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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몸값 다시 쓰는 LTA…마이크론 3배 콜에 삼성·SK하이닉스도 주목

26.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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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S "LTA 이익 가시성 높인다"…한투 "LTA 최대 5년·비중 30%"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장기공급계약(LTA)이 메모리 반도체의 몸값을 다시 쓰고 있다.

미국 메모리업체 마이크론테크놀로지에 대한 글로벌 투자은행 UBS의 목표주가 3배 상향은 단순한 개별 기업의 주가 이벤트에 그치지 않는다.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장기 물량 확보 경쟁이 확산하면서 메모리 업체의 이익 안정성을 다시 평가해야 한다는 논리가 힘을 얻고 있다.

UBS는 마이크론에 앞서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에 대해서도 긍정적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이는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장기화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DR을 아우르는 메모리 전반의 공급계약 구조가 바뀌고 있다는 분석에 기인한다.

수원시 영통 삼성전자 본사 모습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마이크론 목표가 3배 상향…핵심은 'LTA 확산'

27일 반도체 업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UBS는 최근 마이크론 목표주가를 기존 535달러에서 1천625달러로 3배 이상 올리고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마이크론 주가는 간밤 뉴욕증시에서 19.3% 급등하며 시가총액 1조달러를 넘어섰다. HBM 공급 확대 기대와 AI 메모리 수요 증가가 주가를 끌어올렸지만, UBS가 주목한 핵심은 장기공급계약(LTA)의 확산이었다.

UBS는 메모리 섹터의 DDR 생산능력 중 최대 30%가 LTA에 따라 판매될 수 있다고 전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판매 단가는 현물 가격보다 낮을 수 있지만, 장기계약 비중이 커질수록 메모리 업체의 실적 변동성은 낮아지고 이익 가시성은 높아진다는 판단이다.

이는 메모리 업종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각 변화와 맞닿아 있다.

메모리 업체는 그동안 전형적인 사이클 산업으로 평가받아 왔다. 수요가 몰릴 때 가격과 이익이 급등하지만, 공급이 늘면 가격이 급락하는 구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높은 이익을 내는 구간에서도 주가수익비율(PER)은 낮게 적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장기화되면서 고객사들의 구매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엔비디아 등 AI 가속기 업체와 글로벌 빅테크들은 안정적인 메모리 물량 확보를 위해 장기계약을 선호하고 있다. 공급사 입장에서도 장기계약은 가격 급락 위험을 낮추고 투자 회수 가능성을 높이는 장치가 된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UBS, 삼성전자·SK하이닉스 전망에서도 LTA 주목

증권가에서는 LTA 확산을 메모리 업종 재평가의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UBS는 최근 마이크론 목표주가를 대폭 상향하기에 앞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서도 눈높이를 높였다. UBS는 지난 20일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27만5천원에서 40만원으로 상향했고, SK하이닉스 목표주가도 180만원에서 225만원으로 올렸다.

UBS는 SK하이닉스에 대해 일부 하이퍼스케일 고객과 개선된 LTA를 확정했으며, 통상 3년간 물량과 가격이 고정되고 이후 2년은 다소 유동적인 구조라고 분석했다. 대상 제품에는 DDR5와 낸드플래시가 포함되며, 수개월 내 전체 D램 비트 출하량의 약 25%, 낸드의 약 20%가 LTA로 고정될 것으로 추정했다. UBS는 이러한 장기계약이 SK하이닉스의 잉여현금흐름(FCF) 가시성을 높일 것으로 봤다.

다만 UBS는 SK하이닉스 주가가 이미 크게 오른 만큼 삼성전자로 최선호 종목을 옮겼다. SK하이닉스가 올해 들어 삼성전자 보통주를 37%포인트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했고, 밸류에이션도 재평가됐다는 이유에서다. UBS는 SK하이닉스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면서도 아시아태평양(APAC) 핵심 추천주 목록에서는 제외하고, 삼성전자를 새로 편입했다.

SK하이닉스 이천 본사 모습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한투 "삼성 2건·SK하이닉스 4건 LTA"…최대 5년 계약

국내 증권가도 LTA 확대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가 하이퍼스케일러 1개 고객사와 계약 체결을 완료하고, 추가로 1개 고객사와는 체결이 임박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하이퍼스케일러 4개 업체와 LTA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파악되며, 이들 업체의 매출 비중은 25~30%로 추정했다. 계약 기간은 3~5년으로, 과거 메모리 업황에서 보기 어려웠던 중장기 공급계약 구조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약 30%에 달하는 LTA 비중이 메모리 사이클의 구조를 바꾸기에 충분하다고 봤다.

과거 다운사이클에서 메모리 가격이 급락한 근본 원인은 공급사들이 높은 고정비 부담 아래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가격을 낮췄기 때문이다. 그러나 LTA가 확대되면 계약가격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어 공급사의 재무 체력이 유지되고, 단기 현금흐름 확보를 위해 저가 물량을 공격적으로 출하할 유인이 낮아진다.

특히 HBM 수요 확대로 메모리 공급이 구조적으로 부족해진 상황에서 LTA로 고정된 물량은 공급사의 협상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채 연구원은 LTA 물량이 확대될수록 비(非)LTA 고객을 대상으로 한 가격 하락도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번 변화가 특정 공급사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도 중요하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LTA 계약이 D램 3사뿐 아니라 키오시아, 샌디스크를 포함한 메모리 5개 공급사와 하이퍼스케일러 4개사 전반에서 추진되고 있다. 개별 기업의 가격 방어 수단을 넘어 메모리 산업 전체의 가격 하방 경직성을 높이는 변화라는 얘기다.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전영현도 주총서 LTA 언급…기업들, 메모리 전략 변화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장기계약은 중요한 전략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올해 주주총회에서 주요 고객사들과 3년 또는 5년 단위의 장기공급계약을 논의하고 있다는 취지로 설명한 바 있다.

이는 삼성전자가 HBM 경쟁력 회복뿐 아니라 범용 D램과 서버용 메모리에서도 고객 기반을 장기로 묶으려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AI 수요가 단기 유행이 아니라 장기 투자 사이클로 자리 잡을 경우, 고객사 입장에서는 메모리 물량 확보가 인프라 투자 리스크 관리의 핵심이 된다.

삼성전자에는 LTA 확대가 특히 중요하다. HBM에서는 SK하이닉스가 선두지만, 삼성전자는 범용 D램과 낸드, 파운드리, 패키징까지 아우르는 종합 반도체 역량을 갖고 있다. 고객사와의 장기계약이 확대될수록 이 같은 포트폴리오 경쟁력이 부각될 수 있다.

결국 이번 UBS의 마이크론 목표가 3배 상향은 메모리 산업의 평가 방식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과거 메모리 업황은 가격 반등과 하락 사이클에 따라 움직였다. 그러나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장기화되면서 고객사는 안정적인 공급을 원하고, 공급사는 장기계약을 통해 가격 변동성을 줄이려 하고 있다.

결국 LTA 확산은 메모리 산업의 실적 변동성을 낮추고, 중장기적으로 메모리 반도체주에 적용돼 온 사이클 디스카운트를 완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증권사들이 LTA를 메모리 기업의 멀티플 리레이팅 요인으로 보는 이유다.

ysyoon@yna.co.kr

윤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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