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 이재명 정부가 출범 1년을 맞았습니다. 코스피 8,000 시대를 연 '자본시장 정부', 집값과의 전쟁을 이어가는 부동산 정책, AI·방산·우주항공을 앞세운 성장국가 전략, 실용주의를 내세운 외교, 그리고 SNS와 생중계로 상징되는 '라이브 권력'까지. 지난 1년은 기존 진보 정부의 문법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변화의 연속이었습니다. 이에 연합인포맥스는 5회에 걸쳐 이재명 정부의 국정 운영을 관통한 핵심 키워드를 중심으로 정치·경제·외교·소통 전략을 분석하고, 그 성과와 과제, 향후 4년의 방향성을 짚어봅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이재명 정부의 첫 1년은 한국 정치에서 자본시장이 처음으로 국정 운영의 중심 의제로 올라선 시기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집값이 아닌 주가를, 부동산이 아닌 자본시장을 내세워 국민의 자산 형성을 역대 어느 정부보다 중요하게 내세워 왔기 때문이다.
1일 연합인포맥스 종합차트(화면번호 5000)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 출범 첫 날인 지난해 6월 4일 2,698.97에서 개장했던 코스피는 지난달 29일 8,476.15에 마감하며 1년 새 214% 넘게 상승했다.
같은 기간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도 상승 곡선을 그렸다.
정부 출범 이후 이 대통령의 첫 국정지지율은 58.6%(6월16일·리얼미터 기준) 였지만, 코스피가 5,000선을 넘어선 이래 꾸준히 60%를 웃돌았다. 중동 전쟁과 부동산 과세 등의 이슈가 부상하며 50% 초반까지 내려설 때도 있었지만, 코스피 상승과 민생 회복은 때마다 이 대통령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트리거로 작용했다.
물론 주가가 오르면 지지율도 오른다는 단순한 인과관계로 설명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정치권과 금융권 안팎에서는 두 지표의 동행 현상을 이재명 정부의 경제 철학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한다.
실제 지난 1년간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관통한 핵심 키워드 가운데 하나는 단연 자본시장이었다.
취임 직후 첫 경제 일정으로 한국거래소를 찾은 이 대통령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 주주가치 제고를 강조하며 자본시장을 경제 정책의 전면에 내세웠다. 이후 국민성장펀드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활성화, 배당 확대, 상법 개정, 생산적 금융 등이 잇따라 국정 과제로 등장했다.
최근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는 "활성화된 주식시장이 견고해지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배당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주식시장 정상화 방안을 주문했고, 국민성장펀드에 대해서는 "자산 분야에서의 격차를 어떻게 완화해 나갈 것이냐가 중요한 과제"라며 직접 운용 성과를 끌어올려 줄 것을 직접 지시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재명 정부가 자본시장에 유독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부동산 중심 성장 모델에 대한 문제의식이 자리하고 있다.
한국 경제는 오랫동안 부동산 가격 상승을 통해 자산을 증식하는 구조에 익숙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수도권 집중과 세대 간 자산 격차가 심화했고, 생산적인 투자보다 토지와 주택으로 자금이 몰리는 왜곡도 반복됐다.
이 대통령이 취임 이후 부동산 정상화를 반드시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로 다루는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지난달 27일 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집값이 다시 오른다는데"라며 대책 마련을 주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를두고 청와대 안팎에서는 부동산 가격 상승 자체보다 부동산으로 자금이 다시 쏠리는 현상을 더 경계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 자본시장에 대해서는 성장과 자산 형성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경제팀이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생산적 금융'이라는 표현도 이러한 철학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생산적 금융은 단순한 증시 부양책과는 다르다. 부동산과 단기 투기에 머물던 자금을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방산, 우주항공, 첨단 제조업 등 미래 산업으로 흘러가게 만들고, 이를 통해 기업 성장과 국민 자산 증가를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개념에 가깝다.
국민성장펀드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이재명 정부는 국민이 성장 산업에 직접 투자하고 그 성과를 함께 공유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지난달 출시한 국민성장펀드가 사실상 '완판'되며 정부가 의도한 자본시장 참여 확대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것도 이 때문이다.
얼마 전 김용범 정책실장이 제시한 '성공의 비용'이라는 경제 해석도 같은 흐름에 있다.
김 실장은 고금리·고환율·고물가를 위기의 징후가 아니라 성장 과정에서 나타나는 마찰음으로 해석하며, 돈의 총량보다 자금의 흐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자본이 생산적인 영역으로 이동해야 성장도 지속될 수 있다는 논리다.
이러한 철학은 최근 정부의 정책 방향에서도 확인된다.
이재명 정부는 AI와 반도체, 방산, 데이터센터, 에너지 인프라 등 미래 성장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생산적 금융을 통해 자본시장에서 모인 자금이 다시 산업으로 흘러 들어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지지율이 증명하듯이 이러한 정책 방향은 정치적으로도 일정 부분 성과를 내고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단순히 코스피가 올랐기 때문이 아니라, 주식을 통한 자산 형성이라는 새로운 경제 서사가 국민들에게 일정 부분 설득력을 얻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여권 한 관계자는 "이미 국내 주식 투자자는 1천500만명을 넘어섰다"며 "과거 일부 투자자들의 시장으로 여겨졌던 증시가 이제는 국민 자산과 직결된 공간으로 변모하면서 정부의 우선한 자본시장 정책이 정치적으로도 큰 효과를 내고 있는 셈"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 실험이 성공했다고 단정하기에는 이르다.
불안한 부동산 시장과 1,500원을 넘나드는 달러-원 환율, 'K자형' 양극화는 여전히 자금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변수다.
한 정부부처 관계자는 "거시경제 환경, 특히 부동산에 대한 관리를 어떻게 해 나가느냐는 모든 정부의 숙제였다"며 "그럼에도 정부가 국민 자산 형성의 수단을 부동산에서 자본시장으로 옮기고, 그 자금을 다시 미래 산업으로 연결하려는 실험을 시작했다는 것은 큰 의미있는 변화"라고 진단했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종합차트(화면번호 5000) 캡쳐
jsjeong@yna.co.kr
정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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