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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까지 5억 저리대출?…은행권 가계부채 관리 흔드나

26.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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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삼성전자 노사가 최대 5억원의 사내대출에 합의한 데 이어 SK하이닉스 노조도 사측에 주택대출 확대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지며 은행권이 대기업의 임금협상 동향 파악에 분주한 모습이다.

기업들이 복지 차원에서 직원에게 제공하는 대출이 은행의 주요 수익원이자 가계대출 관리에 주요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쏘아 올린 사내대출이 SK하이닉스를 넘어 재계 전반으로 확산할 경우 은행권의 가계부채총량 관리와 우량 차주 확보 등에 직간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이달 중 시작될 SK하이닉스 노사의 2026년 임금협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은행들이 업권이 다른 일반 기업의 노사 합의를 눈여겨보는 건 상당히 이례적이다.

최근 임협을 마친 삼성전자 노사가 최대 5억원 규모의 주택자금 대출 지원에 합의하면서, SK하이닉스 노조도 이에 준하는 요구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반도체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 노조가 지난해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삼는 방안을 이미 관철한 만큼, 올해는 주택자금 지원 등 사내 복지 확대에 집중할 걸로 보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분위기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그치지 않고 대기업 전반으로 확산하는 경우다. 이들이 국내 재계를 선도하는 대표기업으로서 각종 '기준'이 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실현 불가능한 시나리오가 아니다.

실제로 SK하이닉스에 이어 삼성전자 노사가 합의한 '영업이익 N% 보상'이 올해 대기업 임협의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현대자동차·기아·HD현대중공업 같은 전통 제조사는 물론, IT 기업인 카카오 노조도 초과 이익 분배를 요구하는 등 산업계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하는 모습이다.

저리 사내대출 역시 평행선을 달리던 삼성전자 노사의 합의를 끌어냈을 정도로 직원 입장에서 매력적인 복지다. 정부가 금융과 부동산의 절연을 선언하며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택자금 마련을 위한 새로운 길이 열린 셈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약속한 사내 주택자금대출 금리는 연 1.5% 수준으로, 연 4~7% 수준인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보다 상당히 낮다. 금융권에 손 벌리지 않고 회사 자체 재원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가능한 숫자라는 분석이다. 이는 주요 대기업을 중심으로 유사한 사례가 잇따를 거란 예상의 근거가 되고 있다.

금융권에선 이 같은 기업의 사내대출 확대가 은행의 주담대 영업과 가계대출 총량 관리는 물론, 국내 부동산 시장 전반과 그에 따른 당국의 대응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예컨대 통상적으로 기업이 복지 차원에서 진행하는 사내 주택대출은 금융권 부채로 잡히지 않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이는 부동산 투기 수요를 자극하고 은행의 대출 수요를 확대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은행 입장에선 차주의 실제 원리금 상환 능력을 파악하는 데 방해가 돼 잠재적 부실 확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삼성전자처럼 근저당으로 선순위를 설정할 경우 은행 대출 수요가 일부 감소할 수도 있다. 정부의 실거주 등 부동산 규제가 여전하고 담보인정비율(LTV) 등을 엄격히 적용받아 추가 대출이 어려울 수 있어서다. 이는 은행의 주담대 시장에서 대기업 직원이라는 우량 차주가 빠져나가는 결과로 이어진다.

한 은행 관계자는 "삼성전자 사례 이후 일부 대기업 노조를 중심으로 유사한 요구가 제기되고 있다"면서도 "아직 실제 제도 도입이나 확대 여부가 확정된 건 아니니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다른 은행 관계자도 "관련 동향을 모니터링하며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향후에 모수가 더 커진다면 대응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sjyoo@yna.co.kr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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