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요동치는 글로벌 채권시장…한국물은 캥거루본드로 활로

26.05.26.
읽는시간 0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국제 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와 재정 부담 등이 맞물리면서 글로벌 국채 금리가 요동치고 있다.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그동안 활황을 이어갔던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을 둘러싼 우려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최근 돌파구로 부상한 곳은 캥거루본드다. 135일룰로 고요한 한국물 시장이지만 국내 발행사들은 캥거루본드 발행으로 조달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원화채 금리마저 급등해 역내외 조달 부담이 모두 커진 환경 속에서, 이 같은 이종통화 다변화 전략이 실질적인 비용 절감 카드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변동성 덜한 캥거루본드, KP 발행 속속

26일 연합인포맥스 '발행/만기 리스트'(화면번호 4022)에 따르면 오는 29일(납입일 기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5억호주달러 규모의 캥거루본드를 발행한다.

트랜치(tranche)는 3년 고정금리부채권(FXD)으로, 소셜본드(social bond) 형태다.

LH는 이번 발행을 위해 지난주 글로벌 시장에서 캥거루본드 발행을 위한 프라이싱(pricing)을 마쳤다.

달러화는 물론 원화채보다도 낮은 금리를 형성하면서 조달 비용 절감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는 후문이다.

앞서 지난 14일에는 한국가스공사가 7억호주달러 규모의 캥거루본드 발행을 마치기도 했다.

가스공사는 당초 지난 3월 조달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중동 사태로 시장이 출렁이자 연기 후 이달 조달을 마무리했다.

지난달 한국수출입은행의 5억호주달러 규모의 캥거루본드 증액(tap) 발행을 시작으로 해당 통화의 조달세가 지속되는 분위기다.

수은은 올해 2월 찍은 캥거루본드에 대한 증액 발행을 위해 지난달 22일 북빌딩(수요예측)을 마쳤다.

최근 달러채를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의 금리 변동성이 고조됐으나 캥거루본드 조달세는 꾸준한 분위기다.

호주 시장은 달러채 대비 상대적으로 금리 변동성이 덜하다는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최근 달러채 시장은 하루 중에도 변동성이 큰 터라 만약 북빌딩을 준비했다면 발행을 두고 고심하는 분위기도 드러났을 것"이라며 "반면 호주달러는 상대적으로 영향이 제한적인 시장이라는 점에서 조달이 지속되는 듯하다"고 말했다.

캥거루본드 등 이종통화 시장은 135일룰에서 비켜나 있다는 점도 최근의 조달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채권을 발행하기 위해선 재무제표 결산일로부터 135일 이내에 납입을 비롯한 모든 상장 일정을 마쳐야 하는 '135일룰'의 제한을 받는다.

이에 따라 이달 중순부터 글로벌본드(144A/RegS) 발행이 주춤해진 것과 달리, 관련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 캥거루본드 조달은 꾸준히 이어질 수 있었다.

한국물 발행사들의 연간 조달 규모가 늘어난 점도 한몫하고 있다.

통상 한국물 발행 시 달러채가 기본형으로 여겨지지만, 최근 연간 두 차례 이상 조달에 나서야 하는 기업들이 늘면서 통화 다변화에 대한 관심이 꾸준하다.

달러채 발행만으로 넉넉한 유동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과 더불어 조달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LH 역시 조달 규모 확대에 발맞춰 지난해에는 유로화 채권, 올해는 캥거루본드로 발행처를 확대했다.

하반기에도 한국물 발행사들의 캥거루본드 관심은 지속될 전망이다.

다른 IB 관계자는 "캥거루본드의 경우 현지 투자자들의 한국 크레디트물 선호 증가로 KP 우량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원화 금리가 올라가고 달러화 시장도 변동성이 드러나는 상황이라 금리 경쟁력이 엿보이는 이종통화 시장도 부상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국내외 금리 급등세 속 KP 조달 전망은

다만 캥거루본드는 우량물 중심이라는 점에서 국내에서는 활용 가능한 발행사가 공기업과 시중은행 정도로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더욱이 캥거루본드 시장은 달러채 대비 규모 자체가 작은 데다 환율 등을 고려할 경우 한 번에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기에는 제약이 있다는 설명이다.

일례로 5억호주달러 발행물의 경우 달러화 환산 시 약 3억6천만달러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조달 규모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최근 국내외 국채 금리 급등세로 기업들의 조달 부담이 커지고 있는 점은 변수다.

미국 10년 국채금리는 지난주 장중 4.6890%까지 치솟는 등 변동성이 이어지고 있다.

이후 급등세를 되돌리고 다소 하락하긴 했으나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저울질하면서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한국물 시장 내 달러화 발행에 대한 우려는 아직 크지 않은 분위기다.

또 다른 IB 관계자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10년물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엿보이긴 하지만 5년물은 아직 괜찮은 상황"이라며 "북빌딩 당일 이벤트에 따라 발행 환경이 일시적으로 달라질 순 있지만 전반적인 발행세는 계속해서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타이밍이 변수일 뿐 달러채 매수세는 여전히 견고하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시장 관계자는 "절대금리가 많이 올라왔다 보니 변동성에도 투자 수요는 여전하다"며 "매일 급변하는 시장 환경이 부담스러울 순 있지만 달러화 조달 문턱 자체가 막히거나 어려운 환경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phl@yna.co.kr

피혜림

피혜림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