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정현 기자 = 채권업계에는 반도체 호황을 한발 먼저 맞은 대만의 고속 성장 전철을 한국 경제가 따라 밟을 수 있다는 '공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대만과 달리 한국의 경우 반도체 호황이 시차를 두고 물가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생각보다 높고 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2일 채권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대만 행정원 주계총처(통계청)는 올해 대만 성장률 전망치를 9.64%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기존 7.71%에서 1.93%포인트(p) 높여 잡은 것이다.
지난해 8.76% 고도성장한 뒤에도 또다시 대폭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높은 기저효과를 가뿐히 뛰어넘을 만큼 반도체 성장세가 무섭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채권업계는 대만이 반도체 호황을 한발 먼저 맞았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한국의 성장세가 생각보다 더욱 무서울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대만의 경우 첨단 반도체 위탁생산부터 서버 제조까지 아우르는 광범위한 공급망을 가지고 있어 AI(인공지능) 확산 초기부터 제조업 생산이 빠르게 증가할 수 있었다.
반대로 한국은 AI 확산 초기에 수요 불확실성과 과거 급격한 수요 위축 경험 등으로 설비 증설에 보수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가격 급등이 나타난 후부터 수익 창출이 본격화된 것이다.
2024년부터 제조업 생산이 확대된 대만과 달리 한국은 2025년 하반기부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증대되고 있다.
한 박자 빠르게 반도체 수혜를 받은 대만이 성장 전망을 계속 높이는 것을 고려하면 국내 경제의 성장 여력 역시 생각보다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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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우려되는 점은 대만과 달리 한국에서는 GDP가 인플레이션으로 확산되는 파급력이 상당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만은 주로 사전계약에 따라 반도체를 생산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어 제품의 가격 상승률은 제한적이다. 올해 1~4월중 한국의 반도체 수출 단가가 106.8% 급등한 반면 대만의 상승률은 5%에 그쳤다.
한국의 경우 GDP 성장세는 비교적 늦었지만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라 기업 이익이 급증했다.
반도체 가격 급등에 따라 교역 조건이 크게 개선되면서 GDI(국내총소득)가 지난 1분기(전기비, 7.5%) GDP(1.7%) 대비 유례없이 벌어졌을 정도다.
한은은 GDI 고성장이 시차를 두고 내수로 파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대만과 달리 한국에서는 임금·성과급을 통한 내수 확산 경로가 뚜렷할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반도체 호황은 아직 CPI에 반영이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물가 상승세가 무섭다"면서 "경제 성장이 앞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 실질 소득도 급격하게 오르면서 인플레이션이 생각보다 더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대만과 달리 임금 경로가 뚜렷한 만큼 인플레이션을 미리 식히기 위해 한은이 긴축을 가파르게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른 은행의 채권 딜러는 "한국도 대만처럼 매 분기 성장 전망을 높게 바꿔야 할지도 모른다"면서 "한은으로서도 기준금리 상단을 더욱 높여야 할지 고민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jhkim7@yna.co.kr
김정현
jhkim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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