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8일 서울 채권시장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소화하며 변동성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단일 요인으로 본다면 금통위는 다소 강세 재료로 판단한다. 이번 회의에서 시장이 선반영한 서너 차례 인상 횟수를 정당화하는 논거를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또 한은은 공격적이기보다는 점진적 메시지를 통해 시장과 소통할 가능성이 크다. 신현송 한은 총재의 첫 금통위라는 점도 고려할 요인이다. 한은은 이번 회의 외에도 내달 12일 창립기념사 등 채권시장과 소통할 기회가 많다.
글로벌 금리가 급등하고, 채권시장 불안 우려가 큰 상황에서 상당한 위험을 지면서 가파른 인상 신호를 줄 정도로 상황이 급하지도 않은 것으로 보인다.
최초 금리 인상이 올해 7월 이뤄진다면 실기 논란도 피할 수 있어 보인다. 간밤 중동 사태 헤드라인이 시사하듯이 낙관론이 유지되고 있지만, 불확실성도 상당한 상황이다.
중동 지정학적 위험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가파른 긴축을 시사할 경우 시장이 예상하는 인상 횟수와 폭은 급속도로 확대할 위험이 있다.
인플레이션 대응에 단호한 의지를 피력하고, 첫인상 시점을 종전 예상보다 앞당기는 것이 시간과 싸움에서 유리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물가 목표제와 이에 따른 기대인플레이션도 잘 안착해 있는 상황이다.
국제통화기금은 최근 공개한 워킹페이퍼 '하나의 글로벌 충격, 다양했던 인플레 경로: 코로나 이후 인플레 격차(One Global Shock, Many Inflation Paths: Explaining Post-COVID Inflation Divergence)'에서 인플레가 공급 충격에 의해 발생했지만, 인플레 관리에 대한 신뢰도와 에너지 가격 변동에 대한 노출 정도에 따라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공급측 충격을 얼마나 흡수할 수 있었는지와 기대 인플레를 안정적으로 고정했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졌다는 것이다. 이날 한은의 소통에서도 기대 인플레 안착을 위한 대응 의지를 강조하면서도 속도와 폭에 대해서는 신중한 기조가 확인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인상 속도와 관련해서는 전일 뉴질랜드 중앙은행의 소통 방식도 눈길을 끈다.
RBNZ는 지난 2월 전망보다 금리 인상 폭이 크고 빨라질 것이라며 "속도는 임금 물가 상호작용의 지속성과 약한 경제 성장세가 중기 인플레 압력에 미치는 상대적 정도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The pace of OCR increases will depend on the relative influence of persistent wage- and price-setting behaviour versus weaker economic activity on medium-term inflation pressures)"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경제 성장세가 견조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지만 공급 인플레의 전이 효과와 임금 추이 등을 지켜보면서 속도와 폭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장 막판 나오는 국고채 발행계획도 시장이 기댈만한 풋옵션이다. 발행 규모 축소와 비중 조정은 알려진 재료지만, 심리적으로 위안이 된다. 국고채 발행계획은 예정대로 이날 발표된다.
다만 전일 장 막판 채권시장의 흐름은 취약한 참가자들의 심리를 잘 드러낸다.
뚜렷한 근거 없는 매파적 소문에 시장은 크게 흔들렸다. 그 소문이 직접적 요인인지 판단도 쉽지 않다. 다만 금통위를 하루 앞두고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졌다는 사실은 맞아 보인다.
신현송 총재에 대한 시장의 두려움이 상당한 것 같다는 해석도 나온다. 국제결제은행(BIS)에서 일할 당시 매파적 발언이 시장에서 지속해서 회자하면서다.
다만 조사 연구 업무 중심이던 당시와 최고 통화정책 당국자인 현재의 무게감은 다르다. 말 한마디에 상당한 무게가 실리고, 정책 기대가 확 바뀌는 점을 고려하면 조심스러운 기조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과거 한은 총재들이 데뷔 무대에서 말실수한 경우가 꽤 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시장 참가자들도 단어 하나에 과도하게 반응하기보다는 의미를 다시 한번 짚어보면 좋을 듯하다. 신현송 총재와 채권시장은 서로 익숙해질 시간이 필요하다. (경제부 시장팀 차장)
연합인포맥스
hwroh3@yna.co.kr
노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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