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대만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6'에서 맞붙었다.
삼성전자는 8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 HBM5의 실물 모형(목업)을 공개하며 차세대 기술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고, SK하이닉스는 웨이퍼 생산량을 2배로 늘리겠다며 시장 장악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을 내비쳤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전일 삼성전자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6' 부스에서 HBM5의 목업을 최초로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HBM5에 별도의 열전달 경로를 추가해 열 저항을 낮추고, 베이스다이에는 2나노미터(㎚) 공정을 적용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HBM4와 HBM4E 베이스다이에는 4나노 공정을 적용했다.
베이스다이는 쌓아 올린 형태의 HBM에서 1층에 있는 반도체로,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상부 메모리칩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삼성전자가 현재 HBM4의 양산과 HBM4E의 샘플 출하 단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HBM5의 모형을 선제적으로 공개한 것은 기술 격차를 통해 차세대 HBM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HBM4 양산에 성공했고, 지난달에는 HBM4E 12단의 샘플을 고객사에 공급했다.
삼성전자는 HBM5에 적용할 'HPB(Heat Path Block)' 기술도 이미 검증을 마쳤다고 강조했다. HPB는 데이터를 전송하는 물리계층(PHY) 영역에서 발생하는 열을 보다 효율적으로 분산·방출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송재혁 삼성전자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은 "구조 설계뿐만 아니라 신뢰성, 패키지 안정성까지 통합적으로 검증을 완료한 것"이라며 "(HPB를) 향후 HBM5에 본격 적용해 제품 성능과 안정성을 더욱 고도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출처 : 삼성전자]
◇ 최태원 회장 "5년 안에 메모리 생산능력 두 배"…시장 장악 전략
컴퓨텍스 2026에서 SK하이닉스의 현재 주력으로 소개된 메모리는 HBM3E 36GB 12단, HBM4 48GB 16단, HBM4E 48GB 12단이다.
SK하이닉스는 현재 HBM4의 베이스다이를 TSMC의 12나노 공정으로 제조하고 있다. 4나노 공정을 적용한 삼성전자에 비해 수율과 안정성에 무게를 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컴퓨텍스 2026을 찾아 "앞으로 5년간 웨이퍼 생산능력을 두 배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와의 기술 경쟁을 이어가는 한편으로 생산 능력 확대를 통해 시장 장악력을 높이는 전략이다.
최 회장은 "메모리 병목현상은 2030년까지 계속될 전망"이라며 "생산능력 확대를 전속력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청주 M15X·P&T7, 미국 인디애나주의 첨단 패키징 공장 등을 구축 중이다.
SK하이닉스의 설비 투자 금액은 작년 연간 30조1천730억원에 달했고, 올해 1분기에는 7조3천480억원을 투자했다.
올해 설비 투자는 작년보다 훨씬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대부분 M15X의 확장과 용인 클러스터의 인프라 투자, 핵심 장비 확보 등에 쓰일 예정이다.
이를 통해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와의 점유율 격차를 줄이고, HBM 시장의 확대에도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분석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1분기 기준 D램 시장에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격차는 9.7%포인트(p) 수준으로 전분기보다 5.8%p 확대됐다.
또 HBM 시장 규모는 2026년 약 589억달러에서 2029년 약 1천983억달러로 3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HBM 최대 고객인 엔비디아와의 돈독한 관계도 유지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일과 2일 대만 현지에서 최 회장과 이틀 연속 만나 협력 관계를 과시했다.
황 CEO는 SK하이닉스 부스를 찾아 HBM4E 웨이퍼에 '제발 더 만들어줘'라고 적고 사인을 남겼다.
(서울=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2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개막한 '컴퓨텍스 2026'에 참석, SK하이닉스 전시 부스에 소개된 양사의 협력 제품 전시물에 사인을 남기고 있다. 2026.6.2 [SK하이닉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2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개막한 '컴퓨텍스 2026'에 참석, SK하이닉스 전시 부스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6.6.2 [SK하이닉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jhhan@yna.co.kr
한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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