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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갚고 있는데 대부업행?"…금융위, 제2의 상록수 막는다

26.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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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복위 신속채무조정 채권 대부업 매각 제한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기자 = 금융당국이 신용회복위원회(신복위) 신속채무조정 이용자의 채권이 대부업체 등으로 넘어가는 관행에 제동을 건다.

빚을 성실히 갚고 있는데도 어느 날 갑자기 채권이 대부업권으로 넘어가 신용평점이 떨어지고 추심 강도가 높아지는 문제를 막겠다는 취지다.

2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이런 내용을 담은 '개인금융채권의 관리 및 개인금융채무자의 보호에 관한 감독규정 일부개정고시안'을 행정예고했다.

개정안은 신복위 신속채무조정 합의가 성립된 이후에도 효력이 유지되는 채권에 대해 금융회사의 양도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동안은 개인채무자보호법상 신복위 채무조정을 신청한 뒤 조정안이 확정되기 전까지만 채권 양도가 제한됐다. 조정안이 확정된 이후에는 금융회사가 해당 채권을 대부업체나 채권추심업체 등에 넘기는 것이 가능했다.

금융당국이 주목한 건 신속채무조정 이용자들이 일반적인 장기 연체자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점이다.

신속채무조정은 연체가 발생하기 전이거나 연체 기간이 30일 이하인 차주를 대상으로 한다.

아직 신용이 완전히 훼손되지 않은 차주들이 대부분인데, 이 과정에서 채권이 대부업권으로 넘어가면 신용점수 추가 하락이나 금융거래 위축, 추심 부담 확대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금융당국 판단이다.

특히 신속채무조정 채권은 장기연체가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대부업 등으로 매각될 경우 채무자 불이익이 크다고 봤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신속채무조정은 사실상 정상 상환으로 복귀하기 위한 연착륙 단계에 가까운 제도인데, 채권이 외부로 매각되면서 채무자가 예상하지 못한 불이익을 겪는 사례들이 있었다"며 "채무자 보호 취지를 제도적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번 개정은 지난해 10월 시행된 개인채무자보호법의 후속 보완 성격도 있다.

개인채무자보호법은 채무조정 요청권과 추심 규율 강화, 연체채권 관리 기준 등을 도입하며 금융회사들의 채권 관리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됐지만, 신복위 채무조정안 확정 이후 성실상환 중인 채권까지 매각되는 문제는 남아 있었다.

금융당국이 이번에 신속채무조정 채권을 별도 양도 제한 대상으로 추가하려는 것도 이런 사각지대를 메우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당국은 이번 개정안을 통해 금융회사들의 연체채권 처리 방식에도 일정 부분 변화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금융회사들은 연체 가능성이 높아진 채권을 외부에 매각해 회수 부담과 추심 리스크를 덜어내는 방식을 활용해 왔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채무조정 이후에도 정상 상환을 이어가는 차주까지 시장 논리로만 처리될 경우 채무자 보호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개정이 당장 대규모 시장 충격을 일으키기보다 금융사의 채권 매각 관행에 대한 당국의 시각 변화를 보여주는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미 코로나19 신용지원 협약 등으로 신속채무조정 채권 매각은 사실상 제한적으로 이뤄져 왔기 때문에 실무 영향은 크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다만 감독규정에 명시적으로 못 박는다는 건 금융사들에도 단순 회수 논리만으로 접근하지 말라는 시그널로 읽힌다"고 말했다.

금융위 역시 현재 코로나19 피해 개인연체채무자 신용지원 협약에 따라 신복위 신속채무조정 채권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만 매각이 가능하고 실제 매각 사례도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시장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그동안 협약이나 행정지도 성격에 머물렀던 채무자 보호 장치를 감독규정에 명문화했다는 점에서 향후 연체채권 시장 규율 방향을 보여주는 신호라는 평가다.

금융당국이 해외 사례까지 언급한 것도 이 같은 규제 강화 흐름과 무관치 않다.

미국 통화감독청(OCC)은 채무조정 중인 채권을 매각 제한 대상 채권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미국 금융소비자보호국(CFPB)도 과거 채무조정 중인 채권을 매각한 금융회사에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당장 시장 영향은 제한적이겠지만, 금융당국이 단순히 채권을 매각해 회수 리스크를 넘기는 방식에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있다"며 "앞으로 연체채권 관리 과정에서도 채무자 보호 책임을 더 강하게 요구하는 흐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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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yoon@yna.co.kr

윤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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