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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환율 인식 보여준 李대통령…"외인 환전, 주가 안정되면 멈추겠네요"

26.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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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국무회의에서 환율 문제를 직접 언급하면서 금융시장 안팎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대통령이 공개된 자리에서 최근 치솟은 환율의 배경을 직접 묻고 따진 것 자체를 외환시장에서도 상당한 메시지로 읽는 모양새다.

특히 최근 김용범 정책실장이 이른바 '3고 현상(고금리·고환율·고물가)를 '성공의 비용'이라고 규정한 데 이어 나온 대통령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청와대 경제팀의 환율 인식 자체가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26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거시경제 상황을 보고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에게 "외환시장 관련해서 지금 1,500원이 넘었잖아요"라며 "그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지금 주식 시장에서 외국인 매도, 외국인이 어쨌든 주식을 팔아서 그걸 달러로 바꿔서 나가는 수요가 꽤 있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이거는 지금 한국 주식시장이 3배 정도 지금 오른 거잖아요"라며 "외국인 보유 주식의 평가액이 3배 정도 올랐다는 얘기고 그래서 지금 자기들이 가진 비중, 한국물에 대한 비중이 올라가는 바람에 비중 조절을 하느라고 그렇다는 거죠?"라고 물었다.

그러자 구 부총리는 "대통령 취임하실 때가 코스피 시총이 한 2천300조원 정도 됐다"며 "그런데 지금 주가가 워낙 좋아서 4천조 정도가 늘어났다. 그래서 외국인을 단순하게 30%만 따져도 1천200조 정도가 외국인이 늘어난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구 부총리는 "그래서 외국인들이 한국 자산 평가액이 높아지니까 그중에서 상반기에 한 110조원 정도를 팔았다"며 "10% 정도를 리밸런싱하며 팔아서 환전을 하다보니 달러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고 그래서 지금 일시적으로 외환시장이 1,500원을 넘어선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일정 시기가 돼서 주가가 안정이 되면 멈추겠네요"라고 내다봤고, 구 부총리는 "네"라고 답했다.

이날 이 대통령의 발언 이후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전 11시를 전후로 전일 대비 10원 넘게 레벨을 낮추며 1,506원 안팎에서 거래됐다.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에 대한 기대로 시장 전반적인 위험선호 심리가 강해진 데다, 증시에서 외국인 귀환 소식도 한몫 거들었다.

그럼에도 외환시장에서는 이날 이 대통령의 발언을 주목하고 있다.

이 대통령과 경제부총리가 공개된 회의 석상에서 보여준 환율 진단의 표현 수위 자체는 시장 개입성 발언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지만, 대통령이 환율 상승 배경을 직접 설명한 점은 굉장히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외환시장에서는 이번 발언이 최근 대통령실 경제팀의 인식 변화와 맞닿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실장은 지난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근 원화 약세와 관련, 과거 외환위기 시기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김 실장은 "현재 원화 약세는 외화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라며 "코스피 급등으로 외국인 보유 국내 주식 평가액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일부 차익 실현 과정에서 환전 수요가 확대되며 환율이 상승한 측면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실장은 외국인 보유 국내 주식 평가액이 지난해 말 1천300조원 수준에서 최근 2천600조원 수준까지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이어 "경상수지는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하고 있고 외화자금시장도 안정적"이라며 "한국경제의 취약성이 아니라 성공이 만들어낸 역설적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물론 변동성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대응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김 실장은 "환율 상승을 수수방관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과도한 쏠림과 변동성은 적극적으로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결국 이날 이 대통령과 구 부총리 간의 대화, 그리고 김 실장의 글은 과거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처럼 대외 건전성 악화나 외화 유동성 불안 때문에 환율이 오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증시 급등과 외국인 자금 이동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해석이다.

이는 전통적인 한국 정부의 환율 인식과는 결이 다르다.

그동안 한국 경제정책은 대체로 환율 상승 자체를 위기 신호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했다.

원화 약세는 외국인 자금 이탈과 외환시장 불안, 금융위기의 전조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경제팀은 환율 레벨 자체보다 외화 유동성과 경상수지, 자금 흐름 구조를 더 중요하게 보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이재명 정부 경제팀이 환율을 단순 방어 대상이 아니라 성장과 자산 재평가 과정에서 나타나는 구조 변화의 일부로 보기 시작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최근 AI 반도체 호황과 코스피 급등, 명목성장률 상승 흐름 속에서 환율 역시 과거와 다른 프레임으로 접근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경계론도 적지 않다.

환율 상승 배경이 일부 긍정적 요인에서 비롯됐더라도 외국인 자금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금융시장 충격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장기금리 상승과 중동 전쟁 장기화,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 등이 겹치며 원화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과거처럼 환율 상승 자체를 공포로만 보지 않겠다는 경제팀 시각은 읽힌다"면서도 "다만 한국처럼 대외 개방도가 높은 경제는 자금 흐름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만큼 시장은 여전히 외국인 수급과 유동성 상황을 예민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발언하는 이재명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5.26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xyz@yna.co.kr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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