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상민 기자 = 주요 금융지주가 중저신용자 대상 중금리 대출 갈아타기를 강화하면서 저축은행들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우량 중저신용자 대출 고객을 1금융권에 빼앗기는 것은 물론 중장기적으로 건전성까지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저축은행들은 금융지주가 은행 갈아타기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두고 영업에 끼칠 영향을 점검하고 있다.
금융지주가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계열사 간 중금리 대출 갈아타기에 적극 나서면 차주의 신용점수는 오르고 대출금리는 내리게 되는데, 이에 따른 차주들의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5대 금융지주(KB·신한·우리·하나·NH농협)들은 정부의 포용금융 기조에 맞춰 중금리 대출 갈아타기를 활성화하고 있다. NH농협금융이 연내 1금융권 갈아타기 대출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상품 라인업이 없는 다른 금융지주에서도 각종 갈아타기 상품이 지속적으로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주내 NH농협은행·NH농협캐피탈·NH저축은행 등 3사 간 단절된 대출 서비스를 연계하는 상품으로, 은행 대출거절 고객은 캐피탈·저축은행의 중금리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하고, 대안신용평가시스템 등을 활용해 캐피탈·저축은행의 성실상환 고객은 은행 대출로 연계한다.
금융당국은 주요 금융지주를 대상으로 1금융권 갈아타기 대출에 대한 실적을 주기적으로 요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금융지주들은 2금융권의 1금융권 갈아타기 대출에 대해 핵심성과지표(KPI) 실적으로 높게 반영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문제는 1금융권 갈아타기가 '조단위' 실적 경쟁으로 번지면 계열사 외 저축은행의 대출 수요까지 흡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례로 우리금융지주는 그룹의 카드·캐피탈·저축은행의 중저신용 차주를 대상으로 은행 대출 갈아타기 상품을 출시한다. 신한은행은 한발 더 나아가 신한금융그룹 계열사인 신한저축은행 차주에게만 허용하던 대환대출을 국내 79개 저축은행 차주로 확대할 계획이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의 저축은행은 사실상 소득은 높지만, 일시적으로 신용점수가 하락한 고객이 많아 사실상 은행 고객과 풀이 겹친다"며 "그룹사 내 신용대출 이동은 영향이 없겠지만, 전체 저축은행으로 중금리 대출 갈아타기가 활성화되면 향후 대출 확대에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21일 기자간담회에서 금융사 안에 포용금융 최고책임자(CIFO)를 지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CIFO가 도입되면 포용금융에 대한 경쟁이 심화하며 신한은행뿐 아니라 다른 5대 은행에서도 전체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대환대출을 활성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저축은행에서는 영업 경쟁 확대뿐 아니라 건전성 측면에서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량 차주를 중심으로 은행이 대환을 흡수하면 저축은행은 고위험 차주 비중이 늘어나며 연체율 상승과 대손충당금 부담 가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저축은행이 대출 영업을 활성화하지 않고 있어 당분간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저축은행 업계의 민간 중금리 대출 취급액은 1조7천235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7천467억원) 대비 1조232억원 줄었다.
저축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영업을 확대하는 시기가 아니라서 대출을 늘리기도 어차피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도 "영업이 활성화되는 단계가 되면 경쟁 구도가 강화되면서 우량 중저신용자, 개인사업자 고객을 뺏긴다는 우려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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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han@yna.co.kr
한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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