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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혁의 투자] 삼성전자 성과급 잔치 어떻게 '약'이 되는가

26.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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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삼성전자가 노동조합과 성과급 협상을 타결하면서 우리 경제 전반에 미칠 긍정적인 효과가 작지 않다. 삼성전자 노사가 사업 성과의 10%대를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하기로 합의하면서 반도체(DS) 부문 임직원은 올해 최대 수억 원가량의 성과급을 확보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사례는 삼성전자가 처음이 아니다. 앞서 SK하이닉스가 엄청난 성과급을 지급한 적이 있다. 어마어마한 성과급 액수는 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와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는 큰 동력이 될 수도 있다.

이러한 성과급 제도는 비단 개인을 넘어, 기업 경쟁력의 핵심인 인재 유출을 막는 국가적 방파제 역할을 한다. 지금 한국 반도체 산업은 중국의 창신메모리(CXMT) 뿐 아니라 일본 키옥시아의 맹추격을 당하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합리적인 성과급 제도의 도입이 이직률을 10% 이상 감소시키고, 핵심 인재를 확보하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고 분석됐다. 또 향후 인공지능(AI) 붐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실적이 변동하더라도 합당한 보상을 받아본 성취감은 조직 구성원들 간에 위기를 극복하는 DNA로 남는다.

한국 개업의의 평균 소득은 평균 임금 근로자대비 약 6.8배로 세계 최고

출처: OECD의 2023년 보건통계(Health at a Glance)

사회적으로는 대학입시에서 의대 쏠림 현상에 금이 가게 할 수 있다. 의대로 인재가 과도하게 집중되는 현상은 이공계 인재 유출에 대한 우려를 자아냈다. 우수한 연구자와 엔지니어가 부족해지면 대한민국의 경제 성장을 뒷받침할 기술 성장 동력이 흔들릴 수 있다. 또 의대 진학만을 목표로 하는 N수생뿐 아니라 초등학생 의대 준비반이 만들어지는 비정상적 교육 상황에도 변화를 촉발할 수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 개업의의 평균 소득은 임금 근로자 평균 소득의 약 6.8 배로 세계 최고다. 안정과 고소득을 추구하는 문화는 모험 정신과 창업 생태계의 활력을 떨어뜨려 왔다.

물론 문제도 있다. K자형 경기 회복(K-shaped Recovery)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소수 대기업만의 잔치에 머물 것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중소기업이 국내 고용의 약 80%를 책임지기 때문에 상대적 박탈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클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사례는 노동을 통해서도 풍족한 삶을 누릴 부를 쌓을 수 있다는 새로운 모델을 보여준 셈이다. 이런 사회적 의미가 축소되어서는 안 된다.

지금 전 세계에서 한국의 위상은 유사 이래 가장 높다. 반도체는 지금 미국의 인공지능(AI) 하이퍼 스케일러들이 확보하는 데 안간힘을 쓴다. 이뿐 아니라 K-방산, 원전, 조선 등의 제조업 수출도 부러움을 산다. BTS와 K-푸드로 대변되는 한류도 엄청나다. 원래 한국은 내세울 자원이 없는 데다 국토도 작고, 인구도 1억 명이 안 되는 약점이 많은 나라다. 유일한 자원이 창의성과 근면함을 갖춘 사람이다. 그런 사람에게 일한 대가를 많이 주는 것은 우리 경제 전반에 마중물이 된다.

호수에 돌을 던졌을 때 동심원을 그리며 물결이 퍼져나가는 것처럼 사건 하나가 연쇄적으로 주변에 긍정적 효과를 낼 수 있다. 자본주의를 움직이는 동력은 '내 이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욕망이다. 이런 이기심이 역설적으로 사회 전체에 필요한 재화와 서비스를 만들어 낸다. 성과급은 자본주의의 엔진인 이윤 추구의 욕망을 긍정적으로 자극해 사회 전체의 '성장'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성과급의 물결 효과는 그래서 '약'이다. (선임 기자)

연합뉴스 제공

liberte@yna.co.kr

이종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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