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학생 수·지방재정 연계 등 거론…교육계 반발 진통 예상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세종=연합인포맥스) 박준형 기자 = 학생 수는 줄고 있는데 교육교
부금은 역대 최대 규모로 불어나는 '세수 역설'이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논의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있다.
초중등 교육재정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만든 내국세 연동 방식이 학령인구 감소라는 구조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31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정부 안팎에서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산정 방식을 개편하기 위한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현행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내국세의 20.79%를 시·도 교육청에 자동 배분하는 구조다. 지난 1972년에 도입돼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학생 수가 많고 학교 시설 확충이 시급했던 시기에는 안정적으로 교육재정을 확보할 수 있는 장치로 기능했지만, 현시점에서는 상황이 달라졌다.
교부금 규모는 2015년 39조원에서 2025년 70조원 수준으로 10년 새 30조원 넘게 늘었다. 같은 기간 학생 수는 640만명에서 500만명으로 큰 폭으로 줄었다.
재정당국이 문제 삼는 건 교부금의 자동 팽창 구조다.
반도체 업황 호조나 기업 실적 개선 등으로 내국세가 크게 늘면 교육 수요와 무관하게 교부금도 기계적으로 증가한다.
학령인구 감소가 이미 구조적 흐름으로 굳어진 상황에서 교육교부금이 내국세 증가율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은 재정 배분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는 게 재정당국의 시각이다.
특히, 정부가 경기 대응과 미래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적극적인 재정 역할을 예고한 상황에서 현행 교부금 구조는 재정 운용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세수가 늘어도 중앙정부가 실제로 쓸 수 있는 재원은 제한되고, 필요한 사업 재원을 국채 발행으로 메워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 수출 효과로 국세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정작 정부가 쓸 수 있는 돈은 한정적"이라며 "교육교부금 개편은 더는 미루기 어려운 과제"라고 말했다.
개편 시나리오 중 하나로는 명목성장률을 활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명목성장률은 실질성장률에 물가 상승분을 더한 개념이다.
현행 내국세 연동 방식에서는 특정 산업 호황이나 기업 실적 개선으로 세수가 크게 늘면 교부금도 함께 불어난다.
반면, 명목성장률을 기준으로 삼으면 교육재정 증가 속도는 세수 증가율이 아니라 경제 전체의 성장 속도에 맞춰진다.
이 방식은 교육재정의 안정성을 흔들지 않으면서도 정부 재정을 더욱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절충안으로 거론된다.
물가 상승분을 반영해 인건비 등 비용 증가를 따라갈 수 있고, 실질 성장분도 반영되기 때문이다.
다만 명목성장률 연동은 경제 규모 변화를 반영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만큼, 학생 수 감소라는 수요 변화를 직접 담아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교부금 산식에 학령인구 변화를 함께 반영해 교육재정 증가 속도와 실제 수요 간 괴리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지난 2021년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왜 그리고 어떻게 고쳐야 하나' 보고서를 통해 경상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기준으로 교부금 총량을 늘리되, 학령인구 비중 변화를 함께 반영하는 방식의 개편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 밖에 초중등 교육 중심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사용 범위를 대학 등 고등교육까지 넓히고, 장기적으로는 지방교부세와 교육교부금을 통합하거나 연계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다만, 교육교부금 산정 방식이 실제로 바뀌기까지는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교육계 반발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교육계는 내국세 연동 방식이 초중등 교육재정의 안정성을 담보하는 장치라고 보고 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이러한 논의에 대해 "학생 수가 감소하기 때문에 교육 예산이 줄어야 한다는 주장은 본질적으로 동의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최 장관은 "인공지능(AI) 시대에 새로운 교육적 요구들이 꾸준히 제기되는 상황에서 내국세 연동 비율을 낮추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늘어난 세수에 관한 합리적인 방안은 같이 생각해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기획처는 "교육·재정 여건을 고려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재원 배분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다양한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jhpark6@yna.co.kr
박준형
jhpark6@yna.co.kr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