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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한이임 기자 = 아파트 단지 내 공공보행통로를 둘러싸고 사유재산권과 도시공공성 간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이 통로는 아파트 재건축 인허가 과정에서 용적률 상향 등의 인센티브를 받는 대가로 입주민 외 일반 시민도 통행할 수 있도록 지정한 길이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공보행통로는 단지 내 보안과 소음, 시설 파손 등의 문제가 반복되면서 입주민과 지방자치단체, 인근 주민 간의 마찰이 이어지는 추세다.
강동구 상일동 고덕 아르테온이 대표적 사례다. 이 단지는 지난해 말 외부인의 단지 내 통행과 시설 이용을 제한하는 공문을 인근 아파트에 발송했다.
인근 단지 청소년들이 지하주차장에서 소화기를 난사하는 등 안전사고가 반복되자 주민들이 집단 대응에 나선 결과다.
단지 내에는 "이 보행로는 기부채납지가 아닌 아르테온이 소유한 사유지입니다"라는 플래카드가 걸렸고, 한때 펜스 설치가 공공보행로를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두고 갈등이 격화되기도 했다.
다만 최종적으로 공공보행로는 막지 않는 방향으로 정리됐다.
이 같은 사유재산권과 도시공공성 사이의 갈등은 강남권 대단지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는 재건축 인허가 과정에서 서울시의 '특별건축구역' 특례를 적용받은 단지다. 원베일리는 공공보행통로와 커뮤니티 시설을 외부에 개방하는 조건으로 인동거리 완화 등의 특례를 적용받았다.
그러나 단지는 최근 외곽 보안문 설치를 시도하면서 서초구청과 갈등을 빚었다.
이처럼 공공보행통로 분쟁이 끊이지 않는 배경에는 완공 이후 관리 주체가 바뀌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틈새를 메울 제도적 장치가 그동안 미비했기 때문이라는 전문가의 지적이 따른다.
김예림 법무법인 심목 대표변호사는 "재건축을 추진할 때는 조합이 공공보행통로나 기부채납 시설을 관리할 의무를 갖고 있으나, 아파트 완공 후 입주자대표회의로 해당 의무가 승계되지 않던 문제가 있었다"며 "관리 및 개방 의무의 승계 기준이 정립되지 않아 단지별로 중구난방식으로 운영되어 온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이어 "이 같은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최근에는 재건축 인허가 단계부터 입대위가 관리 의무를 승계하도록 조례에 명시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자체들도 비용 지원 등을 통한 상생책 마련에 나서는 분위기다.
강동구청은 지난달 서울시 자치구 중 최초로 공공보행통로를 외부에 개방하는 단지에 관리 비용을 지원하는 조례를 마련했다. 외부인 통행으로 발생하는 각종 유지·보수 비용을 공공이 분담해 지역 사회 갈등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아파트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공공 인센티브를 활용한 만큼 사회적 책임을 이행해야 한다는 지적과, 주민들의 사유지 관리 부담을 완화해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는 가운데 강동구의 이번 비용 지원 정책이 갈등의 실마리가 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yyhan@yna.co.kr
한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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