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금융가 이모저모] "넘버2 자리도 쉽지 않네"…금융당국 '가시방석'

26.06.01.
읽는시간 0

은행연합회

[촬영 안 철 수] 2026.4

(서울=연합인포맥스) ○…금융업권 협회의 '넘버 2'(2인자) 격인 전무 자리가 속속 비면서 관가가 가시방석이다.

관행처럼 꿰차던 자리가 이제는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우려에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은조 여신금융협회 전무의 임기는 지난 4월 9일 만료됐다.

전무직은 원칙적으로 임기 만료와 함께 직을 내려놓지만, 차기 회장 선임이 임박한 상황을 고려해 한시적으로 직무를 이어가고 있다.

2023년 4월 선임된 김 전무는 이른바 '관피아'(관료+모피아) 출신이다. 금융감독원의 전신인 증권감독원에 입사해 직전까지 회계감리·감사 분야를 총괄했다.

이 자리는 과거 부회장 자리였다.

하지만 2015년 금융당국이 보험·금융투자·여신 등 주요 협회 부회장직을 없애면서 '전무' 자리가 만들어졌다.

금감원 고위 퇴직자들이 가는 '관피아 관행'을 막고 협회 내부 출신 선임을 독려하기 위한 취지였지만 이후에도 대체로 관료 출신이 자리를 이어받았다. 김 전무의 전임자도 기획재정부 과장 출신인 오광만 전무였다.

은행연합회도 이태훈 전무가 이달 6일 3년 임기가 만료된다.

이 전무는 금융위원회 정책홍보팀장과 국제협력팀장, 법제처 경제법제관, 금융정보분석원(FIU) 기획행정실장 등을 역임한 관료 출신이다.

전임자 역시 정통 관료 출신인 이호형 전무로 금융정보분석원 기획행정실장과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금융선진화국장을 거쳐 금융위원회 공정시장과장과 금융소비자보호기획단장 등을 지냈다.

금융업권 주요 협회의 전무는 최고경영자(CEO)인 회장에 이어 사실상 2인자 역할을 하는 자리다.

내부 업무를 총괄하고 주요 현안에 대해 업계와 금융당국, 국회 등 핵심 이해관계자 사이의 이견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는다. 동시에 금융당국 퇴직자들에게는 대표적인 재취업 통로로 여겨져 왔다.

금융권에서는 최근 들어 협회장뿐 아니라 전무 자리까지 인사 공식이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장 자리에 민간 출신이 잇따라 기용된 데 이어 전무 자리 역시 관료 출신이 아닌 후보군이 거론되면서 금융당국 내부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은행연합회 한 관계자는 "은행연합회는 회장은 민간, 전무는 당국 출신이라는 공식이 이어져 왔다"며 "금융·경제당국 간 자리 배분도 일정 부분 이뤄져 왔는데 기관장 인사에서 예상 밖 결과가 나오면서 전반적인 인사 일정이 꼬였을 수 있다. 후임 인선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금융협회 한 관계자는 "이번 정부에서는 관료 출신이 오기 쉽지 않을 것이란 게 내부 컨센서스"라며 "예외가 있다면 취업제한 기간인 3년이 지나 공직자윤리위원회 심사를 받지 않아도 되는 인사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을 거쳐 업권 협회 전무로 자리를 옮겼던 한 관계자는 "그동안은 비공식적으로 금융위 비고시 출신이나 금감원 출신 가운데 평판이 좋은 인물들을 추천해 협회로 보내는 경우가 많았다"며 "올해 협회장과 전무 인선 결과에 따라 내년 줄줄이 임기가 도래하는 다른 금융협회 전무 인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여신금융협회의 경우 관료 출신 후보군이 사실상 배제된 상태라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위 한 관계자는 "과거와는 분위기가 다르다"며 "예전에는 당국 출신이 자연스럽게 가던 자리도 이제는 대통령실 인사 라인에서 관리하고 있어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올해 여신금융협회장과 은행연합회장 교체가 예정된 만큼 향후 전무 인선 결과가 다른 금융협회 인사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의 한 대외협력 담당자는 "예전에는 협회 전무 자리를 두고 어느 기관 몫인지 이야기하는 것이 자연스러웠지만 지금은 그런 이야기를 꺼내는 것 자체가 조심스러운 분위기"라며 "관가에서는 신용정보원장에 이어 협회 전무 자리까지 막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금융부 윤슬기, 증권부 신민경 기자)

sgyoon@yna.co.kr

mkshin@yna.co.kr

윤슬기

윤슬기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