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장원 선임기자 =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NAS:IBIT)'에서 12억6천만 달러(약 1조9천억 원) 규모의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이 발생해 가장자산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31일(미국 현지 시각)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지난 26일 장외 시장에서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 주식 2천921만 주가 주당 43.16달러에 통째로 넘어가는 거대 블록딜이 체결됐다.
이번 거래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할인율'이다.
거래 당시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의 시장 가격은 44.17달러였으나, 블록딜은 이보다 1.01달러 낮은 43.16달러에 집행됐다.
매도자가 2.3%의 할인 혜택을 매수자에게 얹어준 것으로 이로 인한 매도자의 집행 비용만 2천950만 달러(약 400억 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NYDIG의 그레그 시폴라로 글로벌 리서치 총괄은 "이 정도 규모의 할인율을 감수했다는 것은 매도자가 가격을 높게 받는 것보다 거래의 확실성과 신속한 처리(탈출)를 최우선 순위로 두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상시장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대량 매매가 비트코인 현물을 매도하는 동시에 선물 계약을 매수해 무위험 차익을 노리는 헤지펀드들의 통상적인 '베이시스 거래(Basis Trade)' 청산일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할인율이 크고, 선물시장에서 그와 맞먹는 매수 체결이 없었다는 점에서 단순 베이시스 거래 청산이 아닐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NYDIG의 시폴라로 총괄은 "거래 규모와 2.3%의 할인율, CME 선물 시장의 침묵, 잠재적 매도자의 한정된 범위 등을 종합해 볼 때 이번 거래가 베이시스 거래의 청산이라는 시각은 성립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 물량 폭탄을 던진 '고래'가 누구인지 공시 데이터로 직접 특정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NYDIG는 이번 블록딜 매물 규모가 최근 공시된 기관 투자자들의 13F(분기별 보유 주식 보고서)에 등재된 그 어떤 단일 기관의 IBIT 보유량보다도 많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공시 의무를 피한 숨은 거물이거나 다수의 계좌가 연동된 포지션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편, 이번 대규모 매도는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 시장 전체가 극심한 자금 유출에 시달리는 와중에 터져 나와 시장의 불안감을 심화시키고 있다.
소소밸류(SoSoValue)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는 지난 15일부터 29일까지 단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순유출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비트코인 현물 ETF의 총자산 규모는 14일 기준 1천77억5천만 달러에서 29일 941억7천만 달러로 보름 만에 130억 달러 이상 급감했다.
올해 뉴욕증시와 원자재 시장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랠리를 펼치는 동안 AI와 귀금속 시장으로 자금이 이탈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에만 16% 하락해 8만 달러 선을 밑돌고 있다.
NYDIG는 비트코인 잔혹사가 이어지는 침체기 속에서 10억 달러가 넘는 초대형 포지션을 대규모 할인율을 감수하며 급하게 털고 나간 대형 투자자의 등장은 그 자체로 시장에 작지 않은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jang73@yna.co.kr
이장원
jang7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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