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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임박…휴온스 합병 '3%룰' 선도입 주목

26.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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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한국거래소가 자회사 중복상장 시 모회사 주주 보호를 위한 가이드라인 발표를 앞둔 가운데, 자회사 합병을 추진 중인 휴온스그룹의 행보가 자본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자회사의 합병 찬반 투표에 모회사 주주의 의견을 직접 묻는 데다, 지배주주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이른바 '3% 룰' 적용까지 검토하면서다.

당국이 고심 중인 중복상장 주주동의 절차의 선례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규제의 실효성을 가를 '합산 3%룰' 적용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조만간 자회사 중복상장 관련 상장규정 가이드라인을 공개할 예정이다. 알짜 자회사가 분리 상장할 때 껍데기만 남게 되는 모회사 일반 주주의 동의를 의무화하는 방안이 골자다. 그간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범으로 꼽혀온 '쪼개기 상장'의 폐해를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거래소는 주주 동의를 얻는 절차를 두고 소수주주 다수결(MoM), 특별결의, 3% 룰 등 다양한 방식을 저울질해왔다. 이 중 상법에 이미 존재해 법적 정당성을 갖춘 3% 룰을 준용하는 방안이 유력한 대안으로 검토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기류 속에서 3% 룰 카드를 먼저 꺼내 든 휴온스그룹의 행보가 선례가 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당초 휴온스그룹은 금융당국의 중복상장 금지 기조로 알짜 자회사인 휴온스랩의 단독 상장이 막히자, 이를 모회사가 아닌 상장 계열사 휴온스에 흡수합병시키는 사실상의 우회상장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러나 모회사 주주들의 의견 수렴 절차 없이 이를 강행하려다 '부의 이전'이라는 소액주주들의 강한 저항에 부딪혔다.

실제로 이번 거래는 지배주주와 소수주주 간 이해상충 소지를 안고 있다. 피합병법인인 휴온스랩은 지주사인 휴온스글로벌과 재무적 투자자(FI)가 자금을 대 키워온 핵심 자회사다. 반면 합병 주체인 사업회사 휴온스는 휴온스랩 지분이 전무하다. 합병이 강행되면 지주사 주주들이 누려야 할 자회사의 결실이 휴온스 주주와 오너 일가에게 고스란히 이전되는 구조다.

특히 오너 일가가 합병 당사자인 3개사(휴온스글로벌·휴온스·휴온스랩)의 이사회를 모두 장악하고 있어, 양쪽 협상 테이블에 동시에 앉아 공정한 거래 조건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컸다. 지주사의 가치를 억눌러 향후 상속세 부담을 줄이고, 승계 지렛대가 될 사업회사의 가치를 띄우려 한다는 시장의 의구심이 제기된 배경이다.

이같은 구조에 반발한 소액주주 연대가 12%에 달하는 지분을 결집해 전방위적 실력 행사에 나서자 기류가 바뀌었다. 합병 강행으로 수세에 몰린 휴온스글로벌은 결국 외부 전문가가 포함된 특별위원회의 권고를 수용해 백기를 들었다.

특별위원회는 모회사 주주에게 직접 찬반 의사를 묻는 임시주총 소집과 함께, 지배주주의 이해상충을 방지하기 위해 감사위원회 선임·해임 안건처럼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제한할 것을 제안했다. 휴온스글로벌 이사회는 이를 수용해 오는 7월 3일 임시주총을 열기로 했다.

주주 반발에 떠밀려 나온 대책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본래 감사 선임 시에만 강제되는 지배구조 규제를 '합병 결의'에 자발적으로 끌고 왔다는 점 자체는 이례적인 행보로 풀이된다.

다만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휴온스의 이번 실험이 실질적인 주주 보호 장치로 작동하고 거래소 가이드라인의 선행 모델이 되려면 '합산' 규제 여부가 핵심이라고 지적한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휴온스글로벌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총 57.14%다. 윤성태 회장(42.76%)을 필두로 장남 윤인상 부사장(4.62%), 친인척 김경아(3.39%)·윤연상(3.01%)·윤희상(2.72%) 씨 등 오너 일가 다수에게 지분이 쪼개져 있는 구조다.

만약 휴온스 측이 이번 임시주총에서 '개별 3% 룰'을 적용한다면 오너 일가는 의결권을 상당 부분 방어할 수 있다. 3%를 초과하는 윤 회장, 윤 부사장, 김경아, 윤연상 씨의 지분이 각각 3%로 깎이더라도 지분을 모두 더하면 약 15.36%의 의결권을 온전히 행사할 수 있다.

이 경우 12%를 결집한 소액주주 연대와 표 대결을 벌이더라도 오너가가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사실상 규제가 힘을 잃는 셈이다.

반면 '합산 3% 룰'을 엄격하게 적용할 경우 상황은 최대주주 본인과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모두 합쳐 총 3%까지만 의결권이 인정된다. 오너 일가 57.14%의 표가 단 3%로 묶이는 것이다.

실제로 국회는 이러한 개별 적용의 맹점을 막고자, 지난해 7월 상법 개정을 통해 자산 2조 원 이상 상장사의 모든 감사위원 선임 시 '합산 3% 룰'을 전면 적용하도록 규제를 대폭 강화했다. 합산 규제가 이미 자본시장의 흐름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해상충 거래에 있어서 MoM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이를 도입하지 않는다면 합산 3% 룰이 가장 낫다"며 "합산 3%로 의결권이 제한되면 지배주주가 이해상충 거래에서 제멋대로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휴온스 측은 "개별 3%가 아닌, 특수관계인까지 합산해 3%로 의결권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휴온스

[휴온스 제공]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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