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하나금융그룹이 국내 금융지주 최초로 이사회 산하에 '소비자보호위원회(소보위)'를 설치한 가운데 다른 금융지주로 확산할 지 관심이다.
일단 타 금융지주는 사외이사의 업무 과중 등을 이유로 소보위를 신설하는 대신 이미 꾸려져 있던 다른 소위원회 등으로 대체 운영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한정된 이사진이 지나치게 많은 위원회를 소화하다보면 업무 과부하와 일정 중복 등 자칫 활동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최근 그룹 차원의 소보위를 개최하고 윤심 사외이사를 초대 위원장에 선임했다.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정관을 변경하고 위원회 설치를 결정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하나금융은 그룹 차원의 실효성 있는 소비자보호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지주사 이사회에 처음 만든 조직이라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기존에 비슷한 성격의 소비자리스크관리위원회를 운영해 온 덕에 빠르게 호환 가능했다.
소보위의 전신인 소비자리스크관리위원회는 지난 2021년 하나금융 이사회 내에 설치돼 그룹 차원의 소비자리스크관리정책과 체계를 선제적으로 수립해왔다. 각 금융지주가 운영하는 7~9개의 소위원회 중 유일하게 조직명에 '소비자'가 들어갔다.
하나금융은 이번에 이 조직을 소보위로 확대 개편하며 소비자보호 기능을 강화했다. 다른 지주들이 소비자보호의 방향을 '사후 대응'에서 '사전 예방'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소비자 관점'에서 금융소비자 권익 보호를 고민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다른 금융지주들도 이사회 내 별도 위원회를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다 일단 보류했다.
신한금융은 내부통제위원회, 우리금융은 윤리·내부통제위원회에서 소비자보호 역할을 하고 있다.
신한금융 역시 별도의 소보위 신설을 검토했으나 추가 위원회 설치시 이사진의 겸직 부담이 가중된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 대신 당국과 소통을 거쳐 기존 위원회에 소비자보호 기능을 추가하는 방향으로 틀었다.
신한금융의 경우 현재 8개의 소위원회를 운영해 사외이사별로 3~4개의 위원회(이사회 별도)에서 활동 중이다. 7개의 소위원회를 두고 있는 우리금융은 사외이사들이 4~6개의 위원회 멤버를 겸직하고 있다.
여기에 추가로 위원회가 생긴다면 사외이사들의 시간적·물리적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다. 통상 위원회가 이사회를 앞두고 열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안건 검토를 위해 필요한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거나 회의 일정이 겹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KB금융은 지주에 별도의 소위원회를 설치하진 않았지만 이사회 차원에서 소비자보호 관련 이슈를 총괄해 논의하고 있다. 은행과 증권, 보험 등 실제 영업을 하는 자회사 이사회엔 모두 소보위 설치를 마쳤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이사의 업무 과중 등을 이유로 위원회를 무작정 늘릴 수는 없어 내부통제위원회에 소비자위원회의 기능을 넣어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 관계자 역시 "윤리·내부통제위원회에서 소비자보호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고 했다.
sjyoo@yna.co.kr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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