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현대자동차[005380]의 간판 준대형 세단 '더 뉴 그랜저'가 한층 진화한 상품성으로 시장 공략에 나선다. 직접 타보니 기존의 안락한 이미지에 인공지능(AI) 기반의 지능형 서비스와 첨단 하드웨어를 결합해 오너 드리븐과 쇼퍼 드리븐을 모두 아우르는 전략이 주효할 것으로 평가된다.
[촬영: 이재헌 기자]
지난 28일 서울 강동구 고덕비즈밸리에서 강원 춘천시 남면까지 왕복 약 140㎞(킬로미터) 구간에서 더 뉴 그랜저 가솔린 2.5 캘리그래피 모델을 시승했다. 이번 시승은 고속도로의 직진 안정성과 국도의 선회 능력을 입체적으로 살필 수 있도록 구성됐다.
◇ '나만의 비서' 둔 듯한 운전석…고속 주행서 입증된 압도적 적막함
주행을 시작하자 가솔린 2.5 엔진 특유의 매끄러운 반응이 전달됐다. 시속 130㎞ 이상으로 순간 가속을 시도했을 때, 동력이 끊기지 않고 꾸준히 차체를 밀어 올리는 질감으로 세단의 묘미를 더한다.
압권은 정숙성(NVH)이다. 고속 주행 중 노면음이 일부 유입되는 듯해 창문을 내리자, 세차게 몰아치는 외부 풍절음과 대비되며 실내가 얼마나 적막했는지 체감할 수 있었다. 현대차는 이번 모델에 이중 접합 차음 유리와 최적화된 흡차음재를 적용해 최상위 모델에 걸맞은 고요함을 구현했다.
[출처: 현대자동차]
운전자에게는 '나만의 비서'가 생긴 기분을 선사한다. 새롭게 탑재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Pleous)'와 AI 비서 '글레오(Glere)'는 오너의 의도를 정교하게 읽어낸다. 단순히 온도 조절이나 창문을 여닫는 단발성 명령을 넘어, 앞선 대화의 맥락을 이해해 동승석 제어까지 수행한다. "운전석 창문 열어줘"라고 한 뒤 동승자가 "나도"라고 말하면 동승석 창문을 여는 식이다.
안정적인 주행 보조 시스템은 운전의 피로도를 획기적으로 줄여준다. 차선 인식 능력이 탁월한 자율주행 보조 기능은 굽이진 국도에서도 시종일관 안정적인 궤적을 유지했다.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19인치 휠까지 확대 적용된 전자 제어 서스펜션(ECS)과 신규 'HRS(Hydraulic Rebound Stopper) 스토퍼'가 방지턱 이후의 여진을 단정하게 잡아내며 세련된 모션을 완성했다. '더블 디컷' 스티어링 휠은 상단 시야를 넓혀 운전 중 정보 확인을 용이하게 돕는다.
[촬영: 이재헌 기자]
◇ KTX 닮은 2열 리클라이닝과 비전 루프로 '임원급' 예우
동승석과 뒷좌석으로 시선을 옮기면 '임원급' 예우가 선명해진다. 2열 리클라이닝 시트는 등받이만 뒤로 넘어가는 일반적인 방식과 달리, 엉덩이 시트가 앞으로 미끄러지며 각도를 조절하는 KTX 열차의 슬라이딩 방식을 채택했다. 이는 뒷좌석 승객의 헤드룸을 확보하면서도 안락한 휴식 자세를 제공한다. 동급 수입차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옵션이다.
광활한 레그룸은 그랜저만의 독보적인 강점이다. 여기에 2열 전동식 선셰이드가 적용돼 측면에서 들어오는 햇빛을 차단하고 승객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한다. 배우자와 아이들에게 찬사를 받을 만한 구성이다. 조수석에도 워크인 디바이스 등 편의 사양이 풍부해 모든 좌석에서 비즈니스 클래스급 경험을 선사한다.
[촬영: 이재헌 기자]
특히 '스마트 비전 루프'는 이번 모델의 백미다. PDLC(고분자 분산형 액정) 필름을 적용해 별도의 롤 블라인드 없이도 버튼 하나로 투명도를 조절할 수 있다. 시각적인 개방감을 극대화할 뿐만 아니라, 현대차의 내부 테스트 결과 기존 파노라마 루프의 블라인드를 닫은 상태와 동등한 수준의 냉감 성능을 확보했다. 여름철 직사광선 아래에서도 머리 부위의 열감을 효과적으로 억제한다.
현대차는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전환의 의지를 글레오 AI의 확장성에도 담았다. 현재는 안전과 법규 검토 단계로 인해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이나 헤드라이트 제어 등 일부 기능이 제한적이지만, 추후 무선 업데이트(OTA)를 통해 기능을 지속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촬영: 이재헌 기자]
더 뉴 그랜저는 모두를 만족시키는 최적의 타협점이자 정답이다. 성공한 개인의 데일리 카부터 기업의 임원용 차량까지 아우르는 범용성을 갖췄다. 다양한 내외장 구성으로 개인의 미적 취향을 맞추는 고민까지 즐겁다.
고급 수입차가 유독 잘 팔리는 한국에서 그랜저가 모든 소비자의 드림카는 아닐 수 있다. 그래도 직접 앉아보면 확실히 누구에게나 충분한 가치를 제공하는 대안 없는 선택지다.
jhlee2@yna.co.kr
이재헌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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