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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KODEX" 공식 깨질까…TIGER, 단일종목 시장서 1위 자신

26.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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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현물납입' vs 미래에셋 '현금설정'…설정 구조부터 정반대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국내 주식시장에 처음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열리는 가운데, 업계 1·2위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물러설 수 없는 대결을 펼친다.

기존 대표지수 레버리지 시장을 장악한 삼성이 2조 원대 설정액과 촘촘한 유동성공급자(LP)망을 내세워 '수성'에 나선 반면 미래에셋은 파격적인 최저 보수와 외국인 투자 자금, 구조적 차별화를 무기로 '1위'를 자신하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27일 상장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시장은 사실상 KODEX(삼성)와 TIGER(미래)의 양강 구도로 압축된다. 양사는 같은 날 나란히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사 상품의 경쟁력을 피력했다.

◇대표지수는 KODEX 압도, 테마형은 접전…단일종목은

새 시장의 향방을 점치려면 먼저 기존 레버리지 시장의 구조를 볼 필요가 있다.

지수형 레버리지 시장에서 KODEX의 지배력은 압도적이다. 대표지수 레버리지·인버스 시장 점유율은 91%에 달하며, 국내 전체 레버리지 ETF 순자산만 19조8천억 원(4월 말 기준)으로 아시아 1위 규모다.

거래대금 격차도 더 크다. 코스피200 레버리지 시장에서 KODEX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2조 원, 순자산은 10조 원에 이르는 반면 TIGER는 거래대금 500억 원 안팎에 순자산 4천780억 원 수준으로 격차가 약 40배에 달한다.

코스피150 레버리지도 사정은 비슷하다. KODEX가 거래대금 8천억 원·순자산 4조 원대를 기록하는 가운데 TIGER는 거래대금 300억 원·순자산 2천300억 원에 머물러 격차가 벌어져 있다.

이처럼 대표지수 레버리지 시장은 '선점 효과'와 '브랜드 쏠림'이 맞물려 후발 주자가 좀처럼 파고들기 어려운 구조가 굳어졌다. 투자자들이 가장 유동성이 풍부한 상품을 찾고, 유동성은 다시 가장 많이 거래되는 상품에 몰리는 자기강화 고리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수형에서 테마형으로 넘어가면 판도가 다르다.

반도체 레버리지 ETF 시장에서 KODEX 반도체레버리지의 거래대금은 약 4천억 원대, TIGER 반도체TOP10레버리지는 약 3천억 원대로 격차가 상당 부분 좁혀졌다. 순자산 기준으로도 KODEX 3조 원 대 TIGER 2조2천억 원으로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이다.

미래에셋 측은 "올해 1~2월에는 TIGER 반도체 레버리지의 순자산이 오히려 더 컸던 시기도 있었다"고 밝혔다.

지수형에서 수십배였던 격차가 테마형에서 크게 좁혀졌다는 사실은 단일종목 레버리지라는 전례 없는 신시장에서 선점 효과가 반드시 통하지는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지수형보다 테마형에, 테마형보다 개별 종목 투자에 더 가까운 상품이기 때문이다.

◇삼성의 셈법…"규모·노하우·LP 네트워크가 곧 유동성"

삼성자산운용은 압도적인 '규모'와 '브랜드 프리미엄'을 전면에 내세웠다. 2010년 아시아 최초로 레버리지 ETF를 출시한 이래 16년간 유럽 재정위기, 코로나 팬데믹, 미국 긴축 등 극심한 변동성 국면을 겪으며 축적한 운용 노하우를 단일종목에도 그대로 이식하겠다는 구상이다.

삼성의 두 상품 합산 설정액은 2조4천억 원으로 업계 최대다. 여기에 업계 최다인 25개 지정참가회사(AP)와 15개 유동성공급자(LP)를 확보해 유동성 방어막을 두껍게 쳤다. 이는 LP 간 '완전 경쟁'을 통해 호가 공백을 최소화하고 실시간 순자산가치(iNAV) 대비 괴리율을 극한까지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경쟁사 대비 다소 높은 총보수(0.29%)에 대해서도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ETF 설정·환매 시 기초자산을 직접 납입하는 '현물형' 구조를 채택해 매월 발생하는 롤오버(만기연장) 비용을 줄이고 현물 배당 수익까지 챙길 수 있어, 실질 투자 비용 면에서는 가장 저렴하다는 논리다. 단기 트레이딩 상품 특성상 눈에 보이는 보수보다 안정적인 호가 스프레드 관리가 훨씬 중요하다는 계산이 깔렸다.

임태혁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상무)은 "하루에도 수조 원이 움직이는 레버리지 시장에서 투자자와 동행하며 쌓아온 노하우가 KODEX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며 "축적된 모든 노하우에 투자자 비용까지 고려한 혁신을 가미해 KODEX 단일종목 레버리지를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삼성자산운용 단일종목 레버리지 기자간담회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의 셈법…"규모보다 구조, 선점보다 실질"

반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구조적 차별화와 비용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두 상품의 합산 설정액은 1조3천억 원으로 삼성에 못 미치지만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부문대표(부사장)는 "일정 규모 이상이면 호가 경쟁력에 큰 차이가 없으며, 오히려 규모가 너무 커지면 매일 리밸런싱 부담만 커진다"고 일축했다. 김 부사장은 "초기 설정 규모 대부분이 LP 시딩(Seed)이기 때문에 크게 의미 없는 숫자"라고도 덧붙였다.

대신 미래에셋이 꺼내든 카드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총보수를 0.091%로 책정해 삼성(0.29%)의 3분의 1 수준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미래에셋 측은 "저보수는 기본이고, 유동성은 타이거가 압도적으로 더 높은 수준을 보일 것"이라며 저보수와 유동성을 양자택일의 문제로 보는 시각 자체를 일축했다.

이어 펀드 설정과 환매를 '현금'으로만 진행하는 현금설정 방식을 택했다.

또한 외국인 투자 자금 3천290억 원을 선제적으로 유치해 개장 첫날부터 활발한 매매를 일으킬 '스마트머니'를 확보했다. 이는 TIGER ETF 역대 최대 규모의 외국인 시딩 자금이다. 유치한 외국인 투자자 가운데에는 순수 투자 목적뿐 아니라 글로벌 ETF를 전문적으로 매매하는 기관도 다수 포함돼 있어, 이들의 고빈도 매매가 시장 유동성을 끌어올리는 촉매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파생상품 운용 역량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웠다. 최창규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리서치본부장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이면에는 주식 선물이 100~140%가량 편입되어 있다"며 "당장 2주 뒤 6월 동시만기일이 다가오는 가운데, 롤오버(만기 연장) 과정에서 얼마나 저렴하게 다음 월물로 교체할 수 있는지가 진정한 운용 경쟁력"이라고 짚었다.

미래에셋은 기존 레버리지 시장에서의 열세를 인정하면서도 이번만큼은 판도가 다를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정환 미래에셋자산운용 상무는 "과거 대표지수형 레버리지에서 시장점유율이 높지 않았던 건 사실이지만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테마형에 더 가까운 상품"이라며 "마켓셰어 1위도 자신 있다"고 답했다.

최 본부장 역시 "과거와 같은 맹목적인 KODEX 쏠림 매매는 없을 것"이라며 "이제 투자자들은 수익률 추종 정확도가 떨어지는 운용사의 상품은 선택하지 않을 만큼 똑똑해졌다"고 강조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단일종목 ETF 상장 간담회

[연합뉴스 자료사진]

◇'현물납입 vs 현금설정'…같은 비용 절감, 다른 수혜 대상

양사의 전략 차이가 가장 첨예하게 드러나는 지점은 ETF의 설정·환매 방식이다.

삼성은 업계 최초로 레버리지 상품에 '현물납입' 방식을 적용했다. 설정 시 LP나 AP가 현금 대신 기초자산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식을 직접 납입하는 구조다. 삼성 측은 이 방식의 장점으로 펀드 운용역이 시장에서 직접 주식을 매수할 필요가 줄어들어 펀드 내부에서 발생하는 중개수수료와 증권거래세가 절감된다는 점을 꼽았다. 아울러 포트폴리오 내 선물 비중을 상대적으로 낮게 가져갈 수 있어 매월 선물 롤오버 때 발생하는 매매 비용도 줄어들고, 현물 보유분에서 배당 수익까지 추가로 챙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래에셋은 정반대 방향에서 접근했다. 설정·환매 시 현금만 오가는 '현금설정' 방식을 택했다. 이 구조에서는 LP가 ETF를 환매하더라도 주식이 아닌 현금을 받기 때문에 매도해야 할 주식 자체가 없다. LP는 거래세 부담이 없는 주식 선물만으로 헤지와 호가 제출을 수행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투자자에게 훨씬 타이트한 호가 스프레드와 낮은 괴리율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미래에셋의 논리다.

결국 같은 '비용 절감'을 내걸고 있지만 비용 발생의 수혜 대상이 다른 셈이다. 삼성은 '펀드 내부' 비용을 줄여 투자자에게 돌려주겠다는 쪽이고, 미래에셋은 'LP의 호가 제출 비용'을 줄여 시장에서의 거래 비용을 낮추겠다는 쪽이다.

어느 쪽이 실제로 더 촘촘한 스프레드와 낮은 괴리율을 구현하느냐는 결국 상장 이후 시장 데이터가 판가름할 문제다.

◇"ETF와 완전히 다른 상품"…투자자 보호 한목소리

한편 양사가 경쟁 구도 속에서도 한목소리를 낸 부분이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가 기존 ETF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고위험 상품이라는 점에서다.

삼성자산운용은 "개별 주식 일일 수익률의 배수를 따르는 구조상 투자자의 예상과 반대로 수익률이 움직일 경우 단기간에 손실이 크게 발생할 수 있다"며 "주가가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원금이 꾸준히 줄어드는 '음의 복리효과'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미래에셋이 자체 시뮬레이션한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올해 2월 말 역사적 고점(21만8천 원)을 기록한 삼성전자는 이후 약 57일간 높은 변동성 속에서 횡보하다 4월 20일 전 고점(21만9천 원)을 회복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단일종목 레버리지에 투자했다면 주가가 원금을 넘어섰음에도 레버리지 상품은 마이너스 9.44%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부사장은 "기존 반도체 TOP10 ETF 등은 종목이 지속적으로 리밸런싱되는 분산투자 상품이지만,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리밸런싱도 종목 교체도 없이 오롯이 개별 기업 하나에만 투자하는 형태"라며 "해당 기업이 망하면 이 상품도 함께 사라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금융당국에서도 공식 명칭에서 'ETF'라는 단어를 뺐을 정도"라고 부연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국내에 처음 도입되는 고위험 상품인 만큼, 익숙한 브랜드를 선택할지, 비용 구조에 반응할지 등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 흐름이 어디로 향하느냐가 관건이다.

27일 개장 직후 양사의 거래대금·호가 스프레드·괴리율 추이가 첫 시험대가 되며, 약 2주 뒤 도래하는 6월 동시만기일의 선물 롤오버 구간도 운용 역량을 가늠할 주요 변수다.

김남기 부사장은 "(TIGER의 현금설정 구조에서) 압도적으로 좋은 호가 스프레드가 나올 수 있다"며 "내일 시장에서 결과를 보여드리겠다"고 자신했다.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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