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중기채 ETF] 같은 BM, 다른 승부수…중기종합채권 3사 전략은

26.05.26.
읽는시간 0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초단기물과 장기물로 양분됐던 채권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 '중간'이 생겼다.

잔존만기 5년 이하, 신용등급 A- 이상의 우량 채권을 고루 담는 중기종합채권 액티브 ETF다. 해당 상품을 NH-아문디·미래에셋·한화자산운용이 이달 잇따라 상장했다.

상장 시점은 격변기였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서프라이즈와 글로벌 금리 충격이 겹치며 국고채 3년물 금리가 한때 3.76%까지 치솟았다.

한 채권운용역은 "(금리 수준이) 뒷동산 언덕인 줄 알았는데 어느새 설악산이 됐고, 자칫 히말라야가 될 수도 있겠다"고 표현했다.

연합인포맥스는 같은 출발선에 선 세 운용역을 각각 만나 금리 전망과 알파 창출 전략을 들었다.

◇NH-아문디 "크레딧 발굴·커브 베팅으로 알파 창출"

NH-아문디자산운용은 올해부터 채권 ETF 운용을 채권운용본부가 직접 맡아 전문성을 극대화했다. 이번에 출시한 중기종합채권 ETF는 김선동 채권운용본부장의 지휘 하에 노진수 팀장이 운용을 담당한다.

NH-아문디가 내세우는 차별화 무기는 크레딧 리서치 인프라다. 크레딧 애널리스트 3명을 두고 있으며, 김 본부장은 "운용사 중 최다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매주 전 직원이 크레딧 종목을 발표하는 스터디도 운영한다. "등급 상향이 전망되는 종목을 선제적으로 담아내는 것이 중장기 성과의 핵심"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실제 성과도 있다. 지난 4월 대신FNI의 신용등급이 'A0'에서 'A+'로 상향될 것을 예상하고 편입해 펀드 성과에 기여했다.

연기금 위탁 운용에서도 실력을 입증했다. 한 주요 기금의 채권 위탁 운용사 15개사 중 최우수 운용사로 지난해 선정됐으며, 또 다른 기금의 16개 위탁 운용사 가운데서도 상위권 성과를 유지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수익과 위험의 관리자라는 철학 아래 단 한 차례의 부실 자산 편입도 없이 채권을 운용해왔다"고 강조했다.

단기 성과는 커브 베팅으로 낸다는 구상이다. BM 듀레이션은 5년 이하지만, 액티브 ETF의 강점을 살려 10년물도 적극 활용한다. 인플레이션과 확장 재정 국면에서 10년물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면 국채선물 매도(숏) 포지션을 구축하는 식이다.

김 본부장은 이번 금리 인상 사이클의 최종 금리는 3.25% 수준으로 전망했다.

K자형 경제 구조에서 일부 산업의 호황만을 반영해 금리를 과도하게 올리면 나머지 산업 전반에 부담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듀레이션 전략은 "중립 내지 롱(매수)"이다. 연말 AUM 목표는 3천억 원으로, 손해보험사와 변액보험 EMP 펀드 등으로 세일즈 채널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선동 NH아문디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

[NH아문디자산운용 제공]

◇미래에셋 "막연한 두려움이 시장 짓눌러…안정화 시 매수 유입"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는 중기 채권 운용 외길을 파온 고영서 팀장이 담당한다.

그는 채권 운용에서 중기 구간이 가장 까다롭다고 말했다. 단기는 수급과 통화정책에만 집중하면 되고, 초장기는 30년 구간을 잘 관리하면 충분하지만, 중기는 양쪽 변수를 모두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중기 운용을 주로 해왔기 때문에 잘할 수 있다"고 자부했다.

현재 시장 진단은 냉정했다. 고 팀장은 "금리 레벨을 제외하면 강세 재료를 찾아보기 어렵다"며 연초부터 보수적으로 대응해 온 배경을 설명했다. 기준금리 인상기 진입, 국고채 발행 증가, 글로벌 금리 상승 등 악재가 겹쳤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금리가 급등한 날에는 현금 비중을 유지해 손실을 방어했다고 밝혔다. 레고랜드 사태 등 과거 변동성 국면에서도 상대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낸 경험이 이 같은 운용 스타일의 바탕이다.

그는 그럼에도 "투자를 주저할 레벨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고 팀장은 "기준금리 인상이 실제로 시작되고 나면 오히려 시장이 지금보다 안정될 수 있다"며 "지금은 막연한 두려움이 시장을 더 짓누르고 있는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불확실성이 걷히면 대기 매수세가 살아날 것으로 봤다.

포트폴리오는 5월 금통위 전후까지 분할 매수 방식으로 채워나갈 계획이다. 터미널 금리는 3.25% 부근으로 전망했다. 코로나 이후 인상기에 기준금리가 찍었던 고점(3.5%)보다 현재 물가 상황과 연준 금리가 낮은 만큼 그보다 높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연말 AUM 목표는 3천억~5천억 원이다.

고영서 미래에셋자산운용 채권운용1팀장

[미래에셋자산운용 제공]

◇한화운용 "예상보다 긴축적일수도…포지션은 중립"

한화자산운용은 김영후 채권운용팀 차장이 상품 운용을 맡는다.

김 차장은 세 운용역 가운데 상황을 가장 매파적으로 봤다. 한은이 하반기 기준금리를 1회 인상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2~3회 추가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종 금리로는 3.5%도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긴축 강도가 시장 예상보다 거셀 수 있다는 판단이다.

매파적 전망의 귀결은 '방어'다. 듀레이션은 BM에 정확히 맞추고, 국고채·은행채 등 우량물 위주로 뼈대를 세웠다. 장기물 금리가 더 오를 것에 대비한 커브도 스팁 방향으로 잡았다.

김 차장은 "지금은 쏟아지는 비를 피해 가야 하는 장세"라며 "5월 금통위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중립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통위에서 한은의 커뮤니케이션 강도를 직접 확인한 뒤에야 방향을 잡겠다는 뜻이다.

채권 ETF 운용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김 차장은 이미 동일한 BM을 따르는 기관의 사모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쌓아온 뷰와 리스크 관리 체계를 ETF에 그대로 이식했다.

김 차장은 단기 성과를 좇기보다 라인업 구축에 목표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당장 자금이 물밀듯이 들어오길 기대하며 무리하게 수익률을 좇기보다, 종합채권 ETF처럼 시장을 대표하는 묵직한 상품으로 자리 잡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는 것이다.

금리가 고점을 지나 하락 사이클에 접어들면 대기 자금이 자연스럽게 유입될 것으로 보고 그때를 위해 지금은 상품의 안정성과 신뢰를 쌓는 데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김영후 한화자산운용 국내채권운용팀 차장

[한화자산운용 제공]

◇전략은 3사 3색…"지금이 중기채 담을 적기"

금리 인상기 시장에 대응하는 전략은 3사 3색이다. NH-아문디가 적극적인 크레딧 발굴과 커브 트레이딩을 내세운다면, 미래에셋은 펀더멘털에 기반한 분할 매수를, 한화는 방어적 듀레이션 관리에 집중한다.

전략은 엇갈려도 세 운용역의 입이 모인 대목이 있다. 바로 '지금이 중기채를 자산배분 바구니에 담기 좋은 적기'라는 판단이다. 국고채 3년물 금리가 3.7%대, 회사채 3년물(AA-) 금리가 4.3%대에 달해 만기수익률(YTM) 매력이 그 어느 때보다 높기 때문이다.

김선동 NH-아문디 채권운용본부장은 "주식시장에서 이익을 실현한 개인 투자자들의 리밸런싱 과정에서 자금을 안정적으로 안착시키기에 최적의 상품"이라며 "1~2년의 투자 시계를 가진 고객이라면 현재 금리 수준은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강조했다.

동일한 BM을 추종하더라도 액티브 전략의 차이에 따라 연간 수익률이 10bp에서 최대 1%포인트 이상 벌어질 수 있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세 운용역의 실력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kslee2@yna.co.kr

이규선

이규선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