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장원 선임기자 = 미국, 캐나다, 멕시코가 공동 개최하는 2026 북중미 월드컵을 계기로 장기 침체에 빠진 미국 맥주 업계가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으나 판매 실적이 회복될지에 대해선 신중한 관망세가 교차하고 있다.
31일(미국 현지 시각)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세계 최대 맥주 제조업체인 앤하이저부시 인베브(NYS:BUD)는 이번 월드컵에 최소 1억1천만 달러(약 1천500억 원) 이상의 광고와 FIFA(국제축구연맹) 공식 후원 자금을 투입했다.
인베브는 대표 브랜드인 미켈롭 울트라를 이번 대회 공식 맥주로 지정하고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의 리오넬 메시와 미국 대표팀의 크리스티안 풀리시치 등 전 세계 전·현직 축구 슈퍼스타들이 총출동하는 초호화 호텔 로비 축구 광고를 전면에 내세웠다.
미셸 두커리스 앤하이저부시 인베브 CEO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차가운 맥주 한 잔을 마시며 경기를 즐길 '바(Bars)'를 집중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식 후원사가 아닌 2위 업체 몰슨 쿠어스(NYS:TAP)도 쿠어스 라이트와 밀러 라이트 광고비에 예년보다 60% 이상 많은 자금을 책정하며 맞불을 놨다.
맥주 도매상 협회(NBWA)에 따르면 지난 4월 미국의 맥주 구매 선행지수가 21개월 만에 처음으로 확장 국면으로 돌아서는 등 단기적인 수급 회복 신호는 포착되고 있다.
유통 대기업 토탈 와인 앤 모어는 올해 6월 맥주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며 발주량을 늘리는 추세다.
그러나 유통 현장 일선의 온도 차는 뚜렷하다.
미국 내에서 축구는 여전히 미국프로풋볼(NFL)나 미국프로농구(NBA)에 비해 대중적 인지도가 떨어지는 데다 ▲지나치게 비싼 경기 티켓 가격 ▲인플레이션에 따른 관광객들의 여행 비용 부담 ▲엄격해진 이민·비자 정책 등으로 현장 관람객 예측치가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 대형 펍 운영자는 "월드컵 매치업에 맞춰 단체 관람 파티를 기획하고는 있지만, 평소보다 맥주 주문량을 미리 늘리지는 않았다"며 "미국에서 축구의 인기가 오르고는 있지만 NBA 플레이오프나 슈퍼볼만큼의 파급력을 주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월드컵 마케팅의 성패가 미국 국가대표팀의 성적에 달려있다고 입을 모았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당시에는 개최 시기가 한여름이 아닌 11월 겨울이었던 데다 카타르 왕정이 개막 직전 경기장 내 음주를 전격 금지하면서 맥주 업계가 막대한 타격을 입은 바 있다.
반면 이번엔 북중미 한여름 성수기에 열리는 만큼 여건은 좋지만 대표팀의 조기탈락으로 미국인들의 관심도가 빠르게 식을 경우 수천억 마케팅비는 공중분해 될 위험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류 업계 컨설팅사인 범프 윌리엄스 컨설팅의 데이브 윌리엄스 대표는 "이번 월드컵 경기에 그토록 많은 공을 들이고도 맥주 판매량이 크게 반등하지 못한다면 향후 맥주 산업이 마주할 미래의 현실에 대해 수많은 근본적인 의문들이 제기될 것"이라며 "맥주 업계는 이번 대회에서 반드시 승리(실적 반등)를 거둬야만 한다"고 말했다.
jang73@yna.co.kr
이장원
jang7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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