를 수용한 만큼, 정부도 향후 비용 분담 등 후속 논의에서 포용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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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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