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일시적·지속적 상승 경계 기계적으로 구분 못 해"
(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가 원유 가격의 변동성이 인플레이션 체제 자체에 대한 도전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우에다 총재는 27일 일본은행금융연구소가 도쿄에서 개최한 국제 컨퍼런스 개회사를 통해 "유가 충격은 단순한 충격이 아닌, 인플레이션 체제(regime) 전체에 대한 시험(test)이다"라며 "물가의 일시적 상승과 지속적인 상승의 경계를 기계적으로 구분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임시적인 충격이 만약에 임금이나 기대 심리, 가격 설정 행동 등을 변경하면 (고유가는 인플레이션에) 지속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부연했다.
우에다 총재는 중앙은행이 원유 가격만 보고 정책을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같은 수준의 상승 폭이라도, 임금이나 인플레이션 기대치, 환율 등 공급 쇼크 당시의 조건에 따라 경제적으로 끼치는 영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우에다 총재는 '2차 파급 효과'를 언급하며 "예상 물가 상승률이 이미 임금이 가속화되고 있는 경우, 이차적 파급효과는 커질 것"이라며 "반대로, 예상 물가 상승률이 극히 낮고 임금이 정체된 경우, 큰 비용 쇼크라도 기조적인 물가상승률을 끌어올리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우에다 총재는 과거 50년간 일본이 겪은 석유파동 사례를 비교하며 정책적 시사점을 모색하고자 했다.
1973년 제1차 석유파동 당시에는 인플레이션 메커니즘이 이미 형성된 후 늦게 긴축에 나선 탓에 조절에 실패했으며, 긴축의 강도 역시 불충분했다는 지적이다.
반면 1979년 제2차 석유파동 때는 제1차 쇼크의 교훈으로 임금 인상이 제한됐다. 또 엔화 강세로 수입 물가의 상승도 한계가 있었다.
2000년대 중반 유가 상승기에는 일본 경제가 이미 디플레이션 균형에 빠져 있어 유가 급등이 기조적 물가를 자극하지 못하고 실질 소득 저하로만 작용했다.
마지막으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발생한 공급 쇼크에 대해서는 원유뿐 아니라 전방위적 비용 상승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는 데 주목했다. 당시에는 엔화 가치 하락으로 수입 물가가 상승해 충격이 더욱 컸다는 게 우에다 총재의 진단이다.
그는 "지금 우리는 다섯번째 오일 쇼크에 직면하고 있다"며 "공급 충격은 새로운 현상은 아니지만, 자주 발생하며 새로운 시야가 필요한지에 대해서 논의하기 위해 과거 경험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출처: 연합뉴스 사진 제공]
klkim@yna.co.kr
김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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