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9일 서울 채권시장은 미국과 이란 간 협상 기대와 내달 국고채 발행계획을 소화하며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한은이 가파른 긴축 신호를 보냈지만, 최근 주요국 금리 급등을 초래한 장본인인 중동 상황이 개선되면서 완화 기대가 커지는 셈이다.
미국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미국과 이란의 협상단이 휴전을 60일 연장하고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협상 개시를 골자로 하는 MOU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MOU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승인만 남겨둔 상태로 전해졌다.
기대했다가 실망하는 그간 관성 때문인지 금융시장 반응이 생각보다 차분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핵 협상을 거쳐 종전까지 가려면 상당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전일 미국 PCE 물가 지표가 발표됐지만, 워낙 중동 사태가 향후 추이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은 크게 쏠리지 않았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4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달 대비 0.4% 오르며 시장 전망치(0.5%)를 밑돌았다.
다만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선호하는 지표인 절사평균(TRIMMED mean) PCE로 봐도 물가 목표와 간극이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절사평균 PCE는 1개월치를 토대로 연율로 환산할 때 2.5%를 나타냈다.
절사평균 PCE는 근원 PCE보다 기조적 흐름을 예측하는 데 유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근원 PCE는 2014년 이후 두 차례 급락하고 이를 되돌린 적이 있는데, 절사평균 PCE는 이 움직임이 일시적이라 예측했다.
개장 전 나오는 4월 산업활동동향 지표도 주시할 부분이다. 1분기 깜짝 성장과 이를 토대로 올해 성장 전망에 대한 눈높이가 크게 상향된 상황에서 지표가 이를 뒷받침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댈러스 연방준비준비은행
◇ 상견례보다는 인플레 전쟁 '출사표'…기회를 어디서 찾을까
첫 금통위 기류에 대한 예측은 틀렸다. 앞서 생활물가 관련 기획 기사 등을 통해 7월 인상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언급했지만, 첫 회의라 소통이 부드러울 것이라는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지난 11일 오전 8시28분 송고한 '[생활물가와 통화정책] "발 등에 불"…7월 첫 금리 인상 전망' 기사 참조)
채권시장과 '상견례'라는 표현보다는 신현송 총재가 인플레 전쟁의 '출사표'를 던지는 자리로 보는 해석이 적절했다.
정책 당국자가 지는 위험을 최소화하는 것보다는 인플레 대응 의지를 강하게 전달하고 파급 효과를 내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금통위 회의에서 소수의견이 분출할 정도로 데이터가 명확했던 점도 하나의 요인이다.
종전 물가와 성장 등 경제 펀더멘털 요인에다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 등 금융 불안 요인이 커진 점이 추가 재료로 작용했을 수 있다.
한은의 의지가 강하게 시장에 전달되면서 커브가 플래트닝된 점이 눈길을 끈다. 통화 긴축의 속도가 시장 예상보다 뒤처지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 힘이 실리면서 중단기 금리가 치솟은 데 따른 영향이다.
경제에 대한 한은 전망을 토대로 한다면 한은의 적절한 대응을 전제로 물가는 올해 하반기에 정점을 찍을 것이고, 이쯤 되면 추가 긴축 주장은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
그 시점 대략 두 차례 인상이 이뤄졌다고 보면 기준금리가 다소 긴축적인 구간에 들어선 상황에서 인플레가 둔화하는 조짐을 보일 것이라는 전제에서다. 통화정책의 파급 시차를 고려할 때 그간 통화 긴축 효과를 살펴봐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릴 수 있다.
성장 경로로 보면 한은은 올해 3분기에 성장률이 전기 대비 0%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두 차례 기준금리가 인상된 후 3분기 지표 둔화를 확인한다면 이 주장은 더 설득력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
당장 두 차례 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인 상황에서 전략을 두고 고민이 깊어지는 지점이다. 오르막길을 전제로 하더라도 언제 사고팔고, 무엇을 담을지 판단이 복잡해지는 셈이다. 다만 초반 금리인상기에 지표에 따라 빅스텝(50bp 인상) 및 백투백(연속 인상) 가능성이 커질 가능성은 위험 요인이다.
3.25%에 찍힌 두 개의 점은 인플레와 싸움에서 뒤처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신호로 볼 여지가 있다. 다만 이번 인상 소수의견을 냈던 위원들이 찍은 점이라면 이미 효력을 상실했다고 봐야 한다는 일부 시장 참가자들의 평가도 타당해 보인다.
◇ 20조 원군에다 WGBI까지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엄청난 규모의 델타 축소가 예정된 점이다.
전일 재경부는 내달 30년물 발행 규모를 2조원이나 줄였다. 그간 30년물 입찰을 앞두고 국채선물 헤지 등을 통해 매도 주문이 쏟아지면서 시장에 약세 압력이 커지는 경향이 관찰됐다. 델타 부담에 변동성이 확대되고, 특히 입찰 전일 미 국채 금리가 급등할 경우에는 충격이 급속도로 확대되기도 했다.
이러한 모습은 앞으로 약화할 것으로 보인다. 대략 머니 듀레이션 기준으로 보면 30년물 2조원 축소는 3년물을 20조원 줄인 것과 맞먹는다.
일부에서 '조삼모사'라는 비판이 나오지만, 과거 연간 발행 한도를 다 채워 발행하지 않았던 사실도 유념할 부분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달 줄이면 이후 반드시 늘리게 돼 있다는 전제에 대해 일정 부분 할인율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세계국채지수(WGBI)라는 든든한 원군도 대기하고 있다. 정해진 시간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그간 패턴을 이달에도 다시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입찰 사이클상으로 30년물을 앞둔 시점이지만 확실히 이전보다는 무겁지 않고, 시장에 작지 않은 파장을 미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경제부 시장팀 차장)
재경부
hwroh3@yna.co.kr
노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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