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금융감독원이 우리금융지주의 동양생명보험 완전 자회사화를 위한 포괄적 주식교환 증권신고서를 '주주 충실의무 미흡'을 이유로 반려하자 우리금융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
포괄적 주식교환을 추진한 다른 회사들의 증권신고서가 줄줄이 퇴짜 맞은 것을 보고 선제적으로 상당히 공을 들였음에도 보완을 요구받은 진짜 이유가 숨어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 안팎에선 현재 진행형인 동양생명 반발 주주 달래기가 핵심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우리금융이 제출한 포괄적 주식교환 증권신고서에 정정 명령을 부과해 돌려보냈다.
법무부 가이드라인 상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주식교환이 우리금융의 신주 발행과 동양생명 상장 폐지 등 양사 주주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왔고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전 과정을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보완하라는 취지다.
금감원 관계자는 "그동안 지속해 강조해온 주주 충실의무가 정정 명령의 베이스가 됐다"며 "일반 주주들의 민원이라든지 주주 간담회 때 문제 삼은 내용 등에 대한 설명이 미흡하니 이를 좀 더 자세히 보완하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세 차례 상법을 개정하며 강조해온 일반주주 권익 보호와 이사회 책임 강화 기조가 금감원의 까다로운 심사로 이어져 우리금융의 주식교환에 제동을 건 것이다.
금감원의 지적 사항은 법무부 가이드라인에 기반을 둔 만큼 앞서 정정 요구를 받은 다른 기업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문제는 이 같은 내용이 기존에 제출했던 신고서에 대부분 들어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단골 지적 포인트였던 특별위원회의 실질성과 관련해 우리금융은 단순히 위원회를 어떻게 꾸렸고 몇 번 활동했는지를 넘어, 회차별 의안과 주요 논의 내용, 이사회 보고 사항 등을 상세히 서술했다.
일반주주들의 정보 비대칭성 해소를 위해 이달 초 오프라인으로 개최한 주주간담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사전 공고 방식부터 참석 임원 및 참석 주주 수, 주주들의 질의 내용과 회사 측의 답변, 추후 소통 방안 안내 등에 대해 빠짐없이 적었다.
이번 주식교환이 법적 요건에 맞춰 산정된 교환가액과 교환비율 등 거래조건의 공정성을 충족할 뿐 아니라 주주와의 소통 등 절차적 투명성도 확보했다는 점을 강조하는 데 초점을 둔 결과다. 금감원이 이사회의 결정이 주주 이익에 부합하고 주주 간 이해 상충을 야기하지 않는지 관심을 갖고 살피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첫 신고서에 방대한 양의 정보를 담았던 터라 신고서를 보완하더라도 추가할 내용이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역시 내부적으로 신고서에 중대 결함이 있진 않다고 보는 분위기다.
이에 주식교환 비율 등에 불만을 품은 동양생명 주주 달래기가 금감원의 문턱을 넘을 '핵심 키'로 부상하고 있다. 회사가 주주간담회까지 열어 설명에 나섰으나 여전히 불만이 큰 상황이다.
최근 동양생명 소액주주들은 금감원에 지속적으로 민원을 넣은 데 이어 우리금융과 동양생명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며 소송비용 약 1천만원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주권익 보호가 무엇보다 중요해진 상황에서 금감원이 이들의 목소리를 모른 척하고 승인 도장을 찍어주긴 현실적으로 어려울 거란 분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을 말할 순 없지만 일반주주의 민원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이들이 주장하는 내용에 대해 소통 차원에서 자세히 설명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금감원이 정정 명령한 내용을 증권신고서에 충실히 반영해 다시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sjyoo@yna.co.kr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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