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핌코, 美경제 곪고 있다…'가계 구매력 침식 중'

26.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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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 선임기자 = 미국 경제가 겉으로 건강한 회복 탄력성을 보이지만 안으로는 가계의 구매력이 깎이고 있어서, 미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가 감소할 여지가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 핌코의 티파니 와일딩 전무는 3일(현지 시각) '미 경제 성장 아래 숨겨진 조용한 침식'이라는 보고서에서, 민간 부문의 재무상태는 전반적으로 건전하고, 고소득 가구는 증시 강세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며 또 인공지능(AI) 투자는 계속 헤드라인 성장을 뒷받침하지만, 회복력(resilience)이 지속가능성(durability)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

와일딩 전무는 취약성이 커지고 있다며 특히 미 가계는 관세, 높은 에너지 가격, 임금 상승률 둔화 등으로 실질 가처분 소득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구매력에 가해지는 상당한 충격을 흡수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가계는 이런 일련의 충격들로 저축률이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고, 향후 실질 소득 증가에 대한 기대감도 깎이고 있다. 더욱이 인공지능은 많은 근로자에게 새로운 불확실성의 원천이 되고 있다.

또 소득 감소와 지출 사이의 격차를 메웠던, 인공지능(AI) 관련 투자와 감세를 골자로 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에 따른 세금 환급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와일딩은 더 심각한 위험은 가계가 현재 실질 소득을 압박하는 요인이 일시적인 게 아니라 지속적이라고 믿기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그렇게 된다면 소비는 그 뒤를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득과 소비 : 복잡한 관계

1950년대 후반, 훗날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밀턴 프리드먼은 영구소득가설(PIH, the permanent income hypothesis)을 개발했다. 이는 소비가 현재의 소득이 아니라 전 생애에 걸친 예상 소득에 의해 결정된다는 이론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소득 충격은 소비를 많이 줄이지 못한다. 가계가 소득 변동(일회성 에너지 가격 급등)이 일시적이라고 믿는다면 이를 조절하고, 지속적이거나 영구적이라면(구조적인 노동시장 악화) 소비를 줄이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 데이터는 소비가 현재 소득의 예측 가능한 변화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excess sensitivity)'을 일관되게 보여왔다. 이는 역사적으로 실질 소득과 소비가 매우 밀접하게 움직였다는 의미다.

후속 연구에서 이런 경향의 원인이 밝혀졌는데, 가구 구성원 중에서 빠듯한 생활을 하거나, 불안정한 재정 상황에 부닥친 가구가 포함돼 있으며 이들은 소득 충격이 일시적이라고 생각하더라도 충격을 수월히 넘길 수단이 부족한 경우가 있었다.

수학적으로 소비는 소득이 약해질 때도 저축을 빼 쓰거나, 자산이 늘어나거나, 일시적인 현금 유입 등으로 당분간 유지될 수는 있지만 지속적인 실질 소득의 원천이 없다면 이런 방편들이 소진된 후에는 소비를 지속할 수 없게 된다.

다른 연구에 따르면 불확실성 또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저축 및 소비 결정은 평생 소득에 대한 기대뿐 아니라 위험에도 기반을 둔다. 위험회피 성향이 강한 가계는 추가 저축을 할 수 있으며, 소득에 대한 기대가 변하지 않더라고 불확실성 때문에 저축액을 늘릴 수 있다.

미국의 소비 패턴(녹색)은 실질 민간 노동 소득(파랑)과 밀접한 연관성을 보인다

출처 : 핌코

◇ 충격이 누적되면 기대치가 변하고 지출이 위축된다

4월 미 노동부에 따르면 노동과 비노동 소득을 모두 포함한 세후 실질 가처분 소득은 전년동기대비 1.1% 감소했다. 정책과 이민의 영향을 제외한 핵심 소득 지표인 실질 근로소득은 전년대비 0.9% 줄었다. 이는 일반적인 경기 침체기 외에는 볼수 없는 속도다.

팬데믹 이후 미국의 소비 증가율은 실질 소득 증가율을 대체로 앞질렀는데, 이는 부의 증가 및 평균 저축률 감소와 동시에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앞으로 소비가 감소할 요인들이 더 나타나기 시작했다.

우선 이미 역사적으로 낮은 가계 저축률은 재정적 완충 장치가 제한적임을 시사한다. 미 상무부 경제분석국에 따르면 4월 개인 저축률은 가처분의 소득의 2.6%까지 내렸다. 세계 금융위기와 2022년 에너지 충격 지전을 제외하면 1960년 이후 이렇게 낮았던 적이 없다. 다른 예외 기간은 2004~2006년 주택부채가 급격히 늘었던 때다.

두 번째로 소득 충격은 지난 몇 년간 일련의 충격의 결과이며 미래 실질 소득에 대한 기대치를 영구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노동시장 상황은 가계의 소득 기대치를 주로 형성하는 경로인데, 최근 몇 년간 노동시장 활동이 늘어나는 징후도 있지만, 여러 지표에서 노동시장의 '슬랙(slack)'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이 드러나고 있다.

4월 구인건수 대비 실업자 비율은 1.0 수준을 배회 중인데, 이 지표는 경기 침체기를 제외하고는 1 아래로 떨어지는 경향을 보이지 않는다. 자발적 퇴사율도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낮고, 콘퍼런스 보드의 노동시장 상황에 대한 소비자 설문 결과도 점차 하락하고 있다.

이는 노동자들이 현 노동시장에 관해 자신감을 잃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특히 임금 인플레이션 지표도 저임금 직종에서 점진적으로 내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인공지능의 빠른 발전이 미래 소득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퓨 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노동자의 약 3분의 1이 인공지능 탓에 장기적으로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고 응답했다.

미국의 노동자당 실질 민간 노동 소득이 감소세다

출처 : 미 노동부

liberte@yna.co.kr

이종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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