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점유율 70%' 삼성, 조단위 설정액 앞세워
미래·한투·KB·한화, 최저 보수로 점유율 혈투 예고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국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출범하기 전부터 자산운용사 간 상품 경쟁에 뜨거워지고 있다.
기존 레버리지 ETF 시장을 장악해온 대형 운용사는 1조 원 넘는 자본금을 모아 상품을 내놓았고, 경쟁 운용사들은 일제히 최저 보수를 내걸고 초기 점유율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6종은 오는 27일 국내에 처음 상장한다.
삼성·미래에셋·한투·KB·한화·키움·하나·신한 등 8개 자산운용사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을 2개씩 선보인다.
상품 별로는 기초자산 일일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정방향 레버리지 ETF 14종과 역방향 '곱버스' ETF 2종 등 총 16종이 상장한다.
가장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상품 유형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현·선물 포함 정방향 레버리지 ETF다.
대장주 삼성전자 레버리지 상품에서는 신한을 제외한 7개사가 경쟁하고, SK하이닉스 레버리지에선 한화를 제외한 7개사가 맞붙는다.
국내에 처음 도입되는 상품인 만큼 운용사별 상품 구조에 차별성은 크지 않다. 상장 가격도 2만 원으로 모두 동일하다.
대동소이한 상품 구조에 운용사별 전략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현재 국내 레버리지 ETF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하는 삼성자산운용은 상품 운용에 있어 탄탄한 인프라를 내세우고 있다. 삼성자산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2종의 신탁원본액은 모두 조 단위다. 삼성전자를 기초자산으로 한 ETF는 1조665억 원, SK하이닉스는 1조3천665억 원으로 설정된다.
또한 ETF를 적정 가치에 사고팔게 하는 유동성공급자(LP) 규모 면에서도 압도적이다. 두 상품에 15개 증권사가 LP로 참여한다. 일부 경쟁 상품의 LP가 3개인 점을 고려하면 차이가 상당하다.
레버리지 상품 특성상 단기 매매와 실시간 거래가 중요한 만큼 이를 뒷받침하는 유동성과 안정성을 극대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자산은 국내 최대 ETF 운용사다. 레버리지 ETF 중 규모가 가장 큰 'KODEX 레버리지(9조8천억 원)'부터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3조6천억 원), KODEX 반도체레버리지(2조9천억 원) 등 레버리지 시장에서 점유율은 약 70%에 이른다.
반면 삼성을 추격하는 미래에셋과 KB, 한투, 한화, 하나자산운용은 낮은 보수를 전면에 내세웠다. 미래에셋이 연 0.0901%의 총보수를 책정하자, 나머지 운용사들도 최저 보수 경쟁에 가세했다. 삼성자산(0.29%P) 대비 20bp가량 낮은 수준이다.
레버리지 상품은 구조상 '음의 복리효과'가 발생해 장기 투자에 적합하지 않다. 이를 고려하면 투자자가 체감하는 저보수 유인은 크지 않을 수 있다. 연간 100만 원 투자했을 때 20bp 차이는 약 2천원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일종목 레버리지 시장이 처음 개화한 만큼, 운용사들은 저보수를 시작으로 향후 다양한 상품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 2개 종목으로 제한된 기초자산 요건이 완화되면 상품 저변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에서도 완전 액티브 ETF 도입 등 국내외 규제 비대칭성을 해소하는 방향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시장 초기에 저보수 경쟁은 투자자를 선점해 미래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기반에 투자하는 성격으로 볼 수 있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서학개미가 줄어들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국내에 다양한 상품이 부족하다는 점"이라며 "주요국은 가상자산 편입이나 세제 혁신 등에 나서는 만큼 국내 펀드 시장도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삼성자산운용 제공]
ybnoh@yna.co.kr
노요빈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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