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반도체 주가 고공행진이 지속되면서 월가 전문가들이 한국 증시에 대한 낙관론이 정점에 머지않았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반도체 산업은 고질적으로 호황과 불황 주기가 반복되는데, 이번 역시 이러한 경기성에서 탈피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여기에 구글의 '터보퀀트' 등의 기술 혁신으로 인한 수요 급감 우려까지 겹치며 자산 배분을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5일(현지 시간) CNBC에 따르면 올해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114%, 186% 폭등했다.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샌디스크 역시 각각 141%, 156%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과거 같은 '주기성'은 설득력을 잃었다는 게 낙관론자들의 주장이다. AI 수요 확대로 과거와 같은 공급 과잉에 따른 급락 주기는 사라졌으며, 구조적 공급 부족으로 고단가 기조가 수년간 유지될 것이라는 논리다.
월가의 자산운용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회의적이다.
블루박스 자산운용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윌리엄 드 게일은 CNBC에 출연해 반도체 산업의 높은 변동성을 지적했다.
드 게일 매니저는 "장기적 관점에서 반도체는 꽤 끔찍한 산업"이라며 "시장이 '메모리 사이클은 끝났고 구조적 가치 창출 산업이 됐다'고 주장할 때마다 예외 없이 처참한 붕괴 직전이었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자산관리회사 JM 핀의 존 컨리프 투자부문 책임자 역시 "최근 몇 주간 모멘텀 쏠림 현상이 심화돼 시장 충격에 취약해진 상태"라고 평가했다.
랜모어 펀드 매니지먼트의 앤드루 래핑 최고투자책임자(CIO)도 "역사적으로 평균 수준의 자본수익률을 기록했던 산업이 미래에 초고수익을 낼 것으로 가격이 책정돼 있을 때는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술 혁신에 따른 수요 둔화 가능성이 새로운 변수로 부각됐다.
구글은 지난 3월 24일 거대언어모델(LLM) 구동에 필요한 메모리양을 최대 6배까지 줄일 수 있는 압축 기술인 '터보퀀트(TurboQuant)'를 공개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구글, 오픈AI, 앤트로픽 등 빅테크 기업들의 AI 메모리 칩 수요가 급감할 잠재력이 있다.
도이치뱅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투자자들은 터보퀀트 사례와 같은 AI 기술 혁신으로 인한 지속적인 시장 교란에 대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한국 증시의 과도한 반도체 의존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나왔다.
스탠다드차타드(SC)의 스티브 브라이스 글로벌 CIO는 "한국 증시에 대한 낙관론이 정점에 도달할 날이 머지않았다"며 "한국을 방문해 고객들에게 포트폴리오 일부를 차익실현하고 글로벌 분산 포트폴리오로 자산을 이동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출처: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513)]
klkim@yna.co.kr
김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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