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국경 간 결제 비용 낮출 수 있어"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비트코인에 대해 "가치저장 수단도,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도 되지 못했다"며 "투기적 자산에 불과하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카시카리 총재는 2일 한국은행 개최 'BOK 국제컨퍼런스'의 패널 토론인 '새로운 디지털 경제에서 중앙은행의 역할'에 참석해 개인적인 견해라는 점을 전제하며 "비트코인이 발명된 지 17년이 지났지만 실제 유용성이 무엇인지 여전히 모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이 금융 시스템을 혁명적으로 바꿀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실제 어디에서 그런 변화가 일어났는지 모르겠다"며 "인공지능(AI)은 기업인들을 만나면 매일 생산성과 효율성을 개선하고 새로운 역량을 제공한다는 이야기를 듣지만 암호화폐는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카시카리 총재는 특히 비트코인이 화폐나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서도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비트코인은 효율적인 거래 수단이 될 것이라고 했지만 그렇지 못했고, 인플레이션을 헤지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었지만 미국에서 인플레이션이 급등하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대폭 인상했을 때 가격이 무너져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투기하고 싶다면 비트코인을 살 수 있겠지만 가치저장 수단으로서는 완전히 실패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스테이블코인에 대해서는 일부 활용 가능성을 인정했다.
카시카리 총재는 스테이블코인을 미국 카지노 칩에 비유하며 "카지노는 거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칩을 발행하고 고객은 현금을 맡긴 뒤 칩으로 거래한다"며 "스테이블코인도 블록체인 생태계 내에서 유사한 기능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내 결제 수단으로서 스테이블코인의 필요성에는 회의적 입장을 보였다.
카시카리 총재는 "미국에서는 이미 벤모(Venmo)나 페이팔(PayPal) 등으로 즉시 송금이 가능하다"며 "스테이블코인이 충족해야 할 뚜렷한 결제 수요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국경 간 결제 분야에서는 잠재력을 인정했다.
그는 "국제 송금과 결제 비용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발전하는지 지켜보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논의되는 인공지능(AI) 에이전트 간 초고속 소액결제 분야를 새로운 가능성으로 언급했다.
카시카리 총재는 "AI 에이전트들이 서로 거래하는 환경에서는 전통적인 은행 시스템보다 스테이블코인이 더 적합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만약 새로운 활용 사례가 나온다면 매우 흥미로운 발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앙은행 입장에서 스테이블코인이 금융안정과 통화정책에 미칠 영향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시카리 총재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커질 경우 머니마켓펀드(MMF)처럼 위기 상황에서 공적 지원이 필요해질 수 있다"며 "통화정책 파급 경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중앙은행들이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달러 표시 스테이블코인의 해외 확산이 각국의 통화주권에 미칠 영향도 중요한 과제로 지목했다.
그는 "규제를 우회하거나 통화통제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경우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매우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며 "사실 고백하자면 17년간 비트코인의 움직임을 봤을 때 여전히 상당히 회의적"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syyoon@yna.co.kr
윤시윤
syyoon@yna.co.kr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