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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호황에도 못 웃은 하나證…하나금융, 비은행 전략 시험대

26.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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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기자 = 하나금융지주가 비은행 강화를 핵심 성장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핵심 계열사인 하나증권은 증시 활황기에도 자본효율을 끌어올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2년간 총위험액을 27% 넘게 늘렸지만, 위험 대비 수익성은 오히려 후퇴하면서 자본시장 활성화와 밸류업 정책에 힘입어 증권업 전반의 호황으로 경쟁사들이 수익성을 끌어올린 것과 대조적인 흐름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증권의 올해 1분기 총위험액은 3조2천436억원으로 2024년 1분기 2조5천528억원보다 27.1% 증가했다. 총위험액은 시장·신용·운영위험을 합산한 수치로 증권사가 부담하는 위험 규모를 나타낸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899억원에서 1천33억원으로 14.9% 늘었다.

하지만 위험 증가 폭이 순이익 증가 폭을 웃돌면서 위험 대비 수익성은 3.5%에서 3.2%로 오히려 낮아졌다.

비교 대상인 신한투자증권과 KB증권은 다른 흐름을 보였다. 신한투자증권은 같은 기간 이 비율이 2.8%에서 10.9%로 상승했고, KB증권도 6.9%에서 10.9%로 높아졌다.

총위험액 흐름도 엇갈렸다.

신한투자증권은 총위험액을 2조6천947억원에서 2조6천397억원으로 소폭 줄였고, KB증권은 2조8천702억원에서 3조1천915억원으로 11.2% 늘렸다. 하나증권은 27.1% 증가해 세 회사 중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연간 기준으로도 흐름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하나증권의 위험 대비 수익성은 2024년 7.7%에서 2025년 6.5%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신한투자증권은 6.6%에서 15.0%로, KB증권은 18.4%에서 21.2%로 상승했다.

증권업 호황이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에 공통으로 주어진 환경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쟁사들이 위험 확대를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한 것과 대조적인 흐름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는 위험을 부담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산업인 만큼 위험 규모 확대 자체가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관건은 늘어난 위험이 실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는지인데, 최근 업황을 감안하면 하나증권의 자본효율은 경쟁사 대비 아쉬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물론 총위험액 증가는 기업금융(IB) 확대나 운용 역량 강화를 위한 선제적 투자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다. 단기 수익성만으로 사업 확장 전략을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반론도 가능하다.

다만 현재까지는 위험 확대가 경쟁사들처럼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밸류업 정책과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 기대감이 커지고 증시 거래대금 증가와 기업금융 시장 회복세가 더해진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 격차는 더욱 두드러진다.

더욱이 하나증권의 성과가 주목받는 이유는 하나금융의 비은행 전략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함영주 회장 취임 이후 하나금융은 은행 중심 수익구조를 낮추고 증권·보험·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는 전략을 추진해왔다. 증권은 비은행 수익 확대의 핵심 축으로 꼽힌다.

그러나 올해 1분기 기준 하나금융의 비은행 이익 비중은 18.0%에 그쳤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은 34.5%, KB금융은 43.0%를 기록했다. 하나금융의 비은행 기여도는 경쟁사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증권 계열사 순이익 격차도 컸다.

올해 1분기 하나증권 순이익은 1천33억원으로 KB증권 3천478억원의 30% 수준이었다. 신한투자증권 2천884억원과 비교해도 절반 이하의 수준에 그쳤다.

그룹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도 하나금융은 10.91%로 KB금융 13.94%, 신한금융 11.9%보다 낮았다.

그룹 수익성을 하나증권 하나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비은행 강화를 강조해온 상황에서 핵심 계열사인 증권 부문의 자본효율이 경쟁사와 격차를 보인 점은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이런 상황에서 하나금융은 최근 두나무 투자라는 새로운 승부수도 꺼내 들었다.

하나금융은 지난달 하나은행을 통해 두나무 지분 6.55%를 약 1조33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은행이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운영사의 주요 주주로 올라서는 첫 사례로 평가받는다.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디지털자산 시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실질적인 수익 기여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한 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비은행 강화는 계열사를 보유하는 것보다 각 계열사가 안정적으로 이익을 내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시장은 기존 사업에서 얼마나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는지를 먼저 본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하나금융의 행보가 현재 비은행 경쟁력 강화보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무게가 실린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두나무 투자가 장기 성장 전략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지만, 핵심 계열사인 하나증권의 자본효율이 경쟁사 대비 개선되지 못한 상황에서 새로운 투자까지 더해지면서 비은행 전략의 성과가 가시화되기까지는 예상보다 더 긴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시장의 관심은 새로운 투자 자체보다 현재 포트폴리오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쏠린다.

기존 비은행 계열사의 수익성과 자본효율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미래 성장동력 확보 노력도 충분한 평가를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은 밸류업 정책과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으로 증권사들이 가장 많은 기회를 누리는 시기"라며 "이런 환경에서도 자본효율을 끌어올리지 못했다면 단순한 업황 문제가 아니라 자본 배분과 수익 창출 구조를 함께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sgyoon@yna.co.kr

윤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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