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장원 선임기자 = 수십 년 동안 월가 투자자들에게 시장을 이기는 확실한 보증수표로 통했던 버크셔 해서웨이(NYS:BRK.A)의 독보적인 프리미엄이 무너지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25일(미국 현지 시각) CNBC에 따르면, 미국 뉴욕의 독립 리서치 기관인 22V 리서치의 기술적 분석가들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대비 상대적 모멘텀을 완전히 상실하고 있다"며 "차트 분석 결과, S&P500 지수 대비 버크셔의 상대적 성과 지표는 지난 2007년에 목격된 수준으로 되돌아갔다"고 주장했다.
이는 버크셔가 지난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미국 증시의 평균적인 상승세보다 크게 나을 것이 없는 흐름을 보였음을 시사한다.
22V 리서치는 "버크셔는 오랜 기간 S&P500 지수의 향방을 가늠하는 훌륭한 풍향계 역할을 해왔으나 이제 두 자산 간의 유기적 관계가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분석이 버크셔 주식 자체의 절대적인 부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버크셔 해서웨이 주가는 장기 우상향을 지속해왔으나 문제는 '상대적 성과'의 둔화다.
이는 최근 수년간 미국 증시를 휩쓸고 있는 인공지능(AI) 열풍 속에서 더욱 극명하게 드러났다.
현재 S&P500 지수의 가파른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마이크로소프트(NAS:MSFT)와 엔비디아(NAS:NVDA) 등 초대형 기술주(빅테크)들이지만 버크셔는 지수 상승을 견인한 핵심 AI 수혜주 투자에는 철저히 발을 빼 왔다.
그 결과 올해 들어 S&P500 지수가 9% 랠리를 펼치는 동안, 버크셔 해서웨이 주가는 오히려 4%가량 하락하며 시장 수익률을 크게 밑돌고 있다.
버크셔의 발목을 잡는 또 다른 요소는 역대 최고치로 불어난 현금 자산이다.
올해 1분기 기준 버크셔의 현금성 자산은 무려 4천억 달러(한화 604조 원)에 육박한다.
낙관론자들은 이 가공할 만한 현금 실탄이 향후 증시가 폭락하거나 금융위기가 올 때 우량 자산을 헐값에 쓸어 담을 강력한 '구원투수'가 될 것이라고 말하지만 비판론자들은 주식시장이 연일 랠리를 펼치는 강세장 속에서 이 천문학적인 현금을 굴리지 않고 방치하는 것 자체가 전체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을 갉아먹는 저해 요소라고 지적했다.
올해 초 버핏의 뒤를 이어 공식 취임한 그레그 아벨 신임 최고경영자(CEO)의 소극적인 주주환원 정책도 주주들의 실망감을 키웠다.
버크셔는 약 2년간 전면 중단했던 자사주 매입을 최근에서야 완만하게 재개했으나 회사 내부에 쌓인 가공할 만한 유동성을 감안할 때 훨씬 더 공격적인 매입을 기대했던 기관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평가다.
한편, 이 같은 성과 둔화는 워런 버핏도 수년 전부터 누차 예고했던 것이다.
버핏은 지난 2023년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서 버크셔의 거대해진 자산 규모와 다변화된 구조 탓에 앞으로 시장을 압도하는 극적인 초과 수익을 내는 것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버핏은 당시 "현재 버크셔가 보유한 사업 포트폴리오 조합을 볼 때, 우리는 미국 상장기업들의 평균(S&P500)보다 '약간 더 나은' 성과를 내는 수준에 만족해야 한다"며 "중요한 것은 원금의 영구적 손실 위험을 실질적으로 줄이며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jang73@yna.co.kr
이장원
jang7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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