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KB금융지주가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보다 무려 한 달 반이나 일찍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돌입했다. 금융당국의 금융권 지배구조 개선 방안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이에 준하는 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시장에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양종희 회장의 연임 성공 여부가 올해 금융권 최대 관심사인 만큼 시장에선 벌써부터 금융당국의 움직임에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KB금융은 2일 오전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열고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경영승계 계획 일정을 확정했다. 오는 11월20일 만료되는 양종희 회장의 후임을 결정하기 위해서다.
눈여겨볼 점은 임기 만료 5개월 전에 절차를 계시한 것이다. 금융당국이 셀프 연임이나 깜깜이 승계 논란을 없애기 위해 현직 CEO의 임기 만료 3개월 전에 차기 CEO 선임을 개시하도록 한 것보다 1개월 반이나 빠르다.
3년 전 윤종규 회장이 4연임을 포기하고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시작할 당시인 2023년에도 7월20일 회추위에서 경영승계 절차를 본격화했었다.
KB금융은 향후 3번 이상의 회추위를 추가로 개최해 오는 9월11일 최종 후보를 확정하겠다고 타임라인도 공개했다. 2023년 최종 후보 확정일이 9월8일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마감일은 유사하다.
그만큼 이번에는 후보 검증 기간을 늘렸다는 얘기다. KB금융은 승계 절차 개시일(6월2일)로부터 최종 후보자 선정(9월11일)까지의 기간을 3개월로 늘려 후보자를 면밀히 평가하고 검증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숏리스트 선정(7월3일)부터 인터뷰(8월27일)까지 약 2개월의 준비기간을 제공해 외부 후보자가 내부 후보자와 '진짜 경쟁'을 펼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고도 했다. 회추위원과 외부 후보자 간 별도의 사전 간담회도 이번에 신설했다.
외부 후보자의 경우 정보 접근성이 제한되고 준비 시간을 충분히 갖지 못해 불리한 위치에서 싸워야 한다는 지적을 의식한 대응으로 보여진다.
앞서 한 금융지주는 지난해 10월 회장 연임 과정에서 외부 후보에 불공정한 경영승계 절차 진행이 논란이 됐다. 승계 절차 개시 이후 후보자 등록 기간이 지나치게 짧았고 외부 공지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현직 회장에게 유리하도록 일정을 잡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고, 금융당국이 특별검사에 나서는 등 지배구조 전반으로 문제가 확산된 바 있다.
이러한 전례가 있는 만큼 KB금융은 이같은 오해를 사전 차단하기 위해 그 어느때보다 철저하게 절차적 정당성을 마련했다는 후문이다.
조화준 KB금융 회추위원장은 "현재 금융당국 주도로 진행 중인 금융권 지배구조 선진화 차원에서 더욱 투명하고 공정하게 경영승계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KB금융그룹의 주주가치 제고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가 선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sjyoo@yna.co.kr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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