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일론 머스크의 우주 기업 스페이스X가 공모 시장(IPO) 상장 절차에 돌입하면서 글로벌 자본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30일(현지 시간) 스페이스X의 상장이 시장 질서를 크게 교란할 것이라는 주장을 제기했다.
스페이스X가 '엔시티피케이션(Enshittification·플랫폼의 쓰레기화)'를 야기할 것이라는 우려다. 이는 혁신적인 기술 서비스가 처음에는 유용하게 시작했다가, 독점적 지위를 얻은 뒤 질적으로 저하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일론 머스크가 인수한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가 대표적이라고 파이낸셜타임즈는 지적했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패시브 투자에서도 나타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즈는 스페이스X의 초고속 지수 편입 움직임이 그동안 안전자산으로 여겨졌던 패시브 투자 인프라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다고 경고한다.
머스크가 주장하는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는 무려 1조7천500억 달러에 달한다. 이 가치가 인정되면 스페이스X는 미국 내 7위 기업에 등극하게 된다.
그러나 냉정한 숫자는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스페이스X의 매출 순위는 미국 내 200위권 수준에 불과하며, 시리얼 제조업체 제너럴 밀즈와 비슷한 체급이다.
또 다른 리스크는 스페이스X의 극단적인 지배구조다. 스페이스X는 철저하게 머스크의 개인적 비전과 독단적 결정으로 움직이는 구조다.
지수 편입으로 들어온 패시브 자금은 법적으로나 제도적으로 머스크의 지배력을 저지할 수 없다. 투자자가 기업의 펀더멘털이 아닌 '머스크 개인의 변덕'에 강제로 베팅해야 하는 셈이다.
극단적으로 적은 유통 물량과 지수 가중치 간의 불일치에서 오는 '수급 왜곡'도 문제다. 스페이스X는 전체 지분의 단 4% 안팎만 공모 시장에 풀 예정이다.
문제는 나스닥과 FTSE 러셀 등 주요 지수 산출 기관들이 이 소수 지분 기업에 대해 실제 유통 물량의 3배에 달하는 비중으로 벤치마크에 반영할 수 있도록 패스트트랙을 열어주었다는 점이다.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지수 내 비중이 과도하게 높게 책정되면, 지수를 그대로 복제해야 하는 패시브 펀드들은 상장 직후 한정된 매물을 서로 사기 위해 무조건적인 매수 주문을 넣어야 한다.
이는 본질 가치와 무관한 극단적인 '오버슈팅(주가 과열)'을 유발하며, 향후 보호예수 물량이 풀리거나 가치가 급락할 때 그 충격파를 지수 전체로 고스란히 전가하게 된다.
[출처: 연합뉴스 사진 제공]
klkim@yna.co.kr
김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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