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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구의 프리킥스] 투자손익 딜레마

26.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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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빛 좋은 개살구'

올해 1분기 국내 보험사들의 실적 성적표를 함축하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본업인 보험손익에서 번 돈은 줄었는데, 투자로 거둔 이익이 '효자' 노릇을 하며 겉으로 보이는 실적을 방어해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보험사들의 당기순이익은 4조4천81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5% 늘었다. 생명보험사가 4.06% 증가했고, 손해보험사는 12.3% 감소했다.

특히 대형 생보사의 투자손익이 개선되면서 순이익 성장을 기록했다. 예컨대 삼성생명의 투자손익은 전년 대비 125.5% 급증한 1조2천729억원으로 보험손익 2천565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즉시연금 소송 승소에 따른 4천억원 규모의 환입금과 삼성전자 배당금 2천852억원, 잠실빌딩 처분이익 993억원 등 일회성 수혜를 봤다.

한화생명도 배당수익과 평가이익 증가에 힘입어 전년 동기보다 10배가량 늘어난 2천176억원의 투자손익을 거뒀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1분기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면 보험사들의 성장세가 둔화한 것으로 분석했다.

지속 가능한 성장이라 부를 수 없는 이유다. 오히려 보험업계가 마주한 깊은 고민, 즉 '투자손익의 딜레마'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단면이다. 기초체력은 조금씩 나빠지는데 외부 요인으로 잠시 거둔 반사이익에 가깝기 때문이다.

보험사 업의 특성상 투자로 대박을 노리기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보험사는 장기 보험부채에 맞춰 자산을 운용해야 하는 만큼 자산의 상당 부분을 안전 자산인 채권에 묶어 두고 있다.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다가 자칫 손실이라도 나면 보험금 지급 능력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다만, 채권 비중이 높아 환율과 금리 변화에 투자손익이 영향을 받는다. 올해 1분기 금리상승에 따른 채권평가손실 등으로 손보사들의 투자손익이 2천294억원 감소했다.

그렇다고 증시 호황에 편승해 주식 투자 비중을 확대하는 것은 모래성을 쌓는 '악수'일 수 있다.

사석에서 만난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는 주식 비중을 늘리자는 자산운용담당 임원의 제안을 거절했다고 한다. 보험사가 투자손익으로 수익을 보는 것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봤기 때문이다. 과거 그린손해보험이 공격적인 투자로 회사가 망가진 사례도 있다.

인구 정체와 고령화로 보험 수요 자체가 줄어드는 위기 속에서 보험사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결국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혁신적인 상품 개발 및 합리적 계리가정으로 보험손익을 관리하는 동시에, 생산적 금융 등 변동성을 낮추고 안정적인 고정 수익을 가져다줄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사활을 걸어야 할 때다.

금융당국도 장기 투자자인 보험사의 위험계수를 완화해 생산적 금융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생산적 금융을 위한 건전성 규제 개선을 위한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 개정을 사전 예고했다.

당국의 규제 완화라는 마중물이 준비된 만큼, 보험손익 회복과 함께 생산적 금융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금융부 이윤구 기자)

보험업계 먹구름 (PG)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yglee2@yna.co.kr

이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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