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이번주(6월1일~5일) 서울 채권시장은 6월 국고채 발행 계획으로 확인됐던 정부의 시장 안정 의지를 곱씹으면서,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 흐름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후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를 두고 고심하고 있으며, 최종 결단만이 남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주에 합의가 이뤄진다면 국제유가 및 글로벌 장기금리의 흐름에 따라 국내도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외의 주요 글로벌 지표로는 오는 5일 미국의 5월 고용보고서가 예정돼 있다. 1일에는 미국의 5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 3일에는 미국의 5월 ISM 서비스업지수도 공개된다.
국내 지표의 경우 오는 2일 공개되는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핵심이다.
4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하면서 21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낸 바 있는데, 이번에는 2% 후반대를 가리킬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지난주 연합인포맥스가 국내외 증권사 및 금융기관 8곳을 대상으로 5월 소비자물가 전망치를 취합한 결과, 이달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96% 올랐을 것으로 예상됐다.
1일에는 5월 수출입동향이 발표된다.
앞서 관세청이 발표한 5월 1~20일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5월 1~20일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어, 이같은 흐름이 고스란히 반영됐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4일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세계경제전망도 전해진다. 앞서 OECD는 3월 보고서에서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1.7%로 내다본 바 있는데, 이를 상향 조정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1일과 2일 이틀 간 한은 별관에서 열리는 BOK국제컨퍼런스에 참석한다. 유의미한 공개발언이 전해질지에 관심이 모일 수 있다.
한은은 4일에는 5월말 외환보유액을, 5일에는 4월 국제수지(잠정)을 발표한다.
수급 이슈도 시장 분위기에 주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일에는 국고채 2년물 입찰이 2조7천억원, 2일에는 국고채 30년물 입찰이 3조원 규모로 예정돼 있다. 물가채 입찰도 5일에 1천억원 규모로 진행된다.
이번주 수요일은 6·3 지방선거로 하루 휴장한다. 휴장 간의 글로벌 이슈가 한꺼번에 목요일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 매파 '금통위'…6월 국고채 발행 규모 4조 축소
지난주(5월26일~29일) 국고채 3년물 금리(민평금리 기준)는 일주일 전보다 0.2bp 내린 3.723%, 10년물 금리는 6.1bp 하락한 4.065%를 나타냈다.
10년과 3년 스프레드는 40.1bp에서 34.2bp로 축소되면서 수익률곡선이 평탄해졌다.(커브 플래트닝)
지난주 초 휴장 기간 미국과 이란 간 종전 기대가 커지면서 국제유가가 급락했다.
이에 연동돼 달러-원 환율도 눈높이를 낮추고 국고채에도 강세 분위기를 조성했다.
다만 이후 점차 5월 금융통화위원회 경계감이 팽배해졌다.
5월 금통위는 매파적(호키시)으로 해석되면서 시장에 약세 압력을 가중했다.
우선 장용성 금통위원과 유상대 금통위원은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개진했다.
아울러 점도표상 3.00%에 점이 몰렸다는 점, 2개이긴 하지만 3.25%에도 점이 찍혔다는 점도 악재로 평가됐다.
올해(2.6%) 및 내년(2.1%) 경제성장률 전망치와 소비자물가 상승률(올해 2.7%, 내년 2.3%) 전망치도 매파 시그널을 줬다.
신현송 한은 총재의 기자 간담회에서는 향후 인상 시점이 멀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신 총재는 "물가를 보나, 성장을 보나, 환율을 보나, 부동산을 보나 갈 길은 비교적 명확하다"고 했다.
또 "채권시장 안정화 조치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시장은 시장참여자들끼리 균형 찾아야 한다"는 말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이란이 미국 공군기지를 공격한 것도 채권시장에 악재였다.
다만 금통위 당일 재경부가 발표한 6월 국고채 발행계획은 초장기 구간을 중심으로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특히 30년 경쟁입찰 발행 물량을 5월보다 2조원 축소되면서 시장의 예상을 크게 뛰어넘었다.
월말을 앞두고 세계국채지수(WGBI) 관련 자금 유입은 지난 28일에는 1조1천억원, 29일에는 2조2천억원 규모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됐다.
외국인은 3년 국채선물을 1만7천495계약, 10년 국채선물은 7천180계약 순매수했다.
주요국 장기금리 가운데 미국 국채 10년 금리는 12.0bp 하락했다. 호주 국채 10년 금리는 8.73bp, 일본 국채 10년 금리는 10.87bp 내렸다.
◇ 매크로 이벤트에 연동되는 장세…정부 시장 안정 의지, 시장 지지대 역할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주 예정된 주요 국내 경제지표와 대외금리에 영향받는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장의 수급 부담은 덜었지만 예정된 매크로 이벤트에 연동되면서 금리가 반등하는 장세를 예상한다"며 "5월 수출은 반도체 호조로 계속해서 견조한 수치가 나오고, 5월 물가상승률은 중동사태 영향에 2% 후반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분명한 금리의 상승 재료"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다만, 통화정책 이슈가 어느 정도 시장에 반영된 만큼 장기구간 위주 상승세를 예상한다"며 "수익률 커브는 베어 스티프닝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대외금리가 다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일 경우 장기금리가 일정 수준 반등할 가능성은 남아있다"면서도 "기존 전망 대비 재경부의 발행 물량 축소에 따른 시장안정 의지는 뚜렷해 보인다"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이번 금리 인상 사이클 내 국고채 10년-3년물 스프레드 최상단을 45~50bp 수준으로 설정하고 유의미하게 커브가 스팁될 때마다 플래트너 진입 기회로 활용할 것을 권고한다"고 언급했다.
특히 재경부와 한은의 독특한 형태의 '정책공조'에도 주목했다.
조 연구원은 "한국은행은 긴축을 통해 물가 및 금융안정 의지를 확고히 한 반면 정부는 세수 호조를 기반으로 국고채 발행 축소로 채권시장 안정에 기여하려는 모습"이라며 "당분간 이러한 형태의 '정책공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금리 커브에는 플래트닝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6월 발행 축소 규모와 세수 예상 등을 감안하면 올해 2차 추경이 없다면 연간 발행 한도 대비 10조원 이상 축소도 가능해 보인다"며 "내년에도 기존안 대비 30조원 이상 상당폭 축소 가능한 여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jhson1@yna.co.kr
손지현
jhson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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