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 장기 국채 금리의 최근 급등 현상은 근본적으로 미국 국가 재정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25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최근 몇 주간 고유가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면서 채권시장 대규모 매도세가 나타났으나, 미국의 재정 건전성 문제가 시장을 지배하는 핵심 요인"이라며 이같이 진단했다.
BofA는 이른바 '채권자경단'이 돌아왔다고 단언했다.
채권자경단은 정부의 과도한 재정 적자에 항의해 채권을 투매함으로써 금리를 끌어올리는 투자자를 뜻한다.
은행은 "우리가 볼 때 지속 불가능한 재정 악화가 인플레이션 재점화라는 시나리오와 결합하며 장기채 투매라는 거대한 흐름으로 번지고 있다"라면서도 "인플레이션 가속화와 전쟁발(發) 불확실성은 이번 채권시장 (가치)폭락보다 한발 앞서 나타났었다"고 돌아봤다.
인플레이션과 지정학적 긴장이 이번 금리 급등을 촉발한 직접적 요인이 아니라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고물가와 견고한 성장세가 예상되면 시장은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에 대비해 장기 금리보다 단기 금리를 끌어올린다(커브 플래트닝). 그런데 이번에는 장기물이 금리 상승세를 주도하며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졌다.
미국 30년 국채 금리는 지난주 5.18%까지 치솟으며 지난 2007년 이후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
BofA는 "재정 정책이야말로 바로 '방 안의 코끼리'(모두가 알지만 모른 척하는 거대한 문제)"라며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미국의 재정 문제가 이번 채권 매도세의 핵심 동인"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연방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정책으로 인해 이번 세금 신고 기간 더 많은 환급금을 지급하게 됐고, 이에 따라 예상보다 더 많은 국채를 발행할 것이란 관측이 확산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의 금리 급등은 미국 부채에 대한 이자 비용 부담을 더욱더 키우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책임 있는 연방 예산 위원회'(CFRB)는 최근 발표한 추정치에서 만약 국채 커브 전반의 금리가 의회예산처(CBO) 전망치보다 약 55bp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향후 10년간 미국의 부채는 2조 달러(약 3천조 원) 더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따라서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금리를 인상할 경우 채권시장은 미국 부채에 미칠 파급 효과까지 가격에 반영해야 한다.
BofA는 "부채 이자 비용이 치솟는 상황에서 연준의 향후 금리 인상은 훨씬 더 큰 재정 적자를 유발하는 부메랑이 될 것"이라며 "이런 환경에서는 본래 단기 금리에만 영향을 미쳐야 할 통화정책 움직임에 대해 장기 금리가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고 풀이했다.
ywkwon@yna.co.kr
권용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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