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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가 달라졌어요①] AI 밸류체인 확장 맞춰 그룹 주요계열사 주가 급등

26.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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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없는 AI그룹 인식 벗고 피지컬 AI 밸류체인 수혜주 재평가

[※편집자주 : 인공지능(AI) 랠리에서 한동안 비켜 서 있던 LG그룹이 5월 들어 시장의 재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나 그래픽처리장치(GPU) 같은 AI 핵심 부품은 없지만, AI 데이터센터 냉각과 로봇, 센싱, 기업용 AI 플랫폼,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AI가 현실 세계로 확장되는 과정에서 필요한 사업 포트폴리오가 부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연합인포맥스는 'LG가 달라졌어요' 시리즈를 통해 이 같은 변화가 일시적 테마인지, 지속 가능한 재평가의 출발점인지 3회에 걸쳐 짚어봅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인공지능(AI) 랠리에서 한동안 비켜 서 있던 LG그룹주가 뒤늦게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램을 앞세워 AI 반도체 사이클의 중심에 섰다면, LG는 그간 AI 직접 수혜주로 분류되기 어려웠다. 그룹 내에 메모리 반도체나 그래픽처리장치(GPU) 같은 AI 핵심 부품을 가진 계열사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시장의 해석은 달라지고 있다. AI 투자가 반도체와 데이터센터를 넘어 로봇, 전장, 센싱, 냉각, 에너지저장장치(ESS), 기업용 AI 전환(AX) 플랫폼으로 번지면서 LG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새롭게 조명되기 시작했다.

AI가 서버 안에 머무는 단계를 넘어 현실 세계에서 움직이는 '피지컬 AI'로 확장될수록 LG전자[066570], LG이노텍[011070], LG씨엔에스[064400], LG에너지솔루션[373220] 등 주요 계열사의 역할이 커질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된 것이다.

주총에서 로봇 사업방향 발표하는 류재철 LG전자 신임 CEO 사장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올해 AI 랠리서 한동안 소외…4월말부터 달라진 분위기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LG그룹은 AI 투자 열풍의 주변부에 있었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AI 랠리의 초기 수혜는 명확했다. 엔비디아를 정점으로 GPU, HBM, 첨단 패키징, 서버용 D램, 기판, 냉각 인프라로 자금이 이동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표주였고, 반도체 장비·기판주가 뒤따랐다.

반면 LG는 가전, 디스플레이, 배터리, 전장, 통신, IT서비스에 강점을 가진 그룹이다. AI 반도체 밸류체인의 최상단에 직접 걸려 있지 않다 보니 시장에서는 'LG는 AI 수혜에서 멀다'는 인식이 강했다.

실제 4월 말까지만 해도 LG전자는 연초 이후 53% 오르며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 57%를 밑돌았다. 그나마 AI 기판 열풍에 동참했던 LG이노텍은 111% 상승했지만, LG디스플레이는 2%, LG씨엔에스는 5%, LG유플러스는 7%, LG화학은 17%, LG에너지솔루션은 21%, 지주사 LG는 22% 오르는 데 그쳤다.

분위기가 바뀐 것은 4월 말부터다.

지난 4월 28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딸인 매디슨 황이 LG전자를 방문해 류재철 LG전자 사장과 만났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LG전자 주가는 장중 10% 이상 급등했다.

앞서 1분기 실적 발표와 주주총회에서 류 사장이 로봇 시장 확장 가능성을 언급한 데 이어, 엔비디아와의 협력 가능성까지 더해지며 LG전자가 피지컬 AI 밸류체인에 편입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진 것이다.

5월 12일에는 증권가의 재평가가 본격화했다. 유진투자증권은 LG전자에 대해 본업의 이익 방어력에 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과 로봇 사업 확장성을 더해 평가해야 한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13만2천원에서 19만5천원으로 47.7% 상향했다.

보고서는 가전·전장·AI 데이터센터·로봇으로 이어지는 사업 포트폴리오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봤다. 북미 빅테크 업체향 AI 데이터센터 칠러 품질 테스트가 막바지 단계에 있고, 로봇 액추에이터를 중심으로 창원에 파일럿 라인을 구축 중이라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당일 LG전자 주가는 장중 24% 이상 올랐으며 18% 상승 마감했다.

LG CNS RX 미디어데이서 로봇들이 자율협업하는 모습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피지컬 AI가 바꾼 평가 기준…관련주 재평가

변곡점은 피지컬 AI다. 피지컬 AI는 AI가 텍스트나 이미지 생성에 그치지 않고 로봇, 자동차, 공장, 물류, 가전 등 물리적 환경에서 인지·판단·행동하는 기술을 뜻한다. 이 영역에서는 GPU나 HBM만으로는 완성되지 않는다. 센서, 카메라, 액추에이터, 배터리, 통신, 냉각, 클라우드, 데이터 플랫폼, 현장 통합 역량이 함께 필요하다.

이 지점에서 LG의 포트폴리오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LG전자는 가전과 로봇, 전장, 냉난방공조(HVAC), 스마트홈을 갖고 있다. AI 데이터센터가 늘어날수록 전력과 냉각 수요가 커지고, 이는 칠러와 냉각수분배장치(CDU) 등 공조·냉각 솔루션을 보유한 기업에 기회가 된다.

LG이노텍도 기존의 애플 부품주 이미지를 벗고 있다. 카메라모듈과 광학 기술은 자율주행, 로봇, 드론, 산업용 AI 기기로 확장될 수 있다. 여기에 AI 서버용 FC-BGA 기대가 더해졌다. 증권가에서는 LG이노텍의 기판 사업이 주요 고객사와의 장기공급계약(LTA) 확대와 AI 서버향 FC-BGA 공급망 진입 가능성을 바탕으로 구조적 성장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씨엔에스는 기업들이 AI를 실제 업무에 적용하도록 돕는 회사로 재평가받고 있다. 제조, 물류, 금융, 공공기관이 AI를 쓰려면 기존 업무 시스템과 데이터, 클라우드를 AI와 연결해야 하는데, LG씨엔에스가 이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증권가가 최근 목표주가를 올리는 것도 AI 클라우드 성장과 '에이전틱웍스' 같은 기업용 AI 솔루션의 매출 확대 가능성을 반영한 결과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직접적인 피지컬 AI 수혜주라기보다 전력 인프라 축에 가깝다. 로봇과 스마트팩토리, AI 데이터센터가 늘어날수록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저장 수요가 커지고, ESS는 이를 뒷받침하는 핵심 장치가 된다.

서울대서 강연하는 매디슨 황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5월 한 달 만에 달라진 주가 지도

5월 들어 주가 지도는 확연히 달라졌다.

LG전자는 5월 한 달간 116% 올랐고, LG이노텍은 146%, LG 씨엔에스는 71%, 지주사 LG는 49%, LG디스플레이는 29% 상승했다. 반면 LG화학,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LG에너지솔루션 등은 같은 흐름에 동참하지 못했다.

랠리의 정점은 지난 29일이었다. 젠슨 황 CEO가 다음 주 한국을 방문해 LG그룹과 만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LG전자와 LG씨엔에스는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LG이노텍은 28.57%, 지주사 LG는 26.60% 급등했다. 로보스타도 21% 올랐고, LG디스플레이와 LG유플러스도 각각 12%, 7% 상승했다.

연초 이후로 보면 차이는 더 뚜렷하다. LG전자는 219%, LG이노텍은 437%, LG씨엔에스는 83% 올랐다. LG디스플레이도 34% 상승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21%, LG화학은 8% 상승에 그쳤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미국으로의 대규모 ESS 수주 소식에 5월 28일 하루에만 15% 이상 올라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다.

시장이 LG그룹 전체를 무차별적으로 사들인 것이 아니라, 피지컬 AI와 직접 연결되는 계열사를 중심으로 선별적으로 재평가를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최근 급등에는 기대가 상당 부분 선반영돼 있다.

LG전자의 데이터센터 냉각 사업은 실제 빅테크 수주와 매출 전환 여부가 중요하다. 로봇 액추에이터와 홈로봇 역시 양산, 가격 경쟁력, 외부 고객 확보가 관건이다. LG이노텍은 AI 서버용 FC-BGA 공급망 진입 기대가 실제 계약과 증설로 이어져야 한다. LG씨엔에스도 에이전틱웍스가 단순 구축 프로젝트를 넘어 반복 가능한 플랫폼 매출로 확장될지가 핵심이다.

그럼에도 시장이 LG를 다시 보는 이유는 분명하다. AI 랠리의 1막이 반도체였다면, 2막은 AI가 현실 세계로 확장되는 과정일 수 있기 때문이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ysyoon@yna.co.kr

윤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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